추리소설 창작노트 지은이: 박상하 출판사: 집문당 머리말 일 천장이 넘는 장편의 원고를 써나가다 보면 꼭 세 번의 절망감에 빠진다고 한다. 물론 필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몇 해 전인가 첫 번째 장편 추리소설인 (마운드의 틈입자)를 갖게 되기까지에는 절망감, 아니 거기에다 곱적을 더한 질 곡을 더한 질곡의 늪에서 혼자 허우적거리지 않으면 안 되었다. 추리소설이라는, 무엇보다도 치밀한 구성과 과학적이면서도 사실적인 논리가 빈틈없이 전개되어야만 한다라는, 첫 번째 도전이었던 필자로선 가히 끔직한 작 업일 수밖에는 없었다. 우선 집필 기간만 하여도 그러했다. 처음엔 한 계절 동안이면 끝낼 수 있겠거 니 생각하고 붓질을 시작했는데 막상 그게 아니었다. 창 밖으로 내려다보이는 거리마다 온통 발목까지 푹푹 빠져드는 그 흰눈 덮인 겨울 바다로 피서를 떠나 버린 여름까지 난 그 한 작품 속에 내내 갇히고 말았으니 이만저만 착각한 게 아니었다. 어디 그뿐이랴. 실로 작업을 중단하고 내팽개쳐 버린 적도 한두 번이 아니었 다. 사실은 그 어둠의 터널 속에서 나는 나를 구원해 줄 어떤 길잡이가 되어 줄 마땅한 것이 없겠는가하고 여기저기를 기웃거려 보았다. 하지만 무모한 함정에 빠져 있는 내게 그 마땅한 것이란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았다. 국립 도서관이나 시내 대형 서점의 수많은 책더미 가운데서도 불행하게 찾지 못했다. 하긴 그럴지도 모를 일이다. 창작을 하는 데 있어 또 무슨 방법이 따로 있으 려고. 설령 있다손 쳐도 실제로 창작만을 위한 작가가 무슨 방법론 따위를 길게 늘어놓는다는 건 자칫 현명하지 못한 일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결국 필자는 혼자서 추리문학에 접근해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추리문학이라는 그 낯설고 견고한 벽에 맞닥칠 적마다 스스로 해결점을 풀어나 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그것이 바로 이 (추리소설 창작노트)이다. 그런 만큼 이 (추리소설 창작노트)는 추리소설을 잘 쓰기 위한 어떤 비법서는 아니다. 그보다는 추리소설을 처음 써 보고자 하는 이에게 어떤 길잡이가 되어 줄 수 있도록 엮은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의 내용만으로 누구라도 곧바로 추리소설을 집필할 수 있으리 라고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다. 또한 쓰는 이에 따라서 창작의 방법이 달라질 수 있는 것과 같이 반드시 필자의 '창작노트'대로 따라야 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 는 일이다. 그렇대도 아직은 우리 추리문학계에 이런 길잡이가 또 없었으며, 그래서 추리 작가가 되기를 희망한 지망생들에게는 아쉬운 대로 필자의 '창작노트'를 곁에 두 고서 일독할 필요가 있을 줄 믿는다. 또 그러다 보면 추리소설을 다루는 데 있 어 자기 나름대로의 무엇인가를 분명코 습득할 수 있게 되리라는 것도 확신한 다. 끝으로 이 (추리소설 창작노트)가 완고되기까지 필자를 도운 이화여대 김은혜 양과, 끊임없이 격려해 주신 집문당 임경환 사장님에 대한 깊은 감사의 마음을 여기에 밝혀둔다. 1998년 봄 박상하 제1장 추리소설이란 무엇인가 1. 추리소설이란 무엇인가 우리말 문예대사전에 따르면 추리소설이란 '추리에 중점을 두는 소설. 수수께 끼와 논리의 흥미에 초점을 맞추는 탐정소설'이라고 밝히고 있다. 영어에서는 mystery story, 또는 detective story 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이 역시 같은 표현이다. 하지만 추리소설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이처럼 원론적인 낱말의 뜻만 가지 고서는 명쾌한 해답을 들었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러기에는 우리가 너무 많은 의 문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추리소설이란 무엇인가라고 하는 정의를 내릴 때 '추리소설이 란 반드시 이런 것이어야 한다, 혹은 추리소설은 이런 것이다'라는 좁은 의미로 규정지어 놓고서 그 테두리 안에 한정시키는 것 또한 결코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그보다 추리소설의 정의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추리소설이 가지 고 있는 특질적인 조건에 대해서 살펴보는 것이 오히려 그 본질을 이해하는데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1) 추리소설 역시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영국이 자랑하는 여류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스티는 1920년 그녀의 첫 장편인 (스타일즈호텔의 살인사건)을 내놓은 이래, 일생 동안 무려 252편이나 되는 많은 단, 장편의 작품을 발표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작품 속에서 작가 자신의 분신이 기도한, 자신이 태어난 고향을 평생 단 한 번도 떠나본적이 없다고 말하는 온순 하고도 예절바른 '미스 마플'이라는 등장 인물을 통하여, "인간의 본성은 어디에 서나 똑같다"며 뜨개질바늘을 손에서 놓지 않은 채 주변에서 일어난 참혹한 살 인사건의 실마리를 매우 흥미있게 풀어나간다. 한편 우리 나라 추리문학사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대표작가 김성종이 내놓 은 첫 장편 (최후의 증인) 역시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 비극과 또 그것으로 말 미암아 빚어진 원한과 갈등, 그러나 그것을 뛰어넘는 인간성의 발견이라는 이야 기를 담고 있다. 이렇게 보면 결국 추리소설이란 것도 단순히 살인사건만을 드러내어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러한 일련의 사건(살인)과 해결 의 진행 양식을 통해서 궁극적으로 인간탐구라는 지극히 명료한 결론에 도달하 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다시말해 추리소설은 일련의 살인사건과 그 해결점 을 통해서 인간의 삶과 의식을 그려내고 있다는 것이다. (2) 추리소설도 창조된 허구의 세계이다 '과연 누가 그런 짓(살인)을 저질렀는가?' 이것은 추리소설의 기본적인 발단이 된다. 예컨대,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그렇게 되면서 여러 용의자들이 떠오른다. 점차 진범이 가려져 가는 동안 여러 용의자들은 하나 둘 제거되어 간다. 그리고 마침내 진범이 가려지는 확실한 논증을 위하여, 추리작가는 적게는 1백여 장에 서부터 많게는 수천 장의 원고지를 자기 자신과 싸워가며 고통스럽게 메워간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소설을 픽션이라고 하는 것처럼 곧 허상의 것, 오로지 추리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진 허구의 세계라는 데 다른 설명이 필요치 않 다. 그러나 이 허구는 현실의 세계보다 더욱 선명하게 그려진다. 더욱 심화, 확대, 정리되어야 함은 물론 있음직한 이야기(허구)로 부단하게 묘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미스마플'이 라든지, 김성종의 (최후의 증인)에 나오는 '황바우'가 우리들에게 인상깊게 다가 오는 것은 바로 그들이 우리들 주변에서 얼마든지 있음직한 창조된 인물과 이야 기라는 점 때문일 것이다. (3) 추리소설 또한 언어 예술이다 어떠한 이야기가, 그것도 매우 복잡하게 꾸며지면서도, 또한 그런 가운데서도 시종 일관된 기조로 이야기를 풀어가자면 무엇보다 언어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 한 조건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마찬가지로 추리소설의 경우에도 언어가 우선할 수밖에 없다는 건 두말할 나 위가 없다. 그것은 제아무리 기발난 착상과 견고하게 정제된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 할지라도, 그것을 묘사(의미 전달)할 수 있는 기술적인 문제(언어)가 뒷받 침되지 않는다고 한다면, 그 작품의 완성도는 이미 실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 기 때문이다. 따라서 추리소설에 있어 언어(묘사)가 차지하고 있는 결정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언어야 말로 추리소설의 창작에 따른 그 어떤 기술적 기능보다 가장 우선한 다는 사실을 강조해 두면서, 언어묘사에 대해서는 뒤에 좀더 구체적이면서도 충 분하게 다루기로 하겠다. 2. 추리소설의 유형 추리소설을 유형별로 나누는 데 있어 양적 기준으로 분류되는 것으로써 단편 추리소설(200자 원고지 100매 안팎), 중편추리소설(300매 안팎), 장편추리소설 (1000매 이상)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이런 형식적 범주들을 관통하는 또 다른 종류의 범주가 있는데, 다름 아닌 내용으로 본 추리소설의 유형이 그것이다. 다음은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안소니 바우처에 의해 분류된 바 있는, 내용 으로 본 추리소설의 다섯 가지 유형이다. 그리고 그 유형의 플롯(plot;구성)에 대 하여 살펴본 것이다. (1) 수수께끼 풀기형 추리소설 바우처가 말하는 이 유형의 플롯은 본격적인 탐정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철 저한 페어플레이 아래 탐정과 독자 사이의 게임(퍼즐)이 전개되는 그런 추리소 설이다. 국내에도 번역 소개되어 우리에게 낯익은 (로마 모자의 비밀), (도중의 집),(Y의 비극)의 앨러리 퀸이나, 아가사 크리스티등이 이 유형의 추리작가라고 할 수 있다. (2) 하드보일드형 추리소설 이 유형은 '범인찾기형'과 '수수께끼 풀기형'의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도 무엇보다 주인공의 현란한 모험이 두드러지게 강조되는 추리소설이다. 대부 분의 우리 나라 추리작가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는 유형의 플롯이다. 로스 맥도럴드의 (움직이는 표적) 등의 작품이 국내에 번역되어 있다. (3) 순수문학형 추리소설 살인 범죄를 통하여 등장 인물의 성격이나 갈등의 근원을 조명해 보는 유형의 플롯으로, 강렬하면서도 독특한 욕구의 즉시성이 돋보이는 추리소설의 특성을 순수문학에 접합시키는 형식이다. 마리오 푸조의 (대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윌리엄 피터블래티의 (엑소시스트), 켄 폴레트의 (바늘구멍), 박범신의 (형장의 신), 이이화의 (영원한 제국)등이 이 유형의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4) 추적형 추리소설 사건의 순서나 방법이 등장인물보다도 전면에 나오는 액션과 스릴에 역점을 두는 형식. 그, 쫓는 자와 쫓기는 자의 갈등이나 트릭보다는 극도로 발달한 과학 적 메커니즘이 만들어 낸 첨단 무기의 내용이나 사용이 이야기속에 중요하게 다 루어진다. 이러한 추리소설은 이안 플레밍의 (007 제임스 본드)로 대표되는 첩보추리소 설과, 주인공이 갑자기 정치적 혹은 사회적인 사건에 휘말려들어 그 곤경으로부 터 어떻게든 헤어나려고 몸부림치는 도주물 추리소설, 아이라 레빈의 작품 (브라 질에서 온 소년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악마에 씌운다든가 유령 따위가 등장 하는 영혼의 세계, 그리고 세계의 멸망을 다루는 국가간 정치적 대립을 배경으 로하여 주인공이 핵폭탄, 독가스, 세균무기 등과 맞서 대결하는 테마로 분류되고 있다. (5) 범인찾기형 추리소설 추리소설의 정석대로 탐정(혹은 주인공)이 등장하고, 사건의 해결의 진행 양식 을 쫓아 비록 결말 부분에서 반전이 있긴 하나, 그 논증의 추저보다는 등장인물 의 심리, 상황의 대응 방법 따위에 중점을 둔다. 다시말해 추리에 흥미를 맞추는 대신 심리, 사회, 정치 등의 문제에 비중을 더 두는 형식이다. 이 유형은 오늘날 폭동이나 전쟁 등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건에 주인공 이 직접 뛰어드는 사회정치 추리소설, 경찰이 경찰 조직의 테두리 안에서 사건 을 해결하는 경찰 추리소설, 갖가지 타입의 탐정이 활동하는 사립탐정 추리소설, 정신적인 질병이 시민의 생활을 위협하는 심리 추리소설, 기업이나 정치 조직의 거대한 메커니즘에 희생되는 메커니즘 추리소설, 범죄 계획을 범인 쪽에서 세밀 하게 묘사하는 범죄자 추리소설, 과거 시대를 무대로 한 시대물 추리소설 등이 이 유형에 든다고 할 수 있다. 3. 한국 추리소설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우리 나라에 맨 처음 추리소설이 소개된 것은 19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 다. 그 해 10월 태서문예신보가 코난 도일의 (세 학생의 모임)을 번역, 게재한 것이 그 효시라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추리문단에 국내 작가가 최초로 등장하게 된 것은 그보다 17년이나 지 난 1935년에 이르러서야 단편추리소설 (타원형 거울)을 발표한 김래성 (1909-1957)에 의해서였다. 일본 와세다대학 독문과에 재학 중이던 김래성은, 바 로 그 이듬해 추리소설의 지침서라고 일컬어 질만한 '탐정소설의 본질적 요건'이 라는 글을 일본의 월간 (탐정) 4월호 발표함으로써, 이미 창작과 이론에서 한국 추리문학의 시조로서의 손색없는 활약을 보이기 시작한다. 그는 귀국 후 조선일보('39)에 장편추리소설 (마인)을 연재하는 한편, 외국의 추리소설을 번안한(백가면), (태풍), (진주탑), (비밀의 문) 등을 잇따라 발표, 비 로소 국내에 추리문학의 시대를 열어놓는다. 하지만 김래성이 48세라는 비교적 짧은 생애를 마감하고, 뒤이어 해방과 6.25 전쟁이라는 민족적인 격동기를 거치게 되면서 국내 추리문학은 실로 40여 년이 라는 기나긴 단절의 세월을 보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다 그 기나긴 공백기를 거쳐 다시금 추리문학의 불꽃을 지핀 작가는 현재 훈(1933-1991)과 김성종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김성종은 자신의 데뷔 작품인 '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어느 창 녀의 죽음)에서부터 본격 추리작가다운 면모를 보여 주더니, 마침내 '74년 한국 일보 장편소설 공모 당선작 (최후의 증인)을 내놓으면서 추리작가로서 확실한 명성을 굳히기에 이른다. 그러면서 그 후 (제5열), (여명의 눈동자), (배색인간), (제5의 사나이), (반역의 벽), (아름다운 밀회), (라인X) 등 굵직굵직한 대작들을 연달아 발표하여, 그 양 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프리즘처럼 다양하고 날카로운 문제 의식으로 질적인 면에서까지 누구도 넘볼 수 없는 확고한 자기 세계를 구축했다고 평가받고 있 다. 한편 월간 (사상계) 신인문학상('59년)으로 김성종보다도 일찍 문단에 나온 현 재훈은, 데뷔이래 이따금 단편추리를 문예지에 발표해 오다, '77년 하서출판사에 서 (뜨거운 빙하)를 출간한데 이어, (흐르는 표적), (은파의 사탑) 등의 작품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그의 문학세계를 추리소설의 영약으로까지 폭을 넓혀, 김래 성 이후 기나긴 공백을 딛고 김성종과 더불어 우리 나라 추리문학 부흥에 큰 발 자취를 남겼다. 어쨌든 이러한 여명기를 거친 우리 나라 추리문학계는 '80년대로 접어들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는다. 무엇모자 우선 창작의 저변 확대가 이루어져 이상우, 노원, 장간섭, 현석, 박범신, 박양호, 손영목, 유홍종, 김남, 한대희, 김광수, 이수 광 새로운 추리작가들이 속속 등장하게 되면서, '83년 이른 봄에는 드디어 '한국 추리작가협회(회장 이가형)'가 구성된다. 그리고 그 다음해부터 '한국 추리문학상'이 제정되어 현재훈,김성종, 이상우, 노 원 등이 대상을, 정건섭, 현석, 정현웅, 한대희, 장세연 등이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또한 이 시기에 한국추리작가협회의 활동과는 별도로 월간 (소설문학)에 장편 추리소설을 공모하려 유우제와 강형원 등을 당선시켰다. 더욱이 김성종에 의해 본걱 추리문학 전문지인 계간 (추리문학)이 창간되면서, 김래성의 개척자적인 추리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한 '김래성추리문학상'도 제정되 어 (저린 손끝)의 정경희, (미스코리아 살인사건)의 이승영, (사랑할 때 죽을 때) 의 임사라 등 역량 있는 추리 작가들을 매년 배출한 바 있다. 이밖에도 한길사에서 계간 (한길추리)의 창간을 기념하여 '한길추리작가상'을 공모하였는가 하면, 일간 신문인 (스포츠서울)과 (일간스포츠)에서 매년 추리소 설 부문 신춘문예를 공모하기도 하면서, 바야흐로 국내추리문학계는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전성기를 맞았다고 하여도 지나침이 없었다. 그러나 너무 빨리 도래한 전성기에서 국내 추리작가들이 이렇다 할 노력도 없 이 너무 안이했던 건 아닐까. 아니면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외국인의 추리물이 무한정 물밀 듯이 밀려들어 온 까닭에서일까. 그도 아니라면 전적으로 뒷심 부족한 극내 추리작가들의 재충전이나 소재의 확대면에서 사회 분위기가 너무나 인색한 때문이었었을까. 어쨌거나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서점가의 추리소설 코너에는 낯익은 우리 작가들보다는 (장미의 이름)의 움베르토 에코, 의학 스릴러 시리즈의 로빈 쿡, (양들의 침묵)의 토마스 해리슨, (펠리컨 브리프)의 존 그리샴, (쇼생크 탈출) 의 스티븐 킹 등의 추리소설이 한 마디로 판(?)을 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우리 추리문학계는 낙관하고 있다. 사회 분위기도 크게 나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역사에서부터 컴퓨터 등 보다 새로운 소재를 들고 나오는 참 신한 신인 추리작가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고, 또 기성 추리작가들 역시 그동안 의 '호흡고르기'를 끝낸 만큼 다시 한 번 추리소설의 문예부흥이 불어오리라는 것을 확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도 더 고무적인 것은 작금의 우리 소설 경향이다. 요즈음 발표되 고 있는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일반소설 추리소설의 구분이 따로 없을 정도이 다. 지금은 비록 과도기적이고 실험적인 성격의 것이긴 하지만 일반소설에 추리 소설적인 기법이, 추리소설에 일반 소설적인 기법이 매우 과감히 채택되고 있다 는 점이다. 결국 그러나 경향은 추리소설의 영역이 그만큼 확대되었음을 의미하 며, 또한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임은 물론이고, 아울러 그 전도와 함께 전망을 충분히 예측해 주고 있기도 하다. 제2장 문장 길들이기 문장은 곧 쓰는 이의 의도가 전달되는 과정이다. 따라서 원고를 쓰고자 하는 이는 무엇보다도 문장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마찬가지로 추리소설을 쓰는 데 있어서도 이 문장이야말로 가장 기본적인 생 명이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소재를 가지고도 보다 나은 방법(문장의 표현)을 선택하여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가에 따라 작품의 완성도가 결정 된다고 보아도 거의 틀림이 없다. 그런만큼 문장이야말로 추리소설의 집필에 따른 그 어떤 기술적인 기능보다 앞에 있는 것이라야 한다. 1. 문장 길들이기 문장을 길들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문장을 써 보아야 한다. 문장을 쓰는 가운데서 스스로 체득하는 길밖에는 다른 방법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장을 쓰는 데 있어 가장 먼저 부딪히게 되는 문제는 반드시 좋은 문 장을 쓰겠다라는 자기 의식에 스스로 갇혀 버린다는 점이다. 그래서 쓰는 일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만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를 솔직히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 추리작가라도 습 작이라고 하는 과정이 없었던 이는 아무도 없다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 이다. 따라서 좋은 글에만 너무 집착한 나머지 부질없이 망설이는 것보다는, 그 래도 용기를 내어 일단 있는 그대로 한 번 써보는 것에서부터 문장 길들이기를 시작하여야 한다. (1) 읽고 쓰면서 좋은 글을 이해하자 아주 초보적인 것으로 먼저 자기가 좋아하는 추리작가의 문장에서 문장을 배 우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자기가 좋아하는 추리작가의 문장을 반복해서 자꾸만 읽고, 또 쓰고 하는 가운데 그 문장을 스스로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2) 직접 써보면서 요령을 길들인다 읽고 써보면서 어느 정도 좋은 글에 대한 이해력이 생겼다고 판단되면, 이번 에는 자신이 한 번 글을 직접 써보기로 한다. 기성 작가가 쓴 어떤 짤막한 내용 의 문장을 가려서 그 대강의 줄거리를 만들어 두었다가, 한 사나흘쯤 지난 뒤에 그 줄거리에 따라 다시 써보면서 서로의 것을 비교 대조해 본다. 그땐 단순히 기성의 작가의 글을 읽었던 기억력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창작한 다는 기분으로 쓰는 것이 좋다. 그런 다음 기존의 원문과 자신이 쓴 문장에서 발견되는 다른 점을 낱낱이 찾 아내어 자기의 결점이 무엇인가를 깨닫고 또 보완하면서 글쓰는 요령을 터득해 가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것은, 여러 기성 작가의 문장을 테스트로 삼는 것 보다는 자기의 경향에 맞다고 생각되는 몇몇 기성 작가만을 선택하여야 한다는 점이다. 결국 스승을 잘 골라야 한다는 문제인데, 사실 필자의 문학 수업 때는 당시 필자가 좋아했던 이문구, 김용성, 이천준, 이호철, 황석영의 작품에 깊숙이 빠져 있었다. 물론 그 분들의 작품에서 얻은 바가 결코 적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고 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듯 필자의 무모한 편애는 훗날 많은 아쉬움을 남기는 결과를 초래 하기도 하였다. 우리가 아는 것처럼 '70년대 중반을 넘기면서부터 우리 사회는 가히 폭발에 가까운 산업사회로의 변화와 도시의 대형화에 따른 또 다른 형태의 갈등을 증폭시켰고, 그러한 갈등을 문학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비교적 만연체 나 장문체에 가까웠던 그 때까지의 문장 전개방식에서 뭔가 새로워지지 않으면 안 되었다. 예컨대 매우 간결하면서도 감성적인 표현이 크게 요구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앞에 열거한 다섯 분의 기성 작가는 아무래도 그런 쪽과는 멀었다. 대 체적으로 그러한 간결 내지는 감성과 약간의 거리를 둔 채, 누구도 근접할 수 없는 자기만의 높은 경지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열어 가고 있었으니, 결국 필자 의 무모한 편애로 시작된 문학 수업은 나중에 또 다시 간결과 감성 쪽을 재수업 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3) 감각을 예리하게 키우자 사물에 대해 정확히 관찰하여, 그 관찰의 상태를 분별 있게 포착하고, 마음속 에 깊은 의식으로 남게 하는 능력(감각) 또한 역시 세심한 주의와 반복되는 관 심에 의해서만 일구어 낼 수 있다. 컹컹, 간헐적으로 개가 짖었다. 아침마다 형은 개줄을 잡고 이 돌산까지 올라왔다. 개 힘이 좋았다. 아래에서 올려다보면 항상 역광을 받아 어둡게 떠오르는 팽팽한 직선이 도엽의 시선에 잡 혔다. 형이 개를 앞세우고 가는 게 아니라 개가 형을 끌고 가는 것 같았다. 줄은 쇠줄이었다. 형은 희게 잘 닦인 쇠를 좋아했다. 개의 목에 감긴 굵은 쇠고리도 그래서 늘 차갑게 빛났다. 형의 양복에 달린 쇠단추가 빛이 나듯이. 쌍놈의 개 같으니라고. 도엽은 소나무를 힘껏 찼다.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 무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개도 그랬다. 아무리 발길질을 해봐도 놈은 한 발 뒤 로 물러날 뿐 꼬리를 내리는 일이 없었다. 형과 똑같은 눈빛을 놈은 갖고 있었 다. 언제나 그만 보면 번뜩이는 적의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다. 갑자기 개 짖는 소리가 한 음계 탁 올라붙었다. 도엽은 고개를 돌렸다. 개천 둑길에 불쑥 트럭 한 대가 나타났던 것이다. 헤드라이트의 불빛이 어둠을 터널 처럼 뚫어 놓고 있었다. -박범신 (풀잎처럼 눕다) 중에서 이와 같이 어느 특정 부분을 집중적으로 강렬하게 묘사함으로써 작가는 마치 하나의 풍경화를 그리듯이 뚜렷하고 생동감이 넘치는 인상을 날카롭게 보여 주 고 있다. 이렇듯 강렬한 순간 포착은 인물과 성격, 행동 패턴의 변화, 사건의 장 치 등으로도 충분히 성취되고 있지만 이와 같이 문장의 기술적인 묘사를 통해서 도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해 주고 있다. 그리고 그 것은 오직 사물에 대한 매우 세밀하고도 다각적인 관찰과 인지의 정확도에서만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4)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우자 상상력이란 현실을 뛰어넘거나 그 바깥을 보는 힘을 말한다. 예컨대 눈으로 볼 수 있거나 귀로 듣는다든지 하는 직접 체험이 아니고서도 보고 들을 수 있는 것이 곶 상상력이다. 문장을 써나가다 보면 무언가 비교 비유해야 하는 대목에서 곧잘 이 상상력이 요구되곤 하는데, 한결 신선하고 극명한 묘사를 보여 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어떤 틀림없는 분위기에 사로 잡힐 수 있어야 한다. 안개... 자욱했다. 바로 눈앞을 제외하고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집은 장미촌 비탈에서도 제일 언덕배기에 외따로 자기를 잡고 있었다. 그래서 보통 때는 도시 전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가 있었다. 그러나 도시는 이제 막막했다. 안개는 이 도시의 하늘도 길바닥도 호수도 건물도 그리고 문명 도 현대화도 시끌시끌함도 개떡같음도 모조리 먹어 치워버린 모양이었다. 사방 은 온통 안개에 점령당해 있었다. 나는 내 살이 서서히 풀어져 안개 속으로 스며드는 듯한 착각에 빠지며 대문 을 풀었다. 그리고 바른 기침소리와 함께 대문은 안개 속에서 한쪽 가슴을 열어 젖혔다. 누군가가 안개 속에 조용히 서 있었다. 말이 없었다. 그러나 나는 누구시냐고 묻지 않았다. 나야... 한참 후에 상대편은 조용한 음성으로 말했다. 잠결에 듣던 그대로 환청같은 느낌이었다. 어깨를 축 늘어뜨리고 가만히 내게 손을 내미는 작은형의 등뒤로 장미촌의 선정적인 불빕들이 흐린 분홍빛으로 안개 속에 번져 있었다. -이외수 (꿈꾸는 식물)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금방이라도 손끝에 안개가 묻어날 것 같은 독특한 심 미적 상황 묘사가 작자의 뛰어난 상상력 솜씨로 문장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 다. 2. 문체 알아두기 문체는 쓰는 이가 의도한 의미나 감정 등이 보다 효과적으로 작품 속에 묘사 되어 전달될 수 있도록 필요에 다라서 간결하기도 하고 호흡이 길어지기도 하 고, 또는 건조하기도 하고 우아하기도 하는, 말하자면 효과적인 표현에 따른 문 장의 선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므로 쓰는 이는 이미 구상된 작품을 집필하는데 있어서 선택된 어떤 문체 를 갖느냐 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문장은 곧 기술상의 문제이므로 문장의 표현 방식은 쓰는 이의 개성에 따라 독자적으로 선택되어져야 할 것이다. (1) 일반적인 문체 간결체 한 마디로 호흡이 짧은 문장. 대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서 짧은 문장으로 요약된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를 일컫는다. 흔히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좋거나, 시시콜콜 열거하지 않을 때 간결하게 표현된 문장을 말한다. 명근이는 꼬챙이 끝으로 땅을 쿡쿡 찔렀다. 건조했다. 햇빛 때문이다. 닷새 전 만 해도 지독한 흙탕으로 덮여 있었는데, 어느 사이에 푸실푸실하고 마른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온통 모래와 자갈판이었다. 그 위로 보리밭의 거름더미처럼 짚 뭉텅이며, 흙물 이 든 누더기며, 깨진 그릇이며, 그런 것들로 너저분해 있었다. 휭 했다. 비어 있었다. 너무나 비어 있었다. 비어 있는 그곳으로 햇빛만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틈새없이 기어들었다. 따가왔다. 오늘은 유별나게 더 덥다. 햇빛이 겉살은 물론 속살까지 익히려 들었다. 하늘 을 쳐다봤다. 점심 때가 훨씬 기운 햇발이었다. 이러다간 오늘도 허탕을 치고 말 리라. 도대체 어머니의 시체는 어디에 박혀 있는 것일까. 명근이는 꼬챙이를 들고 일어섰다. 허벅지가 뻐근히 당겼다. 한 발자국도 시원 히 떼어놓을 수 없었다. 옷이 조금 스치기만 해도 쏙쏙 쏘았다. 엉덩이의 종기 탓이다. 지랄같았다. 잠방이 고무줄을 늘였다. 손을 집어넣었다. 무디고 딱딱한 둘레와는 달리 봉곳한 끝은 썩은 감처럼 물렁거렸다. 처음 어머니께 엉덩이를 까 보였을 때 사마귀에 불과했었다. 그날 성냥불에 익혀 발라준 고약만 떼어내 지 않았어도 이처럼 왕종기는 되지 않았을 게다. 자꾸 따끔거렸다. 아프다. 멍멍 하다. 제기랄, 하필 요럴 때 볼가질 게 뭐람. 연이어 쏙쏙거렸다. 곪는 모양이다. 꾹 짜버리면 싶었다. -백시종 (둑 주변)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마치 아이들 미끄럼 타듯이 템포가 매우 빠르고, 상황 전개에 긴박감이 넘쳐난다. 반면에 깊이가 없다. 저 밑바닥에서 울려나오는 어떤 여운이나 감동 같은 것 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더라도 간단 명료하게 끌고 나가는 문장의 탄력 있는 분위기랄지, 굳이 속내를 드러내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상상과 추리적인 측면에서 읽는 이를 자유 롭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연체 간결체와 달리 호흡이 긴 문장. 대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위하여 많은 수식 어와 잡다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어구와 설명을 늘어놓는 문체다. 비교적 쓰는 이가 분위기나 상황을 풍부하게 표현함으로서 깊은 여운이랄지 감동 같은 것을 상대적으로 좀더 많이 획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잡이. 그 쉰 살짜리 홀아비는 지금 어떤 헛간에서 언제 숨이 넘어갈지 모르 는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옛날 자기가 밥을 얻어 먹고 있던 집 헛간인데 왜 거기에 그가 누워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그는 벌써 일주일도 넘게 거기에 버티고 누워서 밥 한 숟갈 입에 넣지 않고 빠작빠작 말라가고 있다는 것 이었다. 사내는 또 그곳에 들어가 누운 뒤로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왜 그가 거기서 그렇게 죽으려고 하는 것인지 (그가 죽으려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고 마을에서도 모두 그렇게 생각한단는 것이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미음같은 것을 쑤어 가지고 가서 사내를 달 래 보기도 했지만 그러나 사내는 영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요즈음은 아주 죽기 만을 기다리고 있는 있는 형편이라고. 더욱이 밤이 되면 그 근처에는 사람의 그 림자조차 얼씬하지 않아서 무섭기 한이 없는데, 다만 한 사람 중식 소년만이 그 곳을 자주 가 사내를 지켜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주 거기서 밤을 새우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소년의 이야기는 거기까지밖에 들을 수가 없었다. -이청준 (매잡이) 중에서 이렇듯 만연체 문장에서는 사건이나 인물 성격, 실리 묘사까지도 아주 세밀하 게 표현할 수 있어서 쓰는 이가 의도하는 바를 충분히 결론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데 그 목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설명이 너무 길어져 자칫 지루한 느낌이 들고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점 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건조체 수식이나 대조 비유 등이 일체 배제된 문장을 말한다. 하지만 건조하고 딱딱 한 분위기를 보여 주는 대신 의미 전달에 이어서는 매우 세련된 객관성을 지니 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그의 최초의 추리소설 (베슨 살인사건)으로, 그는 하 룻밤에 미국의 추리소설을 성년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작품, (그린가의 살인사건)과 (승정 살인사건)은 늘 베스트 텐에 꼽히고 있다. 그는 한층 고급 독자층을 겨냥해서 추리소설을 썼던 것이다. 그는 51세에 심장병으로 죽을 때까지 파이로 번스가 등장하는 12편의 추리소 설을 썼는데. 그가 창조한 탐정만큼이나 우아하고 세련된, 그리고 사치스런 생활 을 했었다. 순수문학 활동을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생활이었다. 그러니 이제 해답은 나왔다. 병원에 입원하는 길이 첩경인 것이다. 가벼운 신경증 증세가 있으면 더욱 좋 고... 그이고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 반 다인처럼 2천 권을 목표로 해서. 그까짓 수고가 대순가. 엄청난 돈이 생길텐데. 더구나 재미로도 읽는 것인데. 물 론 이미 많은 추리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원고지를 꺼내 추리소설을 쓰기로 하자. 그러나 어디까지나 여러 번 충고하는대로 한낱 부업으로서 말이다. -노원 (부업으로서의 추리작가) 중에서 화려체 미사여구의 아름다운 문장. 음악이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영롱하고 반짝 이는 문장을 말한다. 건조체에서 채용하지 않고 있는 수식이나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표현하는 문장이다. 시몬!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또다시 당신을 향하여 글을 씁니다. 이제는, 이 글을 부칠 길도 없고, 이를 전해 줄 의로운 사람도 없는 세상에서 그래도 이 야기를 계속합니다. 긴 허공, 영원히 침묵한 하는 저편을 향해 이를 길 없는 기원을 보냄, 저는, 시몬이, 육체를 가지시고 세상 호흡에 달려 사시는 것이 슬픔 중의 하나 입니다. 당신의 영혼이 계신 곳, 무형의 무성 속에 소요하시는 그 곳에서 저는 당신의 거룩함을 보고, 진실을 듣고, 진리에 목말라 하시는 참된 마음을 대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모윤숙 (렌의 애가) 중에서 영롱하게 반짝이는,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건 반드시 아름다운 낱말을 나열하 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를 쓰듯이 그렇듯 아름다움이 문장에서 묻어나야 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강건체 강직한 문위기가 묻어나는 문장. 문장의 품격이 장중 웅대하여 힘찬 문체를 말한다. 흔히 불의에 대한 저항 의식이나 또는 어떤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 굽힐 줄 모르니 의지와 강인한 신념, 분노와 절규 등 강렬한 인간 감정을 표현할 때 곧잘 선택되어지는 문장이다. 보라. 내 가슴 깊숙이 고여 있는 샘물을, 물이 넘치면서 빛나고 있는 모습을, 너는 내게로 와서 보아야 한다. 이른 아침 이슬을 스치고 내가 왜 이렇게 기다 리고 있는가를. 내가 왜 이렇게 너의 환상을 식히고 있는가를. 와서 바람의 끝을 잡고 달려와서 네 스스로 보라. 들으라 내가 무엇을 보았는가를. 그리고 알아다오. 내가 무엇을 알았는가를. -장일도 (관계) 중에서 우아체 온화하고 청초한 문장. 마치 이를 봄날의 아지랑이와도 같이 아늑하고 차분히 묘사되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은은한 문장을 말한다. 강건체와는 달리 직선적인 감정의 기세는 없어도 꺾이지 않는 내성적 의지 같 은 것도 표현할 수 있다. 매일 누군가를 만날 것 같은 설레임으로 삽니다. 가을처럼, 일요일 아침처럼 어딘가 비어있는 마음으로 요즈음은 하루를 보냅 니다. 빈 의자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와서 앉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까닭없이 마음이 비어 갑니다. 투명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환절기... 그럴지도 모르지요. 지금은 환절기이니까요. 북쪽 어디에선가 철새들이 날아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비 같은 것들은 버얼써 떠나버린지 오 래니까요. 내가 마음속에 빈 의자를 하나 품고 있다고 해서 외롭다는 건 아닙니다. 적어 도 나는 내 의자를 하나 비워둔 채 거기 눈이 쌓일 겨울을 기다리고 풋풋한 봄 을 기다리고 불타듯 성숙해진 여름을 기다릴 테니까요. -하수산 (가을 나그네) 중에서 예문은 계절이 가는 길목에서 어떤 사무친 그리움을 은은한 문장으로 묘사하 고 있다. 그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글을 쓴 작자처럼 정말 그렇게 그리워하고 더 나아가서는 감동까지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아체 문 장은 자칫 쓰는 이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헤어나지 못한다거나, 또한 그래서 객관적인 균형을 잃는다든지하여 오히려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경우 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소박체 꾸밈이나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순한 문장. 흔히 일상에서 채택되고 있는 낱말들을 가지고서 소박한 분위기나 인물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다음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다. 이 별에는 아주 잠깐 밖에 다녀가지 않았 으나, 어린 왕자는 아주 마음이 우울해졌다. "아저씨, 거기서 뭘해?" 빈 병 한 무더기와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술 고래를 보고 어린 왕자는 물었다. "술 마신다." 하고 술고래는 몹시 침울한 안색으로 대답했다. "술은 왜 마셔?" "잊어버리려고 마신다." "무얼 잊어버려?" 어린 왕자는 벌써 그 술꾼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한 걸 잊어버리려고 그러지." 술고래는 머리를 숙이며 자백했다. "무엇이 창피하지!" 술꾼은 이렇게 말하고 다시는 입을 열려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길을 떠났다. 그리고 어른들은 참말이지 괴상하고도 야릇하다고 생각했다. -생 떽쥐베리 (어린 왕자) 중에서 (2) 특성에 따른 문체 분류 단문체 문장이 짧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호흡도 짧은 편이다. 그래서 읽는이로 하 려금 직접적이고 행동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퉤, 퉤, 더럽다, 새끼들 벌써 문을 잠글 게 뭐꼬. 영도 다리 쪽으로 굽어들면서 꼬마는 신문 뭉치를 겨드랑에 꼈다. 손은 양쪽 바지 주머니에다 넣었다. 주먹을 불끈지었다. 얼얼하던 손등이 한결 따스해 왔다. 그러나 팔목은 여전히 시리다. 손을 더 깊숙이 찔러 넣었지만 웃도리의 소메는 아무래도 짧았다. 더구 나 오른쪽 옆구리에 낀 신문 뭉치 때문에 바른팔 소매는 아무래도 위로 쑥 올라 와 있었다. 바람이 또 먼지를 일으키며 세차게 불어닥쳤다. 꼬마는 목을 움츠리 며 걸음을 늦추었다. 춥다. 신문사 지국이 문을 일찍 닫아 버린 걸 꼬마는 알 만했다. 그렇지만 쬐곰난 기다려주지 않고. 도무지 오늘은 신문 뭉치가 싫다. 보통 때는 잉크냄새가 물씬 코를 찌르는 그 반들반들한 종이 뭉치가 꽉 껴안아 주도록 맘에 들었지만. 지금 은 무겁고 귀찮다. 새끼들, 쬐곰만 안 기다려 주고. - 양문기(부두주변)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느 한 부분을 인상적을 표현하는 데 있어, 단 문체가 가지고 있는 단백한면서도 명쾌한 문자들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 어 냈다. 장문체 문장이 길다. 속도감 없는 차분한 감정으로 쉼표와 혹은 접속사로 이어진다. 그런만큼 강렬한 호소력이 있다라기 보다 차라리 설득력이 있는 문체라고 볼 수 있다. 거리거리에는 밤안개가 자옥히 내리였고 젖빛갈 등불만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나의 갈 길을 인도해 주는 듯이 반짝거릴 뿐이요, 새로 두 시가 가까운 깊 은 밤거리는 한 장막 속에서 즉은 듯이 고요히 잠들고 있을 뿐이다. 전차 선로 를 거느려 할 때 무거운 내 발 옆으로 조고마한 쥐새끼가 한 마리 태연스럽게 지나간다. 나는 깊고 깊은 안개의 담을 뚫고 아내의 어리광부리는 환영을 그 속에다 그 리면서 정거장 대합실 문을 안으로 밀었다. 벽에 걸린 시게가 바로 두 시-. 3등 대합실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있었고 이 모롱 저 모롱에서 봇다리에 몸을 기대고 코를 고는 시골 부인네들도 몇이 보였으나 내가 앉아보고 슬어보기를 원 하는 2등 대합실 벤취에는 암록색우단위에 하-얀 몬지가 보-얗게 깔렸을 뿐이 요, 텅뷔인 실내에는 손님의 그림자 아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저편 컴컴한 한 모퉁이에 커다란 트렁크가 하나 놓였을 뿐이었다. -김래성(환상시인)중에서 서술체 어떤 상황이나 인물, 더 나아가서 사건의 배경 등을 쓰는 이의 시점에서 일관 성 있게 설명해 나가는 문장을 말한다. 늙은 간수는 측은한 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바우는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눈이 내리고 있는 탓인지 그의 머리는 유난히 희어 보였다. 그는 보따리 하날 가슴에 안고 어깨를 웅크린 채 거리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 다. 그의 뒤에서 육중한 철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기가 들려왔다. 그순간 갑자기 는 무섭도록 외로움을 느꼈다. 자신이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이, 그리고 앞으로 늙은 몸을 이끌고 이 세상을 새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로 하여금 더욱 그 렇게 느끼게 했다. 오늘이 몇 년 몇 월 며칠인지 그는 알지못했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나이도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젊을 때 감옥에 들어왔다 가 이렇게 늙어서 나가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랜 세월이 흐른 것만은 분명했다. 사실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기 때문에 그는 지칠대로 지친 나머지 날짜 헤 아리는 것조차 포기해 버렸었다. 날짜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까지도 포기했었고, 심지어는 살아서 나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 김성종 (최후의 증인) 중에서 대화체 대화를 통해서 등장 인물의 성격, 상황과 배경 설명까지도 표현하는 문체를 말한다. 특히 요즈음의 추리소설에서는 개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 곧장 등장하고 있는 데, 직접적이면서도 함축성 있고 또한 상징적이면서도 사실감 있는 성질이 두드 러진다. "참 형편없는 약골이구나. 그렇게 기운이 없니?" "넌 밥을 먹었잖아. 나두 너처럼 잘 먹으면 기운을 낼 수가 있어." 그 애가 항의하듯 내게 말했다. 나는 좀 너무했다. 싶어 곧 풀통을 마주잡아 주며 물었다. "어디 아픈 모양이구나." "아니야. 약간. 배가 고파서 그래." "굶었니?" "아침부터 여태껏 대영빵 한 갤 먹었을 뿐이야. 추련할 사람들은 몫을 나누어 먹고, 나같은 아이는 빵을 한 개씩 먹는단다." "어째서, 곡마단은 돈을 많이 벌 텐데." "그렇지두 않다. 우리 단장은 빚이 많단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 다니거 든. 공연이 끝나면 그 사람들이 돈을 모두 거둬가 버린다." "단장이 네 아버지니?" '나는 누나하구 고아원에서 살았어, 그네 타는 아저씰 따라 곡마단에 들어왔 다." "그럼 다시 고아원으루 돌아가면 되잖아. 고생하는 거보담." "너는 몰라." - 황석영 (모랫말 이야기) 중에서 묘사체 어떤 대상을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문체를 말한다. 거대한 도시 파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를르 평원으로 옮겨앉은 후, 그곳에서 놀랍도록 황홀한 자연의 색깔에 심취한다. 그것은 이글거리는 태양의 빛이었으 며, 아를르 평원의 흙, 그 대지의 빛이었다. 노랑과 빨강, 그것들이 뒤엉키어 검 은 색조를 띠기까지 혼합되는 강렬한 색의 율동이 그 아를르 시대에 보이는데, 바로 그 시절에 만들어진 자화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수택이 훔친 자화상은 고호가 그린 많은 자화상 중의 하나로서, 소 호는 그 자화상 중에서 수인처럼 머리를 깎고 있었다. 검붉은 색과 노랑색이 위 험스레 서로 섞여 있는 얼굴과 그ㄹ 옷. 배경으로는 금세 회오리바람이라고 일 으킬 것 같은 초록색이 후광처럼 맴돌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눈이었다. 초록색의 안광이었다. 평론가들은 그 눈빛이 말하고 있응 바의 바로 그 말은, '나는 반항한다.'라고 쓰고 있었다. -김신 (대학별곡)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묘사의 대상애 대하여, 즉 이 문장에서는 고 호의 그림에 대하여 뚜렷한 특징을 찾아서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그림이 바고 앞에 있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기체 일기 형식을 띠고 있는 문체이다. 일상 셍활에서의 견문, 감상, 사색, 사생활 따위의 관찰을 통한 감정이 표현되는 문체를 말한다. 출판사에 들렀다. "꼭 마련해 드릴까 했는데... 월말에는 어김없이 드리겠읍니다." 라는 인사다. 또 허탕. 인세를 못 받았다. 어려운 것은 나만이 아니다. 출판사 사장도 마찬가지다. 아니 출판사뿐만 아니라 누구 누구 누구... 벗들도 다 어렵 다. 생활이 어려운 것은 인간의 숙명. 이마에 땀이 흘려야 먹게 마련인 것은 인 간이 받은 저주. 살림이 옹색한 쯤으로 햇빛 아래서 어두운 얼굴을 갖지 말자... 출판사 문 앞을 나오며 혼자 쓸쓸히 미소를 지어 보았다. 박목월 (나그네의 은빛 수첩) 중에서 출판사에 들렀으나 인세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 나오는 작자의 착잡한 심정이 거울을 보듯 고수란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기체는 평면적 서술이라 는 점에서 다음에 언급될 서간체와 함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자. 서간체 편지 형식의 문장이다. 따라서 행동이나 배경, 상황에 깔려 있는 인물의 미묘 한 심리를 상대적으로 솔직하게 전달 할 수가 있다. 선생님! 생활을 나누고 싶습니다. 생리의 짙은 그늘로부터 활활 타오르고 싶습니다. 시 인이 되어야겠읍니다.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니라, 시를 생활하는 시인이 되어야겠 습니다. 시를 쓰려면 오래 살지 말아야지요. 영원히 살려면 시를 써야지요. 저의 이름 석자가 제 시의 주석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시 이외에서 신앙을 찾지 않겠습니다. 시 이외에서는 순결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시 이외에서는 사랑 도 얻으려 하지 않겠습니다. 김대구 (시인의 편지) 중에서 운문체 시의 형식을 갖춘 문장. 말하자면 시어와 같은 리듬이 있다. 아무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는 산문과 달리 시의 성질이 짙은 문체를 일컫는다. 춥소. 1월을 떠나보내는 말일의 추위는 혹독하오. 혹독한 이 추위 속에서야 비로소 건너다 보이는 공주산성이 친근해 보이오. 깎아야겠소. 세 달 기른 머리에서 퇴폐의 냄새가 나오. 파랗게 밀어버리고, 지난 여름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그 처연한 마음으로 돌아가야겠소. 만만치 않으리다. 정면에서 부딪쳐야겠소. 나는 당신 곁으로 보내는 마지막 겨울이 춥듯이 봄은 또 봄대로 쑤시고 뒤틀릴거요. 2년 묵은 생명이 얼음을 깨는 몸부림 오죽 아프겠소. 거친대로, 부족한대로 조금씩 이겨왔오. -채광석 (공주교도소, 겨울) 중에서 3. 수사법 알아두기 적절한 문장 사용이야말로 쓰는 이가 이루고자 하는 의도와 뜻을 전달하는 데 기본적인 목적이 있다면, 그 의도와 뜻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표현 하는 방법을 곧 수사법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장이 갖는 단순한 의미 밖의 문제 까지도 이 방법을 동원함으로써 가능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두어야 할 것이다. (1) 표현 방법으로 나눈 분류 도치법 복사꽃이 피면 가슴이 아프다. 속생각 너무나 한 없이으므로 -주요한 (복사꽃 피면) 중에서 예문에서 본 것처럼 문장의 어순을 뒤바꾸어 놓으므로써 어느 한 부분을 특별 히 돋보이게 하거나 강조하기 위한 방법을 도치법이라고 한다. 현재법 밤이 이슥해서인지 마을 쪽은 깜깜했다. 이따금 개짖는 소리가 아득하게 들려 왔다. 나는 홰나무 빈 가슴에 기댄 채 귀를 기울였다. 들린다. 뷔이잉, 뷔이잉 하 며 홰나무가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때 내 어린시절처럼 나무는 온통 가슴을 떨 어대며 말을 하는 것이었다. 할아버지, 아버지의 음성을 그 속에서 듣고 있었다. (육신은 냇물이나, 저 하늘의 구름과 마찬가지로 한번 왔으면 한번 가는 것이 다. 그러나 마음은 이 홰나무처럼 한 군데 머무르는 법이다.) 나는 오랫동안 이 말의 참뜻을 잊고 있었다. 아니, 참뜻뿐만 아니라 말 자체를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이제 홰나무 소리가 일깨워 주는 모든 과거 의 일들을 낱낱이 되살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아무리 깊은 추억 속에 잠기 더라도 모두 지나간 일들이다. -김용성 (홰나무 소리) 중에서 지난 것들이 지금의 시점으로 되풀이 전개되는 방법을 현재법이라고 한다. 예문 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과거 상황인 '아버지와 할아버지의 소리'를 지금의 시점 으로 되풀이 전개함으로써, 인물 내지는 사건을 보다 실감있게 이해시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용법 어떤 인물의 말이나 저서 속에 나오는 이야기 혹은 문장, 속담, 격언 등을 빌 려 옴으로써 쓰는 이의 의견을 뒷받침해 주어 보다 나은 결론을 이루어내는 수 사법이다. 우리가 지조를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주고 싶은 말은 다음의 하 귀절이다. 기 녀라도 늙으막에 남편을 쫓으면 한평생 분냄새가 거리낌이 없을 것이요, 정부라 도 머리털 센 다음에 정조를 잃고 보면 반생의 깨끗한 고절이 아랑곳없으리라. 속담에 말하기를 '사람을 보려면 그 후반을 보라.' 하였으니 참으로 명언이다. 차돌에 바람이 들면 백리를 날아간는 우리 속담이 있거니와, 늦바람이란 참으 로 무서운 일이다. 아직 지조를 깨뜨린 적이 없는 이는 만년을 더욱 힘쓸 것이 니, 사람이란 늙으면 더러워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아직 철이 안 든 탓으로 바 람이 났던 이들은 스스로의 후반을 위하여 번연히 깨우치라. 한일합방 때 자결 한 지사시인 황매천은 갱탈이 매운 분으로 매천필분의 초년 행적을 헐뜯은 곳이 있다. 오늘에 누가 민충정공, 이용익 선생을 욕하는 이 있겠는가. 우리는 그 분 들의 초년을 모른다. 역사에 남는 것은 그 후반이요, 따라서 그 분들의 생명은 마지막에 길이 남게 된 것이다. -조지훈 (지조론) 중에서 문학적 양심으로 '현실고발'을 꾀하고자 한 조지훈의 이 글은, 작자의 필요에 따라 속담과 인물을 빌려 오고 있다. 그리하여 자기가 뜻한 주장을 보다 분명하 면서도 담담히 써나가고 있는 것이다. 설의법 쓰는 이가 동기라든가 결론을 이미 설정해 두고도 표현을 반문적으로함으로써 그 해답을 읽는 이가 스스로 찾게 하는 형식의 수사법이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깊은 산림 지대를 끼고 돌면 고요 한 호수에 흰 물새 날고 좁은 들길에 들장미 열매 붉어 멀리 노루새끼 마음놓고 뛰어 다니는 아무도 실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그 나라에 가실 때에는 부디 잊지 마셔요 나와 같이 그 나라에 가서 비둘기를 키웁시다 어머니, 당신은 그 먼나라를 알으십니까? 신비탈 넌지시 타고 내려오면 양지밭에 흰 염소 한가히 풀 뜯고 깃 솟는 옥수수밭에 해는 저물어 저물어 먼 바다 물소리 구슬피 들려오는 아무도 살지 않는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신석정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 중에서 예문에서 보듯 문장이 의문형으로 되어 있다. 만일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알으 십니까?'가 아니라 '당신은 그 먼 나라를 압니다.'라는 서술형으로 전개되었더라 면 감정의 여운이라듣가 분위기가 오히려 크게 줄었을 것이다. 문답법 서술이 생략된, 그저 묻고 대답하는 형식의 수사법. 쓰는 이가 이루고자하는 의도를 사실감 있고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가 있다. "오늘 시합을 중계 발송으로 보면서 난 미국 프로야구 엘에이 다저스 팀의 라 소다 감독의 말을 네게 들려주고 싶었다. 그는, '승리는 가능하다고 믿는 사람에 게만 주어지는 것이며,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영원히 가 질 수 없는 것이다.'라고 말했단다. 오늘 바이킹스 팀은 그의 표현대로라면 분명 후자였어. 그렇지만 승리를 확신하면서 대전했더라면 과연 그 결과가 어땠을까? 4회말 바아킹스의 외야 중계 플레이는 한심하더구나. 한점으로 막을 수도 있는 상황인데도 미리 대비하지 못했기 때문에 허를 찔린거야. 봐, 결국 그 때 뺏긴 두 점이 승자와 패자를 갈라놓지 않았니? 겨우 백지장 한 장 정도의 차이야. 수 없이 널려진 에러의 함정에서 결국 어느 팀ㅇ의 정신이 9회까지 허물어지지 않 고 버티느냐야." "형, 알고 있어." "물론. 하지만 칼은 벨 수 있다고 가만 내버려 둔다면 녹이 스는거와 마찬가지 로 이렇게 반복해서 씨부렁거리지 않는다면 올 시즌 바이킹스는 가망이 없다는 게 이 형의 전망이다." -박청하 (마운드의 틈입자) 중에서 생략법 문장의 생략을 통해서 실제적으로는 문장을 읽는 것 이상의 효과를 얻고자 하 는 수사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루 터무니없이 문장을 긴축시킨다든지 지나친 사용은 오히려 역작용을 초래할 염려가 있다. 따라서 어쩔수 없는 상황,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고선 좀처럼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지립에게 책 돌려주고 일체의 독서 끊기로 결심한다. 독서는 곧 독약이다. 될 수록 사고를 멈출 것. 몸 찌부드드. 지립은 또 돈이 필요한 모양이다. 겸사겸사 해서 (찬샘목장) 팔아 치울까 하고 최씨한테 통보하다. 최씨의 섭섭해 하는 표 정. 취업을 약속하다. -박영환 (아라베스크) 중에서 (2) 비유방법으로 나눈 분류 직유법 단순 체험 형태의 '...같이', '...처럼', '...듯이' 등의 보조 관념과 원관념을 직접 드러내어 빗대는 표현 방법이다. 시몬 네 손은 눈처럼 차다 시몬 네 맘은 눈처럼 차다 눈을 녹이려면 뜨거운 키스 네 마음을 녹이려면 이별의 키스 -구르몽 (눈) 중에서 예문에서 보는 것처럼 직유법의 속성은 쓰는 이가 이루고자 하는 뜻을 읽는 이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쉬우면서도 합리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수사법은 그 분위기가 지니고 있는 깊은 의미까지 무한하게 상상할 수 없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은유법 겉으로 직접 드러내지 아니하고 숨겨져서 비유하는 방법이다. 가령 '그녀의 눈 망울은 보석처럼 은은하다'라는 표현이 직유 문장이라면, '그녀의 눈망울은 은은 하다'라고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직접적인 표현을 삼가는 대신 읽는 이로 하여금 상상으로서 뜻을 전달될 수 있도록 비유하는 형식을 말한다. 이별이 너무 길다 슬픔이 너무 길다 선 채로 기다리기엔 은하수가 너무 길다 단 하나 오작교마저 끊어져버린 지금은 가슴과 가슴으로 노둣돌을 놓아 면도날 위라도 딛고 건너가 만나야 할 우리, 선 채로 기다리기엔 세월이 너무 길다 -문병란 (직녀에게) 중에서 이처럼 그리움이라든가 어떤 고통 같은 것의 이해를 직접적인 의미로 드러내 지 아니하고 의식의 표현 형식으로 비유하고 있는 방식이 은유법이다. 의인법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간에 사람과 같이 영혼이나 정신을 부여하고 또 그렇게 표현하는 방법을 의인법이라고 한다. 순이 뒷산에 두견이 노래하는 사월달이면 비는 새파아란 잔다를 밟으며 온다 비는 눈이 수정처럼 맑다 비는 하이얀 진주 목걸이를 자랑한다 비는 수양버들 그늘에서 한종일 은빛 레이스를 짜고 있다 -장만영 (비) 중에서 예문에서처럼 비에 대하여 사람과 같이 영혼이나 정신이 깃들어 있는 것으로 보고, 그 영혼이나 정신을 통하여 대상의 실체에 접근해 가는 방식이다. 물론 시 에서만 채용되는 것은 아니다. 산문에서도 활발하게 채택되고 있는데 한 작품의 전체가 모두 의인으로 전개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는 부분적인 문장으로만 의 인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갈매기들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나는 일이 아니라 먹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 별난 갈매기 조나단 리빙스턴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먹는 일보다 나는 일 자체였다. 그 밖의 어떤 일보다도 그는 나는 일을 좋아했다. 그런 종류의 생각을 하고 있으면 동료들이 묘한 눈으로 보리라는 것을 그도 알고 있었다. 아무튼 그의 부모들조차도 그가 매일처럼 혼자서 아침부터 밤까지 수백번이나 저공 활공을 시도하여 실험을 되풀이하는 것을 보고는 당황하고 있었으니까. -라차드바크 (갈매기 조나단) 중에서 의성법과 의태법 소리를 동원하여 더욱 참신하고 효과적인 표현을 얻고자 할 때 채택하는 방식 이 의성법이다. 나는 마음을 다 쏟던 비누질에서 머리를 한번 쳐들고는 아득한 생각으로 빗소 리를 듣는다. '초-ㄱ 초-ㄱ' 내 울음같이 훌쩍이는 빗소리야 내 눈에도 이슬비가 속는썹에 듣는구나. 날 맞도록 오기도 하는 파란 비라고 설어움이 아니다. 나는 이 봄이 되자 어머니와 오빠 말고 낯선 다른 이가 그리워졌다. 그러기에 나의 설움은 파란 비가 오면서부터 남부끄워 말을 못하고 가슴 깊이 뿌리가 박혔다. 매정스런 파란 비는 내가 지금 이와 같이 구슬픈지는 꿈에도 모르고 '초-ㄱ 초-ㄱ'나를 울린다. -이상화 (파란 비) 중에서 "여보게, 난 조그만 애새끼를 보면 ㅋㅋㅋ, 우리 죽은 애새끼 생각이 나서 말 이야, ㅋㅋㅋ. 꼭 조그만 새끼였는데 말이야, ㅋㅋㅋ. 날 닮아서 잘생기구 영리한 영악쟁이였는데 말이야, ㅋㅋㅋ. 크면 한자리 할 만한 새끼였는데 말이야, ㅋㅋ ㅋ. " -최인호 (술꾼) 중에서 반면에 의태법은 어떤 모습이라든지 행동의 모양으로 쓰는 이가 이루고자 하 는 의미를 더욱 참신하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 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도 더 빨리 일어난다 -김수영 (풀) 중에서 상징법 보리밭에 서렸던 아지랑이 영신들이 지금은 하늘에서 얼굴만 내어 밀고 군종이 울리는 음악의 잔치가 되어 고운 갈매기의 하늘을 포롱 포롱 포롱 날고 있다. 흐르고 있다. 포롱 포롱 시냇물 위에 날리는 잔바람에 하늘이 떨어져 파안의 즐거운 파문 -박남수 (종달새) 중에서 본래의 의미가 문장상으로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그저 암시에 그치는 비유가 상징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비유의 본래 의미를 이해하는 데 그 상징이 주는 이미지나 배경 등을 분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다음에 예문으로 살펴볼 한용운의 시 (나룻배와 행인) 역시, 조국의 광복 에 대한 굳은 의지를 '당신은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라는 암시적 시어로 표현하고 있는 상징법을 채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는 낮까지 당 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너면 나를 보지도 않고 가십니다 그려. 그러나 당신이 언제든지 오실 줄만은 알아요. 나는 당신을 기다리면서 날마다 날마다 낡아 갑니다. -한용운 (나룻배와 행인) 중에서 풍유법 강조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미나 뜻을 전혀 겉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쓰지도 않으면서, 단지 암시적인 문장을 동원하여 풍자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이다. 국경 지방에 무예가 뛰어난 용감한 장군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엄하고 꾸짖기를 잘하여서 부하들과 백성들은 그 장군을 늘 못마땅하게 생가하고 있었 습니다. 그런데 국경 너머 오랑캐들은 무예가 뛰어나 그 용감한 장군이 두려워 함부러 침략하지 못하다가 한 꾀를 생각해 내었습니다. 장군의 부하들과 백성들에게 몰 래 사신을 보낸 것입니다. "여러분을 꾸짖기만 하는 장군이 잠들고 있을 때 묶어서 우리에게 넘겨주시면 우리들은 절대로 국경을 넘어오지 않고 평화 조약을 맺겠습니다." - 중략 - "엄하기만 한 장군의 꾸짖는 소리가 듣기 싫기는 하나 그래도 뛰어나 무예와 용기가 당신들의 침략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었소. 장군이 이 지방을 지키고 있 었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위험을 느끼지 않고 살아왔소. 그런데 꾸짖는 소 리가 듣기 싫다고 장군을 당신들에게 넘긴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소?" -송명호 (팔아 안으로 굽지) 중에서 우화법 우화의 형식을 따라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본래의 관념이 전혀 드러 나지도 쓰여지지도 않으면서 동물이나 식물 이야기 속에 쓰는 이의 뜻이 암시적 으로 담겨지도록 하는 비유법이다. 찌찌는 하루살이입니다. 오늘 아침 동구 밖 연못가에서 태어나긴 했지만 엄마가 누군지는 아직도 모르 고 있습니다. 미미는 찌찌의 친구입니다. 친구가 된 건 바로 조금 전의 일입니다. 커다란 황소님 등어리 위에서 앵앵 날고 있다가 날개가 예쁜 미미를 만난 것 입니다. - 중략 - "황소님! 장가가세요. 예쁜 색시 소개할게요." "산 너머 들판에 예쁜 암소가 있다구요." 하루살이들은 요란스럽게 재잘거렸습니다. 황소님은 장가 가는 게 싫은지 "혼 좀 나 볼래?"하면서 꼬부랑뿔로 치받았습 니다. 그러나 어림도 없는 일입니다. 황소님의 꼬부랑 뿔에 걸려 나동그라질 하루살 이는 한 마리도 없으니까요. 하루살이 들은 더욱 신이 나 황소님의 눈 앞으로 날아가 앵앵거리며 놀려대었 습니다. "황소님은 느림보!" 찌찌가 먼저 외치자 모두들 웃으며 따라 했습니다. -강정훈 (하루살이의 춤) 중에서 (3) 강조 방법으로 나눈 분류 과장법 강조하고자 하는 사물이나 상황을 현실보다 더 심화 확대 과장해서 표현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그만큼 뜻이 강조되며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다. 그녀의 입술이 복부로 내려왔다. 무릎에서부터 수천의 발을 거느리고 그녀의 다섯 손가락이 허벅다리를 지나 배꼽 근처로 상행하였다. 입술과 손가락은 정확 하게 그 곳에서 교행되었다. 열차는 몸을 비빌 듯하며 엇갈려 지나갔다. 도엽은 그 열차 사이의 좁은 공간 에 있었다. 바람이 도엽의 전신을 뚤뚤 말았다. 그녀가 무릎 관절을 두어 번 가볍게 이로 물었다. 그리곤 이내 쭉 곧은 직선 을 그리며 발등까지 내려서더니 발가락 사이로 혀가 쑤셔박혔다. 기적 소리가 가프르게 울렸다. 도엽은 귀로 막고 철로변의 자갈밭에 들풀처럼 쓰러졌다. 아지랑이가 달려들었다. 발가락은 더 버티지 못하고 산발하였다. 그것은 유연하게 출렁거리는 우무의 한가운데 있었다. 그녀를 위하여 발가락은 다만 빨대의 한쪽 끝으로 남았다. 그 녀의 혀가 빨대의 끝을 휘감았다. 도엽은 손을 뻗쳐 그녀의 머리채를 잡았다. 참지 못하고 그는 그것을 잡아당 겼다. 그녀가 거친 숨결을 토해 내며 그의 아랫배로 넘어졌다. -박범신 (풀잎처럼 눕다) 중에서 반복법 어떤 사물이나 배경, 문장 따위를 반복적으로 되풀이하여 씀으로써 쓰는 이가 의도하고자 하는 뜻을 보다 더 분명하게 얻는 방법이다. 껍데기는 가라. 사월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 곳까지 내논 아사달 아사녀가 중립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에서 백두산까지 행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 중에서 열거법 그러나 그들은 모를 것이다. 내 마음 속에 숨어 있는 또 하나의 나를. 빛깔만 고은, 음지에서 자라나는 독 버섯처럼 질긴 내마음 속의 독소를, 증오를, 내 발톱 속에 들어 있는 적의를. 나는 일단 얌전하고 붙임성 있게 굴었지만 나로서도 어쩔 수 없는 쥐의 앞니 처럼 자라나는 독아를 매일밤 문지방을 갉으면서, 문틈을 갉으면서밖에는 잠재 울 수 없는 것이다. -최인호 (내마음의 풍차) 중에서 예문에서 보는 것처럼 쓰는 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어떤 의미를 집중적으로 간 조하거나 구체성을 얻기 위해서 여러 가지 실상을 차례차례 열거해 보임으로써 그 의미를 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다. 점층법 어떤 사건이나 상황을 드러내고자 하는 데 있어서 의도적으로 이미지의 강도 를 점차 높여 감으로써 쓰는 이의 의도가 보다 분명하게 강조되어 가는 과정을 말한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 어여삐 사랑하는 소녀도 있었노라. 내 청춘은 봉오리지어 가까운 내 사람들과 함께 이 땅에 피어 살고 싶었었나니 아름다운 저 하늘에 무수히 나르는 내 나라의 새들과 함께 나는 자라고 노래하고 싶었노라. 나는 그래서 더 용감히 싸웠노라. 그러다가 죽었노라. 아무도 나의 주검을 아는 이는 없으리라. 그러나 나의 조국, 나의 사랑이여! 숨지어 넘어진 내 얼굴의 땀방울을 지나가는 미풍이 이처럼 다정하게 씻어주고 저 하늘의 푸른 별들이 밤새 내 외로움을 위안해 주지 않는가? -모윤숙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중에서 예문으로 든 6.25전쟁 속에 조국의 위급함을 보고 스스로 목숨을 던진 어느 젊은 국군으 말을 전하여 애국을 강하게 설득하고 있다. 이와 같이 점층적인 이 미지의 변화를 쓰는 이가 이루고자 하는 의미를 강조시켜 가는 과정을 말한다. 대조법 아내의 밤은 늘 화려하였다. 내 방이 벽에 못 한 개 꽂히지 않은 소박한 것인 반대로 아내 방에는 천장 밑으로 쫙 돌려 못이 박히고 못다한 화려한 아내의 치 마와 저고리가 걸렸다. 여러 가지 무늬가 보기 좋다. 나는 그 여러조각의 치마에 서 늘 아내의 동체와 그 동체가 될 수 있는 여러 가지 포즈를 연상하고 연상하 면서 내 마음은 늘 점잖지 못하다. 그렇건만 나에게는 옷이 없었다. 아내는 내게는 옷을 주지 않았다. 입고 있는 골덴 양복 한 벌이 내 자리옷이었고, 통상복과 나들이옷을 겸한 것이었다. 그리 고 하이네크의 스췌터가 한 조각 사철을 통한 내 내의다. 그것들은 하나같이 다 빛이 검다. 그것은 내 짐작 같아서는 즉 빨래를 될 수 있는데까지 하지 않아도 보기 싫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 아닌가 한다. -이상 (날개) 중에서 예문과 같이 나와 아내를 적극적으로 대조시키는 구성, 혹은 대치상황을 통해 서 쓰는 이가 관찰하고자 하는 내용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말한다. 역설법 정형적인 생각에서 이탈한 반대되는 표현을 함으로써 내면의 의미를 보다 깊 게 하거나 강조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방법이다. 아차! 낳았습니다. 살고 있습니다. 울고 있습니다. 웃고 있습니다. 늙고 있습니다. 가고 있습니다. 어쩌다가! 참 나중에, 너?를 만나게 될 줄이야. -이경순 (인간적) 중에서 영탄법 차마 감출 수 없는 슬픔이라든가 기쁨, 아니면 불꽃처럼 이는 분노라든가 하 는 격정 등의 감정 따위가 아무런 여과없이 그대로 드러나는 강조법이다. 한 여인이 그 영혼을 송두리째 드린다 하면, 한 여인이 그 살을, 피를, 내음을 송두리째 드린다 하면, 아아, 그대의 고독은 풀릴 것인가. 차겁고 어둡고 말없는 얼굴 그대 마음을 풀 길없는 크나큰 이 슬픔은 조심스러라 두견이도 한 목청 울고 지친 밤 나 혼자만 잠들기 못내 설워라 울먹이며 떨며 머뭇대는 나의 사랑아! -허영자 (바위) 중에서 억양법 "백두산이 활화산이 되어 거대한 불꽃을 뿜어올리 듯 이제 우리 민족도 백두 산처럼 기마전하며 무동 타듯 벌떡 일어나 '물의 손자이며, 태양의 아들'이었던 옛 선조들의 기상을 물려받고 하늘의 아들이 이곳 백두산에서 최초의 신시를 열 었듯, 백두산을 태반으로 해서 우리 민족은 새로운 하늘의 도시를 개벽하여 이 곳에 세우게 될지도 모른다. 광개토왕의 역사는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이제야 말로 으늘의 우리 역사 속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다. 눈을 떠야 한다. 민족이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그러한 때. 눈을 뜨고 일어나 천년의 가슴 속에, 천년의 핏줄 속에 숨어 있는 그 뜨거운 용암을 입 밖으로 토해내면서 살아있는 화산으로 벌 떡 일어서야 할 바로 그러한 때인 것이다." -최인호(왕도의 비밀)중에서 예문으로 든 문장은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는 감정을 한껏 높임으로써 백두산 천지가 지닌 분위기를 고스란히 표현하고자 하는 내면의 이미지를 강하게 나타 내고 있다. 이렇듯 감정의 흐름이나 높낮이를 의도적으로 조율함으로써 쓰는 이가 얻고자 하는 의미를 한층 강하게 획득하는 방법이다. 경구법 보들레르... 놓쳐버린 열차... 그의 시구절에 이런 게 있습니다. '놓쳐버린 열차는 아, 얼마나 아름다우냐.' T,S엘리어트가 그의 보들레르 문학론에서 인용한 이 한 구절을 나는 나의 동 경사범학교 시절 나의 좌우명으로 간직했었습니다. 열차를 놓치지 않으려구요. 운명의 열차, 그걸 놓치지 않으려구요. 그 무서운 자학, 보들레르는 그 놓쳐버린 열차의 무서운 자학을 문학으로 승 화시킨 것이지요. 랭보도, 보들레르도. 자학! 시의 씨앗인지도 모르지요. 적어도 나의 경우. -조병화, 김대규 (시인의 편지) 중에서 문답법 앞에서 설명한 바 있지만 묻고 대답하는 형식의 표현 방법이다. 따라서 사실 적이고 직접 현장감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읽는 이로 하여금 친밀감과 구체성을 가질 수 있도록하여 쓰는 이의 생각을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게 한다. "당신이 무슨 사상을 가지든 그건 자유입니다. 그러나 그것 때문에 다른 사람 을 살해라려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 사상을 타인에게 강요하고 그 것으로 혁명을 꾀한다는 것은 큰 죄악입니다. 왜 아무 죄도 없는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키려고 하죠?" "죽을 죄를 졌습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또 한 명의 이름은 뭐죠?" "서강천이라고 합니다." 주영수는 서강천이 당 본부에 가 있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최대치는 어떤 인물인가요?" 하림은 가장 알고 싶은 것을 물었다. 주영수는 대답하기가 두려운지 머뭇거리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함께 일한 지 얼마 안되지만 그는 보통 사람이 아닙니다." "보통이 아니라. 그럼 특별하다는 말인가요?" "그 사람은 무서운 인물입니다. 집념이 강하고 잔인합니다. 만일 제가 자백한 것을 알면 저를 가만 두지 않을 겁니다." -김성종 (여명의 눈동자) 중에서 미화법 산새들이 울면서 숲속으로 뛰어들었다. 조그맣게 접힌 은지는 한 마리 새였다. 호르래 호르래. 그녀의 몸 어딘가에서 새벽보다 정결하게 우는 새소리가 들려왔다. 도엽의 입술이 아래로 미끄러졌다. 은지가 속눈썹을 떨었다. 너무 작고 너무 깨끗해서 해만 떠오르면 그녀의 육 신이 눈처럼 녹아 지층에 스며들 것 같았다. 파르스름한 정맥이 흰 피부에 조용 히 떠 있었다. 바다는, 정맥처럼 푸른 바다는 아직 언덕 너머에 있었다. -박범신 (풀잎처럼 눕다) 중에서 예문은 미화법의 전형적인 표현 방식으로 쓰는 이가 독특한 심미적 문장을 성 취해 놓았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깊은 의미로서의 표현이 아니라 아름다운 묘 사를 통하여 쓰는 이의 생각을 드러내는 방법이 미화법이다. (4) 해학방법으로 나눈 분류 유머 익살스런 농담, 해학이란 말로 흔히 쓰여지는 경우인데, 그냥 우스갯소리로 그 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면 속에는 또 다른 의미가 담겨 있어야 할 것이다. 아버지는 약간 난처한 기색이었다. "어려우시다면 말씀 안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정신교정원 원장은 서랍 속에서 안경을 꺼내 쓰며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반드시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의무감 같은거라 도 느꼈음인지 원장의 요구대로 대충 작은 형의 성장과정과 현재의 가정 환경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해주었다. 원장은 그것을 기록하고 있었다. 잠시후 원장은 작은형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올해 나이가 몇이나 됩니까?" 그리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비는 고기를 못 먹습니다." 작은형은 그러나 화가 잔뜩 나 있는 것 같았다. "집안에서 당신을 제일 미워하는 사람은 누굽니까?" "토끼하고 거북이를 교미시키면 미역국이 나옵니다." 언제나 작은형은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똑바로 대답해 이 새끼야!" 아버지가 화를 벌ㅋ 내면서 작은형을 다시 한 대 쥐어박았다. 그러자 원장이 매우 근엄한 표정으로 아버지를 나무랐다. 그리고 앞으로 자기와 작은형의 대화 속에 허락하지 않는 한 절대로 끼어들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아버지는 몹시 무안한 표정이었다. "당신 부친께서는 당신을 미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당신을 이리로 데리고 오 신 모양인데 어떻습니까, 당신은 지금 당신 자신이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하 십니까?" "보면 모르쇼." "내가 보기엔 지극히 비정상적인 것 같은데." "몽유병 때문에들 그러시는 모양인데 정말로 그건 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차 원 개발법 중의 하나예요. 괜히 생사람 잡지 말아요." "좋습니다." 원장은 서랍을 열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몇 장의 카드를 꺼냈다. "이건 무엇을 표현한 것입니까." 원장은 그 중의 하나를 작은형에게 내밀어 보였다. 그것은 빨강 노랑 초록 등 의 물감으로 그려진 대칭형 그림이었다. 내가 보기에 그것은 에펠탑 같아 보였 다. 그러나 작은형은 전혀 다르게 대답했다. "여자의 나체같잖아!" 다시 원장은 다른 카드 하나를 집어들었다. 역시 대칭형 그림이 찍혀있는 카 드였다. "개가 흘레 붙은 거!" 그러나 내게는 그게 나비넥타이를 맨 신사같아 보였다. -이외수 (꿈꾸는 식물) 중에서 아이러니 아내가 쓰는 그 돈을 내게는 다만 실없는 사람들로밖에 보이지 않는 까닭 모 를 내객들이 놓고 가는 것이 틀림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왜 그들 내객은 돈을 놓고 가나? 왜 내 아내는 그 돈을 받아야 되나? 하는 예의 관념이 내게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저 예의에 지나지 않는 것일까? 그렇지 않으면 혹 무슨 대가일까? 보수일까? 내 아내가 그들의 눈에는 동정을 받아야만 할 한 가엾은 인물로 보였 던가? 이런 것들을 생각하노라면 으레히 내 머리는 그냥 혼란하여 버리고 하였다. 잠들기 전에 획득했다는 결론이 오직 불쾌하다는 것 뿐이었으면서도 나는 그런 것을 아내에게 물어보거나 한 일이 참 한 번도 없다. 그것은 대체 귀찮기도 하 려니와 한잠 자고 일어나는 나는 사뭇 딴 사람ㅋ처럼 이것도 저것도 다 깨끗이 잊어버리고 그만 두는 까닭이다. - 이상 (날개) 중에서 예문과 같이 이미 작중의 화자가 아내의 주변 분위기와 행동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으면서도 일견 모르는 척 나타냄으로써 읽는 이로 하여금 아이러니의 상 황 속에서 결과로의 점진적인 접근을 성취하고 있다. 이처럼 표현의 목적을 엉뚱하게 표현하거나, 사실을 이탈하여 비꼬거나, 혹은 묘사에 있어서 반대적 복선을 깔아 쓰는 이의 숨은 뜻을 드러내고자 하는 방식 이다. 위트 흔히 재치, 익살로 쓰이는 기법인데, 순간적인 발견의 어떤 묘사나 제시를 통 하여 신선한 활기를 불어넣어 준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지나친 채택은 자칫 진지함을 잃어버릴 염려 또한 다분 하다는 걸 유의해야 한다.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 것이요. -윤동주 (마태복음 5장 3-12절) 중에서 제 3 장 추리소설만들기 어떠한 착상을 추리소설로 발전시켜 작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선택적이고 효과적인 문장을 그 사용 수단으로 해야 한다는 것을 이미 앞장에서 살펴보았다. 한데 그러한 문장을 통하여 보다 구체적으로 이야기 얼개를 전개해 나가기 위 해서는, 집필에 들어가기 전에 반드시 몇가지 결정하지 않으면 안될 사항이 있 다. 이를테면 착상이라든가 주제, 구성, 작증인물, 시점, 반전 따위가 그것이다. 아니, 그러한 것들이 꼭이 또 그렇듯 필요하냐구? 그렇다.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결정 사항들이야말로 마치 망망대해에서도 항로를 잃지 않고 목적지까지 무사히 찾아가는 배의 항해지도와 같아서,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 빠지기 쉬운 '백지의 공포(?)'에서 헤어나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작품의 수준을 높이는 데 있어서도 결코 빠질 수 없는 근거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할 것이 다. 1. 착상 만들기 (1) 착상이란 작품 출발의 첫 움직임이다 착상, 곧 아이디어란 쓰는 이가 작품을 만들기 위한 출발의 첫 움직임이 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은 또한 이야기 구성이나 주제를 만드는 또 다른 출발선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출발의 움직임은 쓰는 이로 하여금 집필 에 들어갈 수 있도록 무작위로 떠오르는 어떤 영감으로부터 비롯된다. 따라서 일상 생활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과 시야에 들어오는 모 든 사물들은 쓰는 이에게 그러한 착상을 제공할 수 있는 요소들이 될 수 있다. 물론 처음에는 지극히 단순하고 스쳐지나가는 정도의 아주 피상적인 움직임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일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쓰는 이의 의식 속에서 발전 하게 될 때 그런 하나의 착상으로서 작품으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착상이 꼭 스쳐지나가는 정도의 피상적인 움직임에서만 싹트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착상은 시단의 제약에서 자유롭다. 해서 어떤 것은 순간적으로 작품을 낳게 할 수도 있겠지만, 또 어떤 것은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라야 이루 어지는 경우도 있다. 필자가 직접 들은 얘기이지만, 김성종은 자신의 대표 작품인 <최후의 증인> 을 고향의 실재 인물에서 그 착상을 얻었다고 한다. 6.25전쟁이라는 민족 상잔의 역사가 빚어낸 인물 '황바우'의 행적이나 성격 묘사까지를 고스란히 옮겨와 작품 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착상은 작품 구상의 실마리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서 는 작품의 주제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실도 알 수 있 다. (2) 착상의 주요 동기는 대부분 직접 체험이다 작품으로까지 발전시킬 수 있는 착상을 얻는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고 말할 수 있다. 쓰는 이의 직접 체험이랄지, 일상의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이나 사건 이랄지, 혹은 <최후의 증인>과 같이 고향의 실재 인물을 통하여 작품을 낳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경우라도 그렇듯 착상을 얻는 주요 동기는 대부분 자신의 직접 체험이라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런 직접 체험에 가까울수록 좋은 작품을 낳을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로버트 메에디트와 존 피츠제럴드가 함께 쓴 <소설의 구조>에서 착상 을 작품으로 발전시키는 13가지 방법을 열거해 본 것이다. . 착상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 자신이 체험했거나 가능성이 있는 사건을 그거로 한 착상. . 자신의 경험에서 얻어진 인생에 대한 철학적 결론에 근거한 착상. .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체험을 통해서 얻어진 착상. . 역사도 착상의 근원 가운데 하나이다. . 친척들이 제공하는 착상. . 어떤 대상에 대한 혐오감 속에서도 착상을 얻을 수 있다. . 어떤 대상을 열렬히 지지하는 감정 속에서도 착상을 얻을 수 있다. . 현재의 사건, 또는 신문에서도 착상을 얻을 수 있다. . 우연한 사건에서도 착상은 얻어진다. . 비록 직접 체험해보지는 않았어도 모험에 대한 간절한 열망도 작품의 착상이 될 수 있다. . 새로 나온 발명품도 착상의 근원이 될 수 있다. . 사회적 대격변도 착상의 근원이 될 수 있다. 2. 주제 만들기 추리소설에서 웬 주제? 그냥 범인이나 잡아내면 그만이지. 천만의 말씀이다. 적어도 마지막 책장을 덮기 전에 범인 찾아내기 못잖게 반 드시 밝혀내야 할 것이 남아 있다. 그것은 '그가 왜 사람을 죽였는가?'라는 의문 점이다. 그렇다. 추리소설에 있어 주제는 바로 거기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니까 추리작가가 무엇을 쓰고자 하는 어떤 핵심적인 것, 그리고 읽는 이 가 거기에 도달하는 결론을 흔히 일컬어 주제 혹은 테마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 서 쓰는 이가 의도적으로 표현하려는 이러한 정신적인 목적의 성취야말로 작품 의 수준을 가늠하는 가장 중요한 문재가 되고있다는 점에서도 주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가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들을 읽어보면 무엇보다 인간의 범죄(살인)가 드 러내고 있는 욕망과 질투, 공포, 악한 본성이 인간의 근본적인 바탕 속에서 적나 라하게 그려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의 대표적인 추리작가 김성종이 쓴 <최후의 증인>의 경우, 6.25전쟁 니라는 민족적 비극과 그것으로 말미암아 빚어진 사람들의 원한과 갈등,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새로운 인간성의 발견이라는 튼실한 주제를 어렵지 않 게 만나게 된다. 다음의 예문으로 들고자 한 현재훈의 작품 <늪>은 비교적 짧은(25매) 추리소 설이다. 주제에 대한 인식을 좀더 명확히 하기 위하여 실제의 작품을 가지고서 살펴보기로 하자. 양수미는 아파트 창 밖 정원에 휘황하게 피어 있는 라일락 꽃을 내려보며 잠 시 생각에 잠겼다. "그이가 세상을 떠난 지 1년이 지났으니... " 하며 세월의 덧없음을 한탄하듯 한숨을 내쉬었다. 양수미의 남편 정윤호가 갑자기 죽은 것은 꼭 작년 이맘때였다. 춘천의 지방 재벌인 정기섭 씨는 차남인 정윤호 부부를 데리고 추천의 본가에 서 살고 있었다. 정기섭 씨는 호쾌한 성격에 손님 대접하는 일을 좋아해서 걸핏 하면 강원도 지방 유지들을 집으로 불러 주연을 베풀었다. 세상 얘기를 하고 신 변잡담을 하며 주흥에 젖어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의 낙이요, 취미였다. 양수미의 남편 정윤호가 급사한 것도 집에서 손님 대접을 하던 날이었다. 밤 12시가 되어 ㅗ님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후 갑지기 심장마비를 일으켜 변을 당한 것이다. 호화로운 양수미의 아파트 천정에 붙어 있는 샹들리에 불빛은 사람을 겨우 분 간할 정도로 희미하였다. 창문의 커튼을 다시 닫아 놓고 침대 곁으로 돌아온 양 수미는, "한 과장님." 하고 불렀다. 창 곁에 놓여 있는 침대 위에는 상체를 벗은 채 눈을 감고 반듯 이 누워있는 사내가 있었다. "... " 그러나 사내는 눈을 감은 채 대답이 없었다. 지금 막 격렬한 태풍이 그들의 육체를 휩쓸고 지나간 뒤라 형언할 수 없는 허탈감이 그를 바다처럼 감싸고 있 었다. "한 과장님." "음?" 그제서야 한인환이 눈을 감은 채 대답했다. "후회하고 계시는군요." 양수미가 말했다. "아니." 한인환이 신음하듯이 중얼거렸다. 한인환 과장은 강원도 춘천 지방에 주재하고 있는 S회사 지사에 재직하고 있 을 때 가끔 정기섭 씨의 초대를 받아 동료들과 함께 양수미의 집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양수미의 남편 정윤호는 서울에 있는 모회사에 근무하다가 박사 학위 과정을 밟기 위해 미국으로 갈 준비를 하느라 춘천에 있는 아버지 집으로 내려가 잠시 머물고 있었다. 양수미는 시아버지가 초대하는 손님들을 정성껏 접 대했다. 그 때마다 한인환은 양수미의 아름다운 미모와 고양있는 매너에 넋을 잃었다. 정윤호가 갑자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지 6개월이 지난 후 시아버지 정기 섭 씨는 양수미를 서울에 아파트 하나를 마련해서 그녀가 살아갈 길을 마련해 주었다. 그녀는 디자이너 공부를 한 기능인으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여섯 살짜 리 아들은 시어머니가 맡아 기르겠으니 열심히 일해서 살으라는 시부모님의 애 정어린 권고에 그는 따르기로 했다. 그런데 두 달 전에 양수미는 한인환 과장을 서울 한복판의 노상에서 만났다. 이것은 우연이었다. 양수미가 한 과장을 알아보고 반기면서 말을 건넸다. "어머, 한 과장님." 한 과장도 의외의 상황에 당황한 듯이 말을 더듬으며, "아, 양여사! 웬 일이세요?" "한 과장님이야말로 웬 일이세요?" 양수미도 전혀 생각 밖의 일에 이렇게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네, 저도 춘천의 공기가 답답해서 서울에 와 있어요." "그래요? 아기와 함께? "어뇨, 저 혼자요." "그러세요? 바쁘시지 않으면 차나 한 잔 하시죠?" "괜찮아요." "아니, 잠깐... " 양수미는 더 이상 사양할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가까운 다방으로 들어갔다.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두 사람은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그리하여 오늘 양수미는 한인환 과장을 자기의 방으로 끌어 들이기까지 되고 만 것이다. 양수미가 한 과장을 자기의 방으로 끌어들였다고 말했지만 이것은 조금어폐가 있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 두 사람의 사이는 그동안에 너무 뜨겁 게 달아올랐고 한 과장의 감정이 양수미보다 못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렇기 때문에 그들의 정사를 단순한 외도 정도로 규정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거 기에는 생명이라도 걸 수 있는 뜨거운 연애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저는 이왕 남편을 잃은 여자지만 한 과장님은 가정을 가지고 있어요. 아무리 우리들의 행동이 진실한 것이라 해도 한 과장님의 가정이 파괴되는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양수미가 한인환의 볼에 얼굴을 비비면서 흐느끼듯 이런 소리를 냈다. "... " 한인환은 깊은 한숨을 쉴 뿐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한인환이 자기의 아내 이숙희에게 이혼 얘기를 꺼낸 것은 그 후 반년이 넘은 후의 일이었다. 청천의 벽력같은 제의를 받게 된 이숙희는 깜작 놀랐다. 이숙희는 남편에게 까닭을 대라고 다그쳤다. 한인환이 대답했다. "당신에게는 미안한 일이요. 나에게 여자가 생겼오." "여자가 생겨요?" 이숙희는 더욱 놀라 두 눈을 동그렇게 떴다. 그리고 남편을 똑바로 쳐다보았 다. 그러나 곧 침착을 되찾고 말았다. "우리가 결혼한 지 꼭 십 일년이에요. 그동안 당신은 충실한 남편이요, 훌륭한 아버지였어요. 저에게도 눈 한 번 부릅뜬 적이 없었어요. 그런 당신에게 여자가 생기다니요. 대체 무슨 소리예요?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유분수지, 갑자기 여자 가 생기다니... ?" 한인환이 천천히 말했다. "나는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사람이요. 여자가 생긴 이상 당신에게 고백하지 않을 수 없고 그런 것을 고백하면서 나를 관대히 봐달라고 말할 수는 더욱 없어 요. 그것은 나 혼자만의 욕심을 차리는 일이니까." "그럼 그 여자가 누구예요? 그걸 말씀하세요." "당신도 아는 여자요." "내가 잘 아는 여자라뇨?" "내가 말을 하면 당신도 금방 아는 여자요. 그러나 그 이상은 말을 할 수가 없 소." "..." 한참 입을 다물고 있다가 이숙희가 말했다. "우리 이렇게 합시다." "어떻게?" "당신이 나에게 이혼을 청구할 권리는 없어요. 오히려 내 쪽에서 이혼 청구를 했으면 했지." "그래서?" "당신이 나에게 돌아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겠어요. 난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무모하게 그런 이혼 따위는 하지 않겠ㄹ어요. 당신이 실증이 날 때까지 마음대 로 바람을 피워보세요." "..." 한인환은 더 할 말이 없었다. 그 후 여러 차례 이숙희에게 이혼해 줄 것을 제 의 했지만 이숙희는 말을 들어 주지 않았다. 이숙희는 꾹 참고 기다렸다. 그것은 참을 수 없는 굴욕이었다. 그러나 남편이 맘을 돌이켜 먹는 날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이숙희는 자기 남편의 연애 대상자가 되고 있는 여자를 만나 그 여자를 설득 해 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무한정 남편이 돌아올 날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 는 생각이 들었다. 이숙희는 평소에 잘 알고 지내던 K형사를 찾아갔다. 그리고 자기 남편에 대한 얘기를 하고 그 연애 대상자라고 하는 여인을 찾아 줄 것을 호소했다. K형사는 이숙희의 현명한 부덕과 인내를 생각해서라도 그가 원하는 일을 도 와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날부터 K형사는 한인환의 뒤를 밝기 시작했다. 한 과장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 앞에 퇴근 시간을 맞추어서 잠복하고 있다가 한 과 장의 차를 추적했다. **맨션의 7층 705호, 양수미의 아파트를 찾아내는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 니었다. K형사는 관리인에게 신분증을 내밀고 물어보았다. "7층 705호실에 살고 있는 분이 누굽니까?" 대머리가 벗어진 관리인이 대답했다. "양수미 씨죠. 그 유명한 디자이너 말예요." "양수미?" "네, 그 방에 양장점을 차려놓고 상류사회 사람들의 옷만 주문받아서 지어준다 고 합니다. 뭐, 옷 한벌에 몇 십만원 짜리가 있다고 하드라... ?" 관리인은 머리를 저으며 이해가 가지 않는 듯한 표정을 했다.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 K형사는 그 결과를 곧 이숙희에게 전화로 알려주었다. 그 이튿날 이숙희는 **맨션 705호실로 양수미를 찾아갔다. 그리고 간곡히 양 수미를 타일렀다. "나는 한 과장의 아내되는 사람입니다. 오늘 이같이 양 여사를 찾아온 것은 조 금도 양 여사를 책망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나는 사람에게 사회적 규범보다 더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원초적인 욕망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있습니다. 그 욕 망에 불이 붙을 때 사람들이 그것을 뜨거운 연애라고 찬양하기도 하죠. 나도 그 극성을 찬양하기도 해요. 그러나 그것 때문에 악의 없는 제삼자가 희생되지 않 을 수 없다면 우리는 그것을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한 과장에게는 처자가 있다는 것을 잘 아시겠죠?" 양수미는 숨을 죽인 채 머리를 숙이고 이숙희의 말을 듣고 있었다. "두 분의 연애를 희생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죄없는 우리 식구가 희생의 제물 이 될 수밖에 없어요. 과연 어느 편을 희생시키는 것이 이성있는 사란의 취할 바 행동일까요?" 양수미의 눈에 이슬같은 물기가 서리며 입을 열었다. "저와 한 과장님의 연애가 사심없는 것이라 해서 죄없는 부인과 자녀들의 희 생을 요구할 수 있는 떳떳한 것이었다고 강변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 요. 그러나 이것만은 알아주세요." "무엇인가요." "당초에 우리들이 연애를 출발시킬 때 부인과 자녀들의 희생을 전제로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이에요." "좋아요. 이제 결판을 낼 때가 왔어요. 어떻게 하기겠어요?" 이숙희는 같은 여자로서, 양수미의 불행한 처지를 잘 아는 사람으로서, 일말의 동정심을 느끼며 아파트를 걸어나왔다. 한 달이 지났다. 이른 아침, 이숙희는 신문을 읽다가 깜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양수미가 그의 침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어?" 며칠 후 한인환은 살인혐의로 체포되었다. 밤낮으로 심문이 계속되었다. 한인 환이 드디어 고개를 떨어뜨리며 입을 열었다. "양수미와 연애를 하다 파국이 온 충격을 절제하지 못하고 헤어지자고 하느 양수미의 제언에 격분해서 순간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계획된 살의 는 전혀 없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이 작품을 살펴보면, (1)한인환이 재벌인 정기섭의 초대를 받아 간다. (2)거기 에서 정기섭의 젊고 어여쁜 며느리인 양수미를 만나게 된다. (3)그리고 1년 뒤, 병사로 갑자기 남편을 잃은 양수미를 우연히 만나 욕망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4)그러나 한인환의 아내인 이숙희가 양수미를 찾아가 호소하면서, 양수미는 한 인환에게 헤어질 것을 요구하다 그만 살해되고 만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물론 현재훈이 그저 단순히 (1)에서 (4)와 같은 이야기만을 쓰기 위해서는 아 니었을 것이다. 바로 그러한 이야기를 통해서 현재훈이 의도하고자 하는 주제(어 떤 핵심)를 효과적으로 표현(전달)하기 위해서라는 것쯤은 우리도 금방 눈치챌 수 있다. 말하지만 (1)에서 (4)까지 전개되어지고 있는 이야기 너머에 숨어 있는 어떤 의미, 그러니까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죄악을 표현하려 한 것이다. 따라서 이 단편추리소설의 주제는 '허용될 수 없는 불륜의 욕망과 그로 인하여 빚어진 인간의 죄악'을 그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주제란 쓰는 이가 추구하고자 하는 어떤 핵심적인 의미, 그러나 결 코 겉으로 드러나는 법이 없이 작품 속에 면면히 배어 있으면서 일관되게 이야 기를 이끄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2) 주제는 우선 쓰는 이의 역량에 맞는 것을 고를 것 추리소설의 작품들 속에는 반드시 인간들의 어떤 행위나 모습이 창조되어 있 다고 전제할 때, 작품 속의 그러한 인간들의 행위나 모습에서 아직 누구도 발견 하지 못했던 새로운 의미의 것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것은 이미 주제로서 그 참 신함을 갖지 못한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여기서 말하고 있는 새로운 의미의 것이란 특별히 이상한 이야기라거나, 거창한 큰 주제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지극히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사건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색다르게 해석할 줄 알고, 또한 그 가운데서 새로운 의미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쓰는 이는 무엇보다 우선 자기가 자신할 수 있는 주제를 채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역량으로 소화할 수 있는, 그러니까 쓰는이 자신의 직접 체험이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럴 수 없다고 한다면 비교적 이해의 폭 이 넓은 주제를 선택하는 것이 그러한 목적 달성을 위해서라도 바람직하다. 그렇지 않고 자칫 처음부터 너무 의욕만 앞세운 나머지 감다아기 어려운 주제 를 붙든다면 그건 보나마나 더욱 고단한 작업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그러한 작품의 겉 이야기일수록 대개 지리멸렬하기 마련이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이렇 다할 실감도 안겨주지 못할 뿐더러, 그로 인하여 대부분 실패작으로 끝나는 경 우가 많다는 것을 유념해 두기로 하자. (3) 주제는 대개 결말에서 강조되는 것이 좋다. 추리소설에 있어 주제는 작품의 분위기에서도, 작중인물의 행동에서도, 이야기 전개되는 과정에서도 좀처럼 노출되는 경우가 드물다. 대개 작품의 배후에 숨어 서 하나의 통일된 흐름으로 이야기를 이끌다가, 결말에 이르러서야 사건 정리와 함께 비로소 분명하게 밝혀짐으로써 이야기를 최종적으로 정돈하는 방식을 취하 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특히 추리소설은 전통적으로 결말에 가서 주제를 강조하는 경향이 짙은데, 앞 에서 예문으로 든 현재훈의 작품 (늪)만 보더라도 그러한 점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한 달이 지났다. 이른 아침, 이숙희는 신문을 읽다가 깜짝 놀라 소파에서 벌떡 일어섰다. "양수미가 그의 침실에서 변사체로 발견되었어?" 며칠 후 한인환은 살인혐의로 체포되었다. 밤낮으로 심문이 계속되었다. 한인 환이 드디어 고개를 떨어뜨리며 입을 열었다. "양수미와 연애를 하다 파국이 온 충격을 절제하지 못하고 헤어지자고 하느 양수미의 제언에 격분해서 순간적으로 일을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계획된 살의 는 전혀 없었습니다. 믿어주세요." 양수미와 한인환의 허락되지 않은 불륜의 욕망은 결국 살인이라는 끔찍한 파 국에서 그 종말을 고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끝맺고 있는 것처럼, 추리소설은 이 와 같이 결말에 이르러서 사건 정리와 함께 그 주제를 분명하게 보여줌으로써 쓰는 이의 의도를 읽는 이로 하여금 보다 명쾌하게 제시할 수 있음을 알 수 있 다. 3. 구성 만들기 구성이란 곧 플롯이라는 용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자신의 저서인 '시학'에서 사용한 미토소에서 나온 말이다. 그가 사용한 개념은 '행동의 모방', 혹은 '행하여 진 것의 결합'이라는 고전적인 의미였다. 그러던 플롯의 개념은 그 후 일반적으 로 사건과 행동의 전개, 즉 작품의 구성(구조)을 뜻하는 협의의 의미로 사용되어 오고 있다. 예컨데 플롯(구성)은 작품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뼈대, 그 작품의 진행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설계도 같은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오늘날의 일반소설에서는 장,단편 할 것 없이 이런 일정한 플롯이 없 는 경우도 많다. 가령 러시아의 작가 안톤 체호프이라든가, 최수철의 <공중누 각>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새로운 형식은 앞으로 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추리소설이 다른 일반소설과 다른 점이라면 전통적으로 플롯을 고 수한다는 것이다.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이 만들어지는 플롯에 따라 반드 시 일관된 논리로 이야기의 발단과 전개, 그리고 결말까지가 변함없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만큼 이러한 플롯을 만드는 감각을 익히는 일이야말로 추리소설의 수 준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 다. 그러면 앞에서도 이미 예문으로 든 바 있는 현재훈의 작픔 <늪>을 토대로 하 여 이러한 구성에 대해 직접 접근해 보기로 하자. 작품의 첫 단계를 보면, 한인환 과장이 정시섭의 초대를 받는다. 그 곳에서 한 인환은 정기섭의 젊은 며느리인 양수미를 만나게 된다. 둘째 단계에서는, 정기섭의 아들 정윤호가 병사하자 양수미는 시아버지 정시 섭의 도움으 받아 서울로 이주한다. 그런데 그녀는 우연히 한인환을 다시 만나 게 되면서 불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그런 어느 날 한인환의 아내 이숙희가 양수미를 찾아와 헤어질 것을 호소, 결국 그녀는 한인환에게 결별을 선언한다. 네 번째 단계에서는, 파국으로 눈이 뒤집힌 한인환이 순간의 격정을 이기지 못한 채 그만 양수미를 살해, 경찰에 체포되고 만다. 이렇듯 이 작품의 구서을 기초 단위인 네 단계로 나누어 보았을 때, 첫째 단 계는 작품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는 '발단'부분이 된다. 둘째 단계는 이야기가 진행되고 이쓴 '전개'부분이 되며, 셋째 단계는 갈등이 가장 고조되고 있는 '절정'부분이 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넷째 단계에서는 작품의 정리에 해 당하는 '결말'부분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극히 단순 구조라고 할 수 있는 직선적 구성으로 나눠본 경우이고, 이와 같은 창작 문법은 흔히 쓰는 이나 작품의 성격, 그리고 소재에 따라서 과감하고 새롭게 변형되기도 한다. 작품 <늪>의 경우에 있어서도 충격적인 어떤 사건(한인환과 양수미의 정사) 을 원래의 중간 부분에서 과감히 첫 부분으로 끌어내어 클로즈업시킨 다음, 이 야기의 전개를 역으로 끌어나가는 입체적인 구성을 채택하고 있음을 볼 수 있 다. 그럼 구성의 네 가지 기초 단위라고 할 수 있는 발단, 전개, 절정, 결말에 대 해서 하나씩 살펴보기로 하자. (1) 발단 발단은 추리소설이 시작이 되는 첫 부분으로 작품 전체의 형식과 내용을 결정 짓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등장인물, 사건의 실마리, 작품의 분위기 가 바로 이 첫 부분에서 비춰져야만 한다. 날씨가 무척이나 추워졌다. 검은 하늘에는금세 눈이라도 펑펑 쏟아질듯이 시 커먼 구름이 무겁게 덮여 있었다. 시커먼 코트에 얼굴을 머플러로 감싼 채 깊숙하게 모자를 눌러쓴 한 사내가 컬버 거리를 걷고 있었다. 사내는 74번지까지 걸어와선 계단을 뚜벅뚜벅 걸어 올라가 벨을 눌렀다. 버저가 지하실에서 시끄럽게 울렸다. 그때 한참 빨래에 열 중해 있던 케이시 부인은, "벨소리가 귀찮아서 일할 사람도 통 없잖아?" 라고 투덜대고는씩씩거리는 숨소리를 쏟아내며 부엌을 지나 힘겹게 계단을 올 라가선 방문객을 위해 문을 열어주었다. 밖에 한 사내가 먹빛 구름이 드리워진 찌푸린 하늘을 뒤로 하고 흡사 실루엣 같이 버티고 서 있었다. "라이언 부인의 방은 어디죠?" "부인의 방은 삼층인데요." 케이시 부인은 그렇게 대답하고 나서 다시 덧붙였다. "올라오세요. 라이언 부인도 당신의 방문을 알고 계시겠죠?" 사내는 입을 끅 다문 채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럼 어떡하나... 아무튼 올라오세요. 방문을 두드려야 할 거예요." 사내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케이시 부인의 앞을 지나 카페트가 다 낡아 나불 나불한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다. 나중에 케이시 부인이 진술한 바에 따르면 사내의 모습에는 무언가 이상한 느 낌 같은 것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순간에는 그 사내가 지독한 감기 때문에 그런 목소리 밖에 내지 못 했을 거라고만 짐작하고 있었다. 실제로 그녀의 그런 생각은 전혀 무리가 아닐 만큼 무척이나 추운 날씨이기도 하였다. 어쨌든 그 사내는 계단을 올라가고 있었고, 계단 모퉁이를 돌면서 그는 휘파 람을 불어댔다. 그 노래는 그녀의 귀에도 익은 '세 마리의 눈먼 쥐'였다. 이 작품은 영국의 여류추리작가 아가사 크리시티가 발표한 <쥐덫>의 첫 부분 이다. 이 작품의 첫 부분은 매우 음습한 컬버 거리를 배경으로,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내(범인으로까지 보이는)와 라이언 부인이 등장하여 뭔가 사건이 전개될 조짐을 암시하고 있다. 이처럼 전체를 보여 주고 있지 않으면서도 기본적으로 등장인물, 사건의 실마 리, 작품의 분위기가 제시되고 있는 첫 부분, 이것은 흔히 추리작가들이 가장 공 력을 많이 들인다고 하는 작품의 구성에 있어서의 발단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발단을 몇 가지 방법으로 본다고 하면 다음과 같이 나누어 볼 수 있다. <단순한 출발> 봄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밤 10시가 조금 지난 밤거리는 귀가를 서두르는 사람들의 허둥거림과 질주하 는 차량들의 홍수로 해서 소란스럽기 짝이 없었다. 거리의 쇼윈도우에는 아직 휘황한 불빛들이 남아 있었다. 충무로 모퉁이에 자리잡은 조그마한 의상실의 문이 열리면서 젊은 여인 하나 가 밖으로 나왔다. 스물댓쯤으로 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는데, 불빛에 드러난 옆얼 굴 모습이 청초하도록 아름다와 보였다. 물결치는 머리칼이 어깨까지 내려와 있었다. 검정 티셔츠에 녹색 골덴 투피스 를 입고 있는 것이 비교적 수수한 차림이었다. 염주같이 생긴 굵은 목걸이가 썩 어울려 보였다. 그녀는 백을 오른쪽 어깨 위에 걸친 다음, 조금 찌푸린 얼굴로 밤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비오는 것이 짜증스럽다는 태도였다. 비닐 우산을 파는 소년이 그녀를 발견하고 뛰어왔다. "얼마지?" "오백원이요." 그녀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오백원을 주고 비닐 우산을 사기에는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 김성종 <일곱개의 장미 송이> 중에서 이 작품의 발단은 상당히 단순하게 출발을 하고 있다. 어는 비오는 날 저녁 가게를 나오고 있는 젊은 여인의 모습을 마치 수채화처럼 담담하게 그려나가고 있다. <암시적 출발> 그해 가을, 쥐죽은 듯이 조용하고 음울한 어느 날,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 밑을 나는 하루 종일, 단 혼자서 말을 몰고 있었다. 광야를 빠져나가 저녁놀이 깔릴 무렵, 가까스로 목적지인 어셔가의 음산한 저택이 보이기 시작했다. - 에드가 앨런 포우 <어셔가의 몰락> 중에서 이 작품의 발단은 매우 음울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미 발단에서부터 앞 으로 전개될 이야기의 분위기가 상황을 고조시킨다는 쓰는 이의 의도를 쉽게 엿 볼 수 있다. <극적인 출발> 아내가 외박을 했다.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결혼생활은 이제 끝장이 난것이나 다름없다. 벽시계가 막 열 두점을 치고 있었다. 그는 꼼짝않고 소파에 앉이 있었다. 담배 에 불을 붙이면서 힐끗 시계를 본다. 탁자 위에 놓인 텔레비전 회면에 태극기가 펄럭인다. 방송 시간 종료를 알리 는 애국가가 흘러나온다. - 김성종 <나는 살고 싶다> 중에서 이 작품은 매우 대담하고 즉각적인 분위기로 첫부분을 시작하고 있다. 이렇듯 극적인 ㅊ발은 쓰는 이의 의도와 읽는 이와의 거리가 가장 짧안 순간에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회상으로부터의 출발> 나는 지금도 그 ㄸ를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거리는 무서움과 함께 가슴 밑바닥 에 잔잔히 깔리는 깊은 연민에 사로잡히지 않을 수 없다. 긴 머리를 뒤로 묶고 나뭇잎이 그려진 까운을 걸친 체 우울한 눈빛으로 담배 를 피우던 그 여자. 하얀 이마와 콧날 선으로 이어지는 앙다문 그 입술의 붉은 빛깔을 생각하면 지난 여름의 해변에서 벌어진 일들이 마치 한 토막의 스크린처럼 머리 속을 점 령해 버린다. 나는 그 살인사건에 연루되어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기 보다는 배우고 느낀 점이 더 많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사랑은 양심의 눈을 근시안으로 만 들고, 승부는 포기에서 오며, 이 세상에는 참으로 절묘한 우연들이 귀신들처럼 존재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니까 그 사건은 바로 해변에서 시작되었다. - 유홍종 <그 해 여름 후진에서> 중에서 이처럼 작품의 출발이 지난날을 회상하는 형식으로부터 발단이 시작되고 있는 방법이다. <주인공이 등장하는 출발> 프랭크 클로퍼드는 조심성이 많은 사나이였다. 증요한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승산을 생각하고 이익과 손실을 따져보고 나서 치밀한 계획을 짜는 것이 다. 남달리 게임도 좋아했지만 진 다름에 곤경에 빠질 정도로 돈을 거는 일도 없고, 먹느냐 먹히느냐의 승부에는 결코 손대지 않으며, 포커에서도 인사이드 스 트레이트 같은 것을 노리지 않았다. 따라서 결혼생활이 마침내 인내의 한계에 이르렀을 때 그는 전자회사가 세일즈 캠페인을 벌이는 것과 마찬가지의 열성을 쏟아 조심스럽게 취해야 할 방법을 생각했다. - 패트리시아 맥거 <완벽한 알리바이>중에서 이 작품은 프랭크 클로퍼드라고 하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조심성이 많은 인물 부터 등장시키고 있다. 이렇듯 작품의 주인공 소개로부터 발단이 시작되는 방법 이다. <대화로 시작되는 출발> "그래트입니다." 여인은 오해가 없도록 다짐을 두기 위해서 덧붙였다. "미스 그래트." 그녀는 얇은 입술을 불쾌한 듯이 굳게 다물고 서서 형사인 맥그래거 경사가 수첩에 이름을 적어놓는 것을 기다려주었다. "그러니까 당신이 사체 발견자인가요, 그래트양?" "네 그렇습니다." "당신은 피해자 잰더로우스키 씨와... 그러니까 가정부인가요?" "어떤 의미에서는 그렇습니다." - 조이스 포터 <도우버 경감과 아주 작은 방> 중에서 이 작품은 잰더로우스키 씨의 살해사건에 대한 사체 모격자 미스 그래트와 맥 그래거 경사와의 대화로부터 발단이 시작되고 있다. <배경 설명으로부터 출발> 머린 지방에 있는 로스라고 하는 작은 마을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차로 금문교 를 건너 30분쯤 떨어져 거리에 있다. 돈꽤나 있는 사람들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 지는 그런 곳인데, 계급이나 인종차별에 관한 고리타분한 사고방식이 이곳에는 아직도 남아있다. 마을 사람들이 결성한 자치 위원회라는 것이 있어서 당치도 않은 부동산 값을 매겨 놓고 그들의 집을 사들이려고하는 사람들을 고를 정도였 다. 따라서 아무리 돈많은 부호라 하여도 그가 소수 민족 그룹의 사람이라든가, 그들의 까다로운 선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그 곳에서 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빌 프론찌니 <아주 손쉬운 일> 중에서 이 작품은 사회적인 계급이나 인종 차별의 편견이 심한 로스 마을에 대한 배 경 설명부터 그려나가고 있다. 이처럼 작품의 무대를 시작으로 하는 발단이 있 다. <어떤 상황에서 시작되는 출발> 애초부터 이런 사건을 맡는 게 아니었다. 문지수 형사는 담배 꽁초를 길바닥 에 내던지며 생각했다. 십대의 광기어린 폭력사건, 게다가 피해자는 앳되어 보이 는 예쁘장한 소녀가 아닌가. 이런 사건의 결말은 늘 그 끝이 안 좋았다. 대개 범인은 유복한 가정 환경에 서 자란 만화영화의 주인공과 같은 소년이거나, 아니면 거리에 내던져져 일찍부 터 폭력의 세계에 방치되어 버린 야수와 같은 아이일 게 뻔했고, 선악조차 구별 하지 못하는 그런 미숙아들을 한때의 실수 때문에 냉엄한 심판의 세계로 보낸다 는 건 그다지 기분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 이종학 <허슬러> 중에서 이것은 문지수 형사라는 등장인물이 맡게 된 사건 상황이 설명되면서 발달이 시작되고 있는 작품이다. 같은 방법으로 발달이 시작되고 있는 작품하나를 더 보기로 하자. 나는 블렌더 골링을 죽였다. 그나마도 아주 단순한 동기에서 그랬다. 그 여자 는 나와 나의 아내 사이에 끼어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와 그녀 사이에 비정상적인 어떤 관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둘은 그저 친했다고나 할까. 하기 는 지금까지 사랑해 온 남편을 따돌리고 개밥에 도톨이처럼 다룬 것과도 같은 관계를 '그저'라는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마땅한지 모르겠다. 어쨌거나 그 여자 를 죽인 건 아내를 다시한번 내 손에 되찾으려고 노렸던 데서 비롯된 것인데, 그렇기느 커녕 우리 두 사람은 지금 영원히 갈라서고 마는 궁지에 처하고 말았 다. 그리고 지금의 나느 불안과 더불어 절망적은 공포뿐만 아니라, 지난날에는 겪어보지 못했던 무서운 허탈감을 안은 채 다가오는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 루드 렌들 <타고나면서부터의 희생> 중에서 <독백으로 시작되는 출발> 손톱 정도, 어떻게 자동식으로 될 수 없을까? 무디어진 손톱깎이로 악전고투, 겨우 줄질까지 마친 김준식 형사는 안도의 한 숨을 푹 내쉬었다. 손톱이 자라면 길어진 만큼, 저절로 톡톡 잘려나가 준다면... 어쩌자고 창조주 는 인간을 이렇게도 불편한 수동식으로 만들고 말았을까. 김 형사는 항상 그것이 불만이었다. 수사만 해도 그렇다. - 이원두 <배고플 때는 키스를> 중에서 이 작품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등장인물의 독백이나 자문자답으로 발단이 시 작되는 방법이 있는가 하면, 그밖에도 계절을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이 되고 있다든지, 시간이나 어떤 특정한 공간, 꿈, 상징성이 강한 시나 노래, 편지, 지방 사투리, 종교 의식 등 여러 가지 형식으로 작품의 발단을 출발시킬 수 있다. (2) 전개 발단에 이은 이 부분에서는 이야기의 진행이 상당히 복잡해지고 분규를 일으 키면서, 또한 다음 단계인 절정을 향하여 점층되는 긴장감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조건이 따른다. 특히 추리소설의 구성 단계 가운데서도 양적인 면에서 거의 대부분을 차지한 다고 할 수 있는 이러한 전개부분에서는, 색깔과 모양이 서로 다른 여러개의 조 각들이 모여서 하나의 통일죈 모자이크 그림을 만들어내 듯이, 서로가 유기적으 로 연관되면서도 해결이 가능한 논리성을 지니도록 해야 한다. 다음에 예문으로 들어가서 크리스티의 <패팅턴 발 4시 50분>에서 미스 마플 과 클래독 경감과의 사건을 바라보는 시간의 차이, 또한 김성종의 <피아노살 인>에서 등장인물인 나(1인칭)를 둘러싼 아내와 소희라는 여자 그리고 강 형사 의 등장, 그리고 E.C.벤틀리의 <트렌트 최후의 살인>에서 경감과 트렌트의 대화 를 통하여 사건이나 성격이 점차 복잡해져 감을 각기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미스 마플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지적했다. "하지만 그때는 살인이 일어난 것을 아무도 믿지 않았을 때였어요. 젊은 여자 가 골프 연습을 하다가 풀숲 속에서 값싼 콤팩트를 주웠다고 해서 허겁지겁 경 찰에 달려가 봤자 웃음거리밖에 더 되었겠어요?" 미스 마플은 잠시 말을 끊더니 다시금 야무지게 덧붙였다. "그보다는 사체를 찾아내는 편이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했지요." 클래독 경감은 미안한 듯이 웃었다. "사체는 반드시 찾아내리라고 확신하고 있었군요." "그럼요. 추호도 의심하지 않았지요. 루시 아일리스밸로우는 유능하고 똑똑한 여자이거든요." "그건 동감입니다. 내 직업상의 경쟁자지요. 대단히 유능합니다. 그런 아가씨와 굳이 결혼하려는 남자는 아마 없을 겁니다." "어머나,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에요. 물론 좀 특별한 남자라면 그렇게도 생각하겠지만요." -아가사 크리스티 <패팅턴 발 4시 50분> 중에서 다음 다음날엔가 소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푸른 바다처 럼 싱그럽게 내 귀를 때렸다. 오후 1시에 우리는 해운대 K호텔 커피숍에서 만나 점심을 함께 하기로 했다. 내가 외출복으로 갈아입자, 아내가 어시 가느냐고 물었다. 나는 잠깐 볼일이 있어서 나갔다 오겠다고 말한 다음 급히 밖으로 나왔다. 엘리베이터를 내려 막 아파트 건물 밖으로 나서는데, 저만치서 강형사가 급히 다가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쳐다보는 그의 시선은 날카로우면서도 싸늘한 빛이었다. 나는 가슴에 찬 바람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다. - 김성종 <피아노살인> 중에서 "시체를 봤나?" 하고 경감이 물었다. 트렌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사체가 있던 현장도 둘러보았어." "이 사건을 본 내 첫인상은 아무래도 골치아플 것 같다는 거야." 경감을 서서히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하르베에서 들었을 때에는 흔히 있는 강도살인사건으로 - 하긴 이 지방에서 는 그다지 흔한 사건도 아닐 테지만 - 범인은부랑자 같은 건달패려니 생각했는 데, 좀 이상한 느낌이 든단 말야. 그건 아마 트렌트 자네도 이미 알아차렸겠지 만, 우선 첫째로 피해자가 자기 집 울타리 안에서, 그것도 집 바로 가까이에서 사살된 점이야. 그리고 강도가 들어온 흔적도 전혀 없어. 사체에서도 없어진 게 하나도 없고. 그러므로 이것만을 놓고 본다면 틀림없이 자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아. 또 있어. 주위 사람의 얘기를 들어보니까 맨더슨은 약 한 달 전부 터 정신 상태가 좀 이상했다는 거야. 자네도 알고 있겠지만 그와 부인의 사이는 그다지 순조롭지 못했던 모양이야. 부인에 대한 태도가 달라진 것이 꽤 오래 전 부터 하인들 눈에도 띈 모양인데, 요 일주일 동안은 특히 심해서 부인에게 말도 안 했다는 거야. 그 때문인지 아니면 그 밖에 다른 까닭이 따로 있어서 그런지 는 몰라도, 어쨌든 그는 딴 사람이라도 된 것처럼 침울해져 말도 하지 않았다는 구만. 부인의 시중을 들던 하녀들은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곧 일어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었다고들 말하고 있네. 실제로 무언가가 있었다고 나중에 곧잘 그런 말들을 하는 법이지만 말야. 아무튼 그들은 그렇게 증언하고 있어. 그런만큼 지 금까지의 정황으로 미뤄 자살이라는 설이 나오는데 자넨 어떤가? 자살이 아니라 는 또 다른 이유라도 있나, 트렌트?" "트렌트는 창문 턱에 걸터앉아 두 무릎을 끌어안으면서 말했다. "내가 조사한 바로는 모든 사살이 자살설을 부인하는 것 뿐이었네. 우선 무엇 보다 흉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야. 현장을 샅샅이 뒤졌네만 권총 같은 것은 있지도 않았어. 둘째, 손목에 난 상처야. 할퀸지 얼마 안 된 듯한 상처와 멍자국, 그것은 누구와 격투를 벌였을 때 난 상처는 아닐까? 셋째, 자기 눈을 스스로 쏘 아 자살했다는 말은 아직 들어본 일이 없어. 그리고 호텔 지배인에게 들은 얘기 인데, 이것은 이 사건에게 아마 가장 이상한 점일 걸세. 맨더슨은 밖으로 나가기 전에 완전히 정장 차림을 갖춘 사람이야. 한데 자신의 틀리를 잊어버리고 끼지 않았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만약 자살할 생각이었다면 자신의 사체가 발견 되었을 때 보기 흉하지 않도록 옷차림까지 생각했던 사람이 과연 틀리를 잊어버 린 채 나갔겠냐 이말이지." - E.C.벤틀리 <트렌트 최후의 사건> 중에서 (3) 절정 추리소설의 구성에 있어 첫 발단에서 전개의 단계를 거쳐오는 동안 점층되어 온 이야기가 어느 순간 극적인 반전, 또는 가장 고조된 순간을 절정이라고 말한 다. 특히 추리소설의 구성 단계 가운데서도 양적인 면에서 가장 짧은 부분을 차지 하고 있으면서도 마침내 전체적인 사실이 드러나고야 마는, 또한 그래서 어떤 강렬한 감정이 배어나오는 단계이기도 하다. 그럼 예를 들어보기로 하자. 그는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들었다. 그러면서 트로터는 차라리 온화한 미소 를 짓고 있었다. 그러나 몰리는 트로터의 손에 들려진 것을 보곤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 "세상에! 보통 땐 경찰이 권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잖아요?" "물론 그렇죠. 보통 땐 경찰이 권총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요." 트로터는 덧붙였다. "그러나 데이빗 부인. 난 경찰이 아니에요. 난 가엾은 그 어린 아이 짐이에요. 조오지의 형인 짐이라고요. 당신이 날 경찰로 착각하고 만 건 내가 동네 공중전 화에서 트로터 경찰이 당신 집에 도착한다고 말했기 때문이지. 그리고 난 이 집 에 도착하자마자 외부 전화선을 몽땅 절단해 버렸고, 그 때문에 당신들은 경찰 에 날 조회할 수도 없었던 것이고." 몰리는 두려움에 질린 굳어진 눈길로 트로터를 바라보았다. 권총은 여전히 자 신을 향하고 있었다. "데이빗 부인, 서튼짓을 하지마. 소리를 지르면 금방 총알이 불꽃을 튀기고 마 니까. 그의 얼굴은 변함없이 냉소가 흐르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몰리는 와들와 들 떨었다. 다시금 트로터, 아니 짐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음성도 어느샌가 예전의 목소 리로 변해 있었다. "그래, 난 그 조오지의 형이다. 내 동생은 롬리지에서 죽었어. 그 썩어빠진 보 일 부인이 우릴 그 농장으로 보낸 거지. 또 그 농장집 여주인은 어린 우릴 못살 게 굴었고. 한데도 당신들은 우리에게 아무런 구원의 손길도 보내지 않았어. 우 린 그야말로 눈먼 세 마리의 쥐였어. 난 그 때 결심했지. 무슨 일이 있어도 어른 이 되자. 어른이 되면 그들을 반드시 복수하겠다. 난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고, 지금까지도 그런 결심은 유효해." 그는 갑자기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정말이지 모두 너무들 심하게 우릴 학애했었어. 그 군의관놈은 짜증스러울만 큼 낱낱이 깨물어가며 날 귀찮게 했었지. 때문에 난 어쩔 수 없이 도망치지 않 으면 안 되었어. 아무튼 난 이제 어른이 되었고, 또 드디어 어렸을 때에 우릴 그 토록 학애했던 당신에게 복수할 기회가 찾아온 거야." 몰리는 그런 때일수록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망나니를 흥분시키 지 않으면서 대화를계속해 나갈 꼬투리를 찾아보려고 그녀는 머리를 빠르게 회 전시켰다. 아무래도 짐의 기분을 당장 딴 데로 돌려야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짐, 내 말을 들어봐요." 그녀는 거의 애원하고 있었다. "딴 짓하면 어떻게 되는 줄 알지." 그는 이맛살을 찌푸렸다. "어떤 작잔지 내 스키를 몰래 감춰 버렸어. 한데 난 아직 그 작자를 ㅇ아내지 못했거든." 그는 차갑게 미소짓고 나선 다시금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만 있으면 전혀 걱정할 건 없어. 이건 당신 남편 자일즈의 권총이 니까. 그 친구 책상 서랍에서 몰래 훔쳐가졌지. 이번 사건 모두를 그 친구의 짓 으로 꾸밀거야, 흐흐. 어때, 이 경찰 변장도 이만하면 괜찮았지? 런던의 라이언 부인, 흐흐... 난 쳐다보는 그 처량한 얼굴이란, 이번엔 이 멍청이 같은 여잘 그 렇게 만들어 줄까?" 짐은 혼자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때 어디선가 다시 한 번 음산한 휘파람 소리가 들려왔다. 누군지 '세마리의 눈먼 쥐'를 부르고 있었다. 순간, 짐은 흠칫하고 놀랐다. 권총이 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찢어지는 듯한 다 급한 외침이 허공을 갈랐다. "부인 엎드려욧!" 그녀가 얼떨결에 바닥에 엎드리는 찰라, 문 옆의 소파 구석에서 뛰어나온 메 트거프 소령이 재빠르게 짐한테 달려들었다. 그 때 권총이 발사되었다. 그리고 세상을 떠난 몰리의 백모인 미스 에멀이가 살아 아껴오던 평범한 유화 그림에 총알은 여지없이 날아들었다. 얼마동안 거실 안은 그렇게 엉망진창이었다. 몰리의 남편이 거실로 뛰어 들어 오고, 크리스토퍼와 파라비치니가 그 뒤를 이어 나타났다. - 아가사 크리스티 <쥐덫> 중에서 그러니까 이미 처음 발단 단계에서 '세마리의 눈먼 쥐'를 휘파람 불면서 라이 언 부인을 찾아와 살해했던 정체불명의 사내가, 경찰로 위장한 짐으로 밝혀지면 서 돌연 그 결말이 불가피해진 절정의 묘미를 한껏 발휘해 놓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과 같이 전개의 맨 끝 부분에서 긴박감 넘치는 멋진 반전의 순 간이 반드시 절정의 정석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앞에서도 예를 든 적이 있는 현 재훈의 <늪>과 같이, 곧 절정이 결말과 함께 끝나고 마는 창작문법도 쓰는 이 의 개성이나 작품의 성격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채택 변형될 수 있다는 것도 알 아둘 필요가 있다. (4) 결말 추리소설의 구성에 있어 처음의 발단에서 전개, 그리고 절정의 단계를 거쳐오 는 동안 최고조를달했던 이야기가 급속히 정리되면서 마무리되는 순간이 결말이 다. 그러나 이때 '범죄는 반드시 발각되고 만다'거나, '죄악을 범해선 안 된다'는 식 의 훈계적인 어떤 도덕적 마무리로 그쳐서는 곤란하다. 또 이 단계에서는 마침내 등장인물들의 운면의 전환이 결정(과연 누가 죽였는 가?)되는가 하면, 주제가 극명하게 드러남(왜 그랬는가?)으로써 이야기를 최종적 으로 정돈하느 방식을 취하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자아, 우리도 함께 나가지." 뒤엔 자일즈와 그의 아내만이 남았고, 그들은 순간 서로의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러다 다음 순간 그들 부부는 와락 힘차게 끌어안았다. "여보." 자일즈가 입을 열었다. "어디 다친 데는 없소?" "네, 다치지는 않았어요." 그녀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남편인 자일즈를 바라보았다. "전혀 안 다쳤어요, 자일즈. 그렇지만 전 너무 무서워서 머리가 돌아버리는 줄 알았어요. 심지어는 혹시 당신이 살인범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하게 되고... 그렇 긴 하지만, 자일즈. 당신은 그 날 무슨 일로 런던엘 갔었죠?" "내일이 바로 우리 결혼 기념일이잖아. 그래서 난 당신에게 선물을 주고 싶었 던 거야. 한데 당신은 그것도 모르고 날 오해하고 있었다니 원... " "어머나!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당신에게 줄 선물을 장만하려고 몰래 런던에 다녀온 거예요." "나는 그 망나니 살인자 때문에 질투로 내 정신이 아니었던 모양이요. 잠깐 정 신이 돈 게 틀림없다구. 여보, 날 용서해 주겠오?" "그럼요, 자일즈." 그때 문이 열리면서 파라비치가 그 특유의 잰걸음으로 들어왔다. 그는 빙긋이 웃고 있었다. "이거 부부가 화해하시는 데 방해가 되지 않았는지 모르겠군요. 진짜 너무나 멋진 장면이로군요. 그러나 유감스럽지만 난 이만 작별을 해야겠습니다. 경찰이 지프라면 어떻게 저 눈을 뚫고 갈 수 있겠죠. 경감을 가까스로 설득해서 그 지 프에 동승하기로 했거든요." - 아가사 크리스티 <쥐덫>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아가사 크리스티는 계속 진행되어 온 사건들을 매우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으로 결말을 짓고 있다. 반면에 감정을 가급적 겉으로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성적 여운을 남겨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결말도 허다하다. 어쨌든 적극적인 결말 형태나 소극적인 결말 형태거나 간에 이러한 창작문법 은 쓰는 이의 개성, 작품의 성격, 소재에 따라 그 구성원의 짜임새에 맞춰 선택 하면 된다. 결말의 예문을 하나 더 들어보자. "저... 임신했어요. 선생님의 아기예요." 최구는 옥화의 배를 내려다보았다. 마지막으로 떠나올 때 한 번 관계한 것이 적중했다고 생각하자 그는 그 신기로움에 희열을 느꼈다. 오 형사를 보니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짓고 있었다. "으하하하하... 아들일까 딸일까.. 으하하하하 한 번 보고 싶은데... 으하하하하... " 최구는 웃음을 터뜨렸다. 창살을 붙잡고 눈물을 나오도록 웃어제쳤다. 한참 후 그는 겨우 웃음을 참으면서, "오 형사님, 제가 맡긴 통장을 이 아가씨한테 주십시오." 하고 말했다. 면회 시간이 끝나 옥화의 모습이 멀리 사라지자 최구는 다시 웃음을 터뜨렸 다. 희열에 찬 길고긴 웃음이었다. 그 해도 다 갈 무렵, 옥화는 예정보다 일찍 아기를 낳았는데 아들이었다. 이듬해 봄, 그녀는 아기를 안고 교도소로 최구를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거기 서 떠나고 없었다. 먼 곳으로, 돌아올 수 없는 아주 먼 곳으로 떠나간 것이다. - 김성종 <일곱개의 장미 송이> 중에서 4. 등장인물 만들기 추리소설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아무래도 사건과 배 경, 그리고 인물이 될 것이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추리소설이라면 반드시 등장 하기 마련인 인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가히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누가 왜 그런 짓(살인)을 저질렀는가'라는 명제를 이야기하는 것이 추 리소설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사건돠 배경이 되는 '왜 그런 짓(살인)을 저질렀는 가'하는 것은 결국 '누가'라고 하는 등장인물을 그려내기 위한 보조적 요소에 지 나지 않는다고도 볼 수 있다. 사실 이것은 또한 에드가 앨런 포우 이래로 추리 문학이 전통적으로 지향해 온 중심 과제라는 점에서도 그 중요성은 보다 극명해 진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추리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쓰는 이는 무엇보다 등장인물 을 만들어내는 작업에 공력을 들여야 한다. 개성이 살아 있는 창조된 인간을 만 들어내기 위하여 평소부터 관심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 된다. (1) 등장인물의 유형 <평면적 인물> E. M.포스터는 자신의 저서인 <소설의 이해>에서 등장인물을 평면적인 인물 과 입체적인 인물 두 가지로 구변하고 있다. 그ㄹ 주장에 따르면, 먼저 평면적인 인물이란 어떤 일정한 정형성을 띠기 마 련이어서 사고, 성격, 행동에 있어서 시종 일관된 원칙을 준수해야한다라고 요구 하고 있다. 따라서 이런 평면적인 인물은 그 활동의 굴곡이나 개성적인 면에서 크게 두드 러져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그저 그렇고 그런 인 물쯤으로 밖에 보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입체적인 인물과는 달리 이런 평먼적인 인물안 어떠란 상황 전개 속에 서도 쓰는 이ㄹ 의도(주제)를 무리없이 이끌어 갈 수 있다. 특히 결말 부분에 이 르러서 보다 극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안겨줄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기도 한다. 예를 들어보자. 손지혜의 집에 이른 병호는 낮게 흐느끼는 울음 소리에 주춤하고 섰다. 조금 후 안으로 들어가 보니 손지혜 혼자 울고 있었다. 그를 보자 그녀는 더욱 결렬 하게 울었다. "웬 일이십니까?" "바, 바우님이 나가셨어요." "나가다니요." "이거 남겨두시고... " 지혜는 편지 봉투를 내어밀었다. 그것을 꺼내본 병호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그 것은 황바우가 남기고 간 유서였다. "저녁 신문을 보고 놀라서, 저는 태영이가 입원해 있는 대학 병원으로 갔어요. 갔다 와 보니까 바우님이 안 계셨어요. 선생님, 빨리 바우님을 찾아주세요. 그 분이 돌아가시면 안 돼요. 태영이까지 저렇게 됐으니 전 누굴 보고 살라는 말입 니까! 죽어야 할 사람은 전데. 이게 이렇게 된 겁니까!" 그녀는 울음을 참으려고 몹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지만, 터져나오는 울음 을 막지는 못했다. "바우님도 태영이가 그렇게 된 걸 아십니까?" "모르실 거예요. 놀라실까봐 말씀들 안 드렸어요." 병호는 급히 유서를 읽었다. 그것은 모두 세 통이었는데, 백지에 볼펜으로 서 투르게 꾹꾹 눌러쓴 것으로 철자법과 띄어쓰기가 모두 틀려 있어 읽기에 힘이 들었다. (맘씨좋은 형사님에게 형사님 우리 아들 태영이는 아무 죄가 없슴니다. 죄느 저헌티 잇슴니다. 지가 두 사람을 주기엇슴니다. 그렁게 지는 주거 마땅함니다. 다시 말씀드림니다. 우 리 태영이는 아무 죄가 업슴니다. 모든 분들 볼나치 업서서 지는 죽슴니다. 부다 우리 태영이와 어멈을 불상히 여기시어 괴롭피지 마시고 돌보아 주십시요. 그러 믄 지는 마음노코 주글수 잇것슴니다.) 병호는 시야가 흐려와서 더 이상 읽을 수가 없었다. 그는 북받치는 감정을 억 누르면서 유서를 들고 일어섰다. "너무 상심하지 마십시요. 곧 찾도록 하겠습니다." 택시 속에서 그는 나머지 유서를 읽었다. (불상하고 불상한 어멈에게 불상한 어멈은 내가 죽뜨라도 굿새개 사라가소. 어멈은 아직 절믄께 새 사람 만나서 행복허게 잘 사라갈 수 잇슬거요. 태영이를 바서라도 죽지말고 굿새개 사라가소. 나는 저승에서 어멈이 잘 살기를 빌것소. 불상한 어멈은 태영이를 버 리지 말고 사러 마음 합패서 잘 사라가소. 내가 주것다고 슬퍼하지 마소. 그리고 나를 찾지 마소. 나는 살만큼 사랏응께 이만 가네. 불상한 어멈 잘 잇소. 건강하 게 잘 잇소.) 세 번째 유서는 아들에세 보낸 것으로 부정이 넘쳐 흐르고 있었다. 그것을 읽 는 병호의 손이 떨리고 있었다. (아들 태영이에게 태영아 이 못난 애비가 마지막으루 부탁하는 거시니 잘 드러라. 못난 애비 때 매 니 고생이 심한 걸 생각하문 내 가슴이 찌저지는 것만 같구나.) ... (중략) -김성종 <최후의 증인> 중에서 작품 속의 등장인물 황바우는 부역죄라고 하는 무고한 누명을 뒤집어 쓴 채, 무려 20여 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원한의 감옥생활을 마친 뒤, 마침내 출감한다. 그리고 곧 연이어 의문의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상황은 돌연 그의 복수극으로 휘몰아간다. 그러나 그의 숙명적인 선량함은 그러한 상황 아래에서도 변질되거 나 이탈되는 법이 없는 일관성(정형성)을 여실하게 보여 주면서, 더 나아가 그러 한 원한과 갈등을 극복하는 인간성의 발견이라는, 쓰는 이의 의도(주제)를 매우 감동적으로 획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입체적인 인물> 입체적인 인물이라고 해서 꼭 평면적인 인물의 반대 개념이라고 보기는 어렵 다. 다만 어떠한 상황 아래에서도 일관성 원칙을 준수하는 평면적인 인물과는 달리, 설사 전형적인 출발을 하였더라도 자기 성격의 다른면을 드러낸다거나, 사 고와 행동이 매우 복잡 미묘하게 표현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읽는 이는 자기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그런 전형된 인물상이 아 닌, 개성이 강한 인물로 그려지고 있기 때문에 낯선 호기심을 집중시키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그는 스물 두 번째 생일이 있는 12월에 우아하고 매력적인 한 미망인을 만났 다. 그녀는 40대였으며, 돈도 꽤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5번가와 55번가의 모퉁 이에서 처음 만났는데, 두 사람 모두 그것이 매우 낭만적인 만남이었다고 생각 했다. 그녀는 버스를 피하려고 인도로 뒷걸음치다 그만 발을 헛디뎌 그의 품으 로 넘어졌다. 그녀는 매우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는 5번가 버스 운전사 들이 경솔하며 운전재주를 부린다고 유머러스하게 말을 했다. 그들은 함께 길을 내려가다가 어느 술집에 들어가서 그가 마티니를 한 잔 샀다. 그 뒤 몇주일 동 안 그들은 조그만 이스트 사이드 예술극장에 가기도 하고, 서너명의 웨이터들에 게 팁도 주어야 하는 호화로운 레스토랑에서 식사도 했다. 그는 자기 돈이 나가 는 것은 아니었지만 많은 수표를 지불했다. 그들의 교제는 몇 달간 계속되었으며 그동안 그는 연극학교엔 나가지 않았다. 그런데 조금도 서운하지 않았다. 오후에는 그녀를 쫓아다니며 쇼핑을 했으며, 그 중에서 몇 가지는 그에게 사주는 것이었다. 처음에 그는 그녀와의 나이 차이 때 문에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이 남들 눈에 창피했지만, 곧 그런 것은 무시해 버렸 다. 그러나 그는 다른 이유에서 둘의 관계에 불만을 갖게 되었다. 첫째, 그녀의 얼굴은 분명히 매력적이었지만 그녀의 육체는 그렇지 못했다. 둘째, 이건 상당히 중요한 사실이다.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보이에게서 들은 얘기인 데, 자기가 여섯달마다 주기적으로 바뀌는 젊은 제비 가운데 한 명이라는 것이 다. 그는 우습게도 자기위치가 그렇게 될지도 모른다고 깨닫고 있었다. 어쨌든 그녀와 만난 지 다섯달이 거의 지났을 무렵, 그녀와 함께 보내지 않은 밤을 그가 어떻게 지냈는가에 대해 그녀가 별로 관심을 나타내지 않게 되었을 때, 그는 어머니가 몹시 아프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야 한다는 핑계를 대고 그녀 에게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그는 자기 옷에서 양복점의 상표를 떼어내고, 파테크 필립 손목시계를 어쩔 수 없이 저당잡힌 뒤에 집으로 돌아갔다. 6월 초에 그는 자신의 집에서 빈 둥거리며 그 미망인이 젊지도 예쁘지도 친절하지도 않았다고 투덜거리면서, 좀 더 장래성 있는 관계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 아이라 레빈 <죽음의 키스> 중에서 작품 <죽음의 키스>에서 그려지고 있는 '그'는 결코 단일한 성격의 인물이라 고 볼 수 없다. 주위의 변화에 매우 복잡하면서도 미묘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독특한 인물인데다, 더욱이 주어진 어떤 상황에 따라서는 일관성 없이 성격이 변화 또는 발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요즈음의 추리소설 창작문법에선 이렇듯 포스터가 주장하고 있는 평면 적 인물과 입체적 인물의 구별이 별 의마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분법적 인물 말고는 정형과 개성, 평면적인 면과 입체적인 면을 동시에 가진, 그래서 더욱 복 잡 미묘한 등장인물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2) 등장인물의 성격 이미 앞에서도 살펴본 바 있지만, 추리소설은 인물(누가)을 중심으로 사건(살 인)이 전개(저질렀는가)되어야 한다고 전재할 때, 등장인물응 그만큼 중요할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쓰는 이는 무엇보다 인물을 만들고 그 인물 묘사에 주력하게 되는데, 여기서 인물 묘사란 곧 인물의 성격 묘사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그러한 성격 묘사는 있는 그대로의 성격을 겉으로 고스란히 드러 내는 직접 묘사와, 사건의 전개 속에서 따로 설명없이 사고나 행동을 통하여 성 격을 드러내는 간접 묘사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설명에 의한 묘사> 개학이 되었다. 예상대로 나는 급우들로부터 여전히 놀림감이 되기 시작했다. 나를 놀린다는 사실만은 누구에세도 정당방위처럼 하등의 죄가 되지 않는 행위 로 인식되어져 있는 것 같았다. 급우들은 언제나 내가 새로운 놀림감의 소재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른 녀석이 무슨 일을 저지르면 대수 롭지 않게 넘어가 버리면서도 내가 무슨 일을 저지르면 대단히 재미있는 사건처 럼 화제를 삼기 일쑤였다. "경수네 아버지 말이지, 국회의원에 출마해서 말이지, 돈을 물쓰듯 썼는데 말 이지, 어떻게 되었냐 하면 말이지." ... (중략) 나는 나 자신이 싸움에 도통 소질을 타고나지 못했다는 사실에 대해 수시로 한스러움을 금치 못했다. 권투를 배우든지 태권도를 배우든지 해야겠다고 자주 이를 악물어 보기는 하지만 그 순간만 지나고 나면 도무지 용기가 생기지 않았 다. 나는 너무나 운동신경이 둔하다는 사실을 스스로 잘 알고 있었으며, 권투 도 장에서도 태권도장에서도 놀림감만 되리라는 두려움은 여전했던 것이다. - 이외수 <물> 중에서 오정아는 아무나 좋아할 여자가 아니었다. 더구나 실현성도 없이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꾼는 시골 학교 선생을 좋아할 리 만무한 여자였다. 그런 상황의 사람과는 잠깐의 로맨그조차 자기 스스로가 용납하지 않은 성격이었다. 그런데 자기보다 못 배우고 어리숙하고, 충청도 무지랭이 냄새가 물씬나는 원종일을 좋 아할 리는 더욱 만부당한 일이었다. 그런 불가능한 사랑을 바라만 보다가 상대 가 죽은 지금 원종일은 어쩌면 마음 속 깊이에서, 자기도 인식하지못할 마음 속 의 아주 구석진 곳에서 내 사랑을 아무에게도 빼앗기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끼 고 있어 지금 심정은 오히려 평화로울 수도 있을 것이다. - 권경희 <저린 손끝> 중에서 이 두 작품에서 보는 것처럼, <물>에서의 '나'는 급우들의 놀림감이 되고 있을 만큼 의지박약한 인물로,<저린 손끝>에서는 오정아와 원종일은 깐깐하고 우둔 한 성격으로 각기 묘사되어 있다. 하지만 작품 <물>에서는 직접적인 표현으로 등장인물인 '나'를 그리고 있는 방면에, <저린 손끝>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를 대비시켜가면서 성격을 드러내는 간접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몸짓에 의한 묘사> 탁보는 방으로 기어 들어간다. 웃통을 벗어 휘둘러 모기를 내쫓는다. 그러다가 그냥 쓰러져 코를 곤다. 역말댁도 빵봉지를 도로 넣고 방으로 기어든다. 온종일 땀을 흘려, 시척지근한 내새가 방안에 가득하다. 그녀는 모기 때문에 입은 옷 그대로 탁보 등을 지며 보리쌀 베개하여 다리를 뻗는다. 우르르르... 천둥이 하늘 쪼갤 듯하나 역말댁 귀엔 모기 소리뿐이다. 갯바닥에 도깨비불이 요란하여 비가 온다고 일러왔다. 한밤중이 되니 정말 비가 쏟아졌다. 다짜고짜로 퍼부우니 억수였다. 탁보 내외는 비가 새어 방바닥이 흔건하도록 곤히 자고 있었다. 그 사이 뒷산 공동묘지에 내린 비는 삽시간에 큰물이 졌고, 토사를 몰고 쏟아져 내려, 탁보네 굴뚝 옆으로 뚫린 개울은 금방 넘실거리며 흘렸다. - 이문구 <김탁보전> 중에서 <행위 또는 얼굴 표정에 의한 묘사> 그는 신중하고 차분한 눈길로 새장을 하나하나 훑어 나가고 있었다. 때로는 금새 새를 사 버린 것처럼 조롱 속을 유심히 들여다 보기도 하고 ㄸ로는 조롱 속으로 손가락까지 뻗어 넣으면서 녀석들의 주의를 끌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사내는 그때마다 녀석들에 대한 자신의 충동을 잘 견뎌내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는 그런 식으로 자신의 충동을 참아 가면서 단 한 마리의 새를 사 날려 보낼 자신의 기회를 오래오래 아끼고 즐기는 것이었다. 아니, 사내는 그렇 게 자신을 즐기면서 끈질기게 무언가를 찾아 기다리고 있는 것이었다. 그건 다 만 손님들이 그 방생의 집을 모두 떠나가고 가게 안에 젊은이와 자신만이 남게 될 시간일 수도 있었고, 혹은 그가 날개를 사 줄 녀석을 위한 어떤 특별한 인연 에의 기다림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이청준 <잔인한 도시> 중에서 이 작품에서는 신중하게 새를 고르는 행위를 통하여 '나'라고 하는 등장인물이 어두운 현실과 맑은 이상을 지향하고 있는 성격으로 간접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대화를 통한 묘사> "배향림의 주변 인물을 조사를 해보았나?" "아직 자세히는 모릅니다만, 이 맨션에 사는 남자들 몇 사람과 친하게 지낸 것 같습니다." "누가 그래?" "경비실의 천병일이란... " "그 친구 좀 불러오지 그래." 강 형사가 인터폰으로 천씨를 불렀다. 30초도 채 안 되어 천병일이 15층의 배 향림 아파트로 올라왔다. "당신이 어젯밤에 배향림이 들어오는 것을 보았소?" "예, 제가 봤어유. 2시쯤 됐지유." "2시란 걸 어떻게 알아?" "뭔 여자가 이렇게 늦게 집에 오나 싶어 시계를 봤지유." "배향림은 들어온 뒤 혼자 15층으로 올라왔나?" "물론입죠. 새벽 2시에 다니는 사람이 또 있겄어유? 배향림 씨는 곧장 엘리베 이터를 타고 15층으로 올라갰구만요." "15층으로 곧장 갔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요?" 추 경감이 물었다. "경비실에 엘레베타 상황판이 있어유. 엘레베타가 통과하는 층과 현재에 머물 고 있는 층이 표시되게끔 되어 있어유. 어젯밤 엘레베타는 15층에 배향림을 내 려준 뒤 새벽까지 그냥 거기 머룰러 있었어유. 아무도 쓰지 않을 때는 마지막 선 층에 그냥 있게 되어 있어유." 천병일은 엘리베이터를 엘리베타라고 말했다. - 이상우 <두 사람이 가는 지옥> 중에서 이 예문에서 등장하고 있는 천병일아라는 인물은 엘리베이터를 엘레베타라고 알고 있을 정도로 낮은 학력의 소유자라서, 지방 사투리까지 구사하도록 배려한 평범한 아파트 경비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대화를 통 해서 직접 뜨는 간접적으로 등장인물의 성격을 설정하기도 한다. 5. 시점 만들기 추리소설을 쓸 때 같은 사건이나 등장인물을 다루고 있으면서도 과연 어떤 과 점에서 그러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가에 따라 그 서술이 사뭇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쓰는 이가 표현하고자 하는 의식의 관점, 이른바 '카메라의 눈'이라고 하는 서술의 양식을 시점이라고 한다. 물론 여기에는 다시 몇 가지 형식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주관 적인 시점, 객관적인 시점, 전지적인 시점, 그리고 종합적인 시점 등으로 분류하 고 있다. (1) 주관적인 시점 사람들은 아버지를 난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옳게 보았다. 아버지는 난장 이였다. 불행하게도 사람들은 아버지를보는 것 하나만 옳았다. 그밖에의 것들은 하나도 옳지 않았다. 나는 아버지, 어머니, 영호, 영희 그리고 나를 포함한 다섯 식구의 모든 것을 걸고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을 언제나 말할 수 있다. 나의 '모 든 것'이라는 표현에는 '다섯 식구의 목숨'이 포함되어 있다. 천국에 사는 사람들 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 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 보지 않은 날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그런대도 어머니는 모든 것을 잘 참았다. 그러나 그날 아침 일만은 참기 어려웠던 것 같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읽는 이가 1인칭인 '나'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인물과 사건을 만나 서술해 나가는 시점(카메라의 눈)이다. 주관적인 시점의 예문을 하나 더 들어보기로 하자. 그 날은 바람 한 점 없는 따뜻한 날이었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서서 빙판처럼 움직임이 없는 해변을 바라보고 있는데 나 갔던 아내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왔다. "여보, 여보, 큰일 났어요!" 나는 그대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바다에 떠 있는 배들도 음직이지 않고 있었다. 나는 모든 것이 정지해 있고 고요하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 런데 아내가 호들갑을 떨며 들어온 것이다. 아내는 꽤 시끄러운 편이다. - 김성종 <피아노 살인> 중에서 (2) 개관적인 시점 그는 도서관을 나와 캠펴스를 건너 그가 묵고 있는 집 쪽으로 향했다. 그는 두 블록을 지났을 때, 의상실 창문에 커다랗게 '세일'이라고 쓰는 표지가 붙어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중 하나는 '마지막 세일'이라는 말과 함께 모래시계가 그 려져 있었다. 그는 잠시 그 모래시계를 쳐다보았다. 그리고느 돌아서서 학교로 돌아갔다. 그는 대학 서점으로 갔다. 게시판에 붙여진 책 목록을 본 뒤에, 점원에게 약대 생들이 보는 실험 지침서인 '조제기술'을 달라고 했다. "학기가 벌써 시작되었는데 너무 늦었군요." 라고 점원이 말하면서 그 책을 들고 뒤에 돌아나왔다. 그것은 선명한 초록색 표지로 된 크고 얇은 책이었다. - 아이라 레빈 <죽음의 키스> 중에서 객관적인 시점(카메라의 눈)이란,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작품의 사건들 을 인식하는 의식의 관점이 3인칭인 '그'로 표현되는 객관적인 서술 양식을 말한 다. (3) 전지적인 시점 비가 그친 후 습기를 머금은 후덥지근한 밤열기가 주의 그늘 속에 숨겨진 고 독한 한 사람의 그림자 주변에 깔려 있다. 사나이의 얼음장같이 날카로운 눈초 리가 인기척 없는 거리를 샅샅이 훑어보고 있다. 기다리고 있는 비에 젖은 빌딩 과 보도 위에 아슴프레한 빛을 던져주고 있다. 영국의 3월에는 흔히 있는 날씨 이다. 사나이가 숨어 있는 곳에소 길을 떠나 바로 맞은편에는 오래된 메이나드 선술 집으로 통하는 빈터가 있다. 그 곳의 가장 어두운 그늘 맨 안쪽에는 한 대의 승 용차가 세워져 있다. 그것은 바로 조금 전만 해고 없었던 차였다. 본네트가 아직 따뜻했고 정지된 엔진에서는 찌이찌 하는 금속성 소리가 신음하고 있었다. 찾고 있었던 차인 것이다. 그 차가 있는 것을 보면 두 사람의 중개인이 이미 그 집 안에서 운반책을 기다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그들은 운반책이 가져올 정보를 얻 기 위해 달려온 것이 틀림없다. 한 사람은 그 정보를 매수하기 위해서이고, 다른 한 사람은 뒷탈이 없도록 그 운반책을 없애 버리기 위한 킬러였다. - A.W.마이켈 <악마의 유언> 중에서 예문은 3인칭의 관점에서 서술되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서술은 아무래도 앞에서 살펴본 객관적인 시점과는 왠지 그 분위기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데 객관적인 시점이 '그'라고 하느 3인칭의 시점(카메라의 눈)을 통해서만 관찰하는 서술인데 반해,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쓰는 이는 3인칭으로 언 급은 하고 있으되 인물과 사건을 마치 위에서 부감으로 한눈에 모든 것을 내려 다 보듯이 서술하고 있는 양식을 전지적인 시점이라고 한다. 예를 더 들어보자. 작년 이맘때쯤, 그가 일행과 함께 금성에 있는 루울시로 공연갔을 때, 타고 가 던 우주선의 고장으로 낯선 고원에 불시착한 적이 있었다. 고원 상공에서 갑자 기 발생한 회오리 바람에 실려온 우주먼지들이 우주선 후미의 연료분사기에 고 장을 일으켰던 것이다. 몇 시간 안 되어 그들을 그조하러 스페이스 셔틀이 도착 했다. 하지만 구조된 그는 사고시 급속한 하강의 충격으로 심한 정신착란을 일 으켰다. 특히 감각기의 혼란에 의해 구토와 더불어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공연은 자연 취소되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복용하기 시작한 약물로 그느 점 차 만성 중독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그의 주치의는 그 후 계속 그에세 장기 입 원 및 중추수술을 권유했지만 그는 이번 공연까지 그저 미루어온 터였다. 또한 그 때부터 시작된 것 같은 인기의 하락세는 그의 우울증을 더욱 심각하게 하면 서 그의 미래를 자꾸 좀먹고 있었던 것이다. - 김진우 <인기관리인> 중에서 (4) 종합적인 시점 내 동생 얘기를 해야겠다. 동생 녀석은 정말 잘 생긴 녀석이라고 할 수 있지. 삼삼하게 생겼어. 공갈 하나도 보태지 않고 말하지만, 난 어느 영화 배우도 내 동생 녀석만큼 생겼다고 생각하지 ㅇ아. 녀석이 좋아하는 낡은 골덴 바지에 목을 덮은 검은 빛깔의 스웨터를 입고 앉 아서 기타를 튀기는 모습을 보노라면 난 자식이 내 동생이면서도 이뻐서 미치겠 어. 거기에다 노래도 기가 막히게 부르거든. 자식의 목소리는 근사해. 목소리에 질 긴 끈이 엉켜 있는 것 같아. 편물기 속에서 살이 가로세로 직조되듯 녀석의 목 소리는 마구 엉켜 있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정연하게 풀어지거든. 나하고 동생하고 한 살 차이야. 누가 형이냐 하면 그야 물론 내가 형이지. 나 는 대학교 삼학년, 녀석은 다니지 않지만 이학년의 나이야. 하지만 우리들의 쌍판은 영 다르게 생겨 먹었어. 녀석에 비하면 나는 키가 작 고 눈도 작은 편이지만 몸무게 만큼은 내가 더 나가고 있어. 왜냐 하면 내가 녀 석보다 불알이 크니까 말야. ... (중략) 동생에게 있어서 그 새로운 모든 것은 차라리 한 번 삼켰던 음식을 다시꺼내 되새김질하는 초식동물의 저작과 같은 자기 확인이라고 할 수 있겠지. 지난날에 삼킨 그 음식이 과연 꿈이 아니었던가, 꿈이 아니고 실제로 현실에 존재하였던 것인가, 그것을 확인하러 찾아가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 아니면 그 혀 짧은 계집년의 목소리는, 옷깃은, 육체는, 그 모든 것은, 동생의 눈에 새롭 게 비쳐졌기 때문인지도 몰라. 왜냐하면 그 계집년은 동생이 경험한 최초의 여인이었으니까. 동생이 대화를 나눈 최초의 여인이었으니까. 거기에다 그 최초의 대화에 더 깊은 육체를 가르 쳐 준 여인이었으니까. - 최인호 <내 마음의 풍차> 중에서 예문을 보면 '나'라는 1인칭 화자의 시점에서 서술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나'라는 1인칭 화자를 통하여 실질적으로는 '동생'이라 는 3인칭 시점을 객관성 있게 묘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나'라는 1인 칭의 주관적인 시점과 '동생'이라는 3인칭의 객관적인 시점이 교직되어 서술되는 양식을 종합적인 시점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러한 시점은 1인칭 시점의 주관적인 표현과 3인칭 시점의 객관적인 표 현을 작품 속에서 동시에 획득하고자 의도할 때 흔히 채택하게 되는 양식이다. 그러나 예문에서 보는 것처럼 이러한 시점에서는 곧 '나'가 주인공이 될 수 없 다. 주인공은 '동생'이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나'를 통하여 '동생'이라는 주인공 을 객관적으로 그리자는 의도인 것이다. 종합적인 시점의 예문 하나를 더 들어보자. 찰스 바스카빌 경의 죽음에 얽힌 이야기는 젖혀놓고서라도 불과 이틀 사이에 우리가 부딪힌 수수께끼 같은 사건들을 꼽아보면 우선 이상한 방법으로 만든 협 박편지, 미행하던 마차 안의 검은 구레나루의 사나이, 빨간 구두가 한짝 없어진 일, 검은 구두가 없어진 일, 그리고 지금 없어졌던 구두 한짝이 돌연 땅에서 솟 아난 듯이 나타난 것 등이었다. 베이커 가에서 돌아오는 마차 속에서 홈즈는 아무런 말도 없이 묵묵히 앉아 있기만 하였다. 그의 그러한 얼굴을 보고 나는 그가 이 수수께끼같은 사건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를 궁리하고 있는 걸 알아차렸다. 그리 고 집에 돌아와서는 내내 줄담배를 피워대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 코난 도일 <바스카빌가의 개> 중에서 6. 반전(反轉) 만들기 추리소설은 인생에서 지루한 부분을 뺀 나머지 모든 것을 소재로 채택할 수가 있다. 하지만 적어도 추리소설이라고 한다면 반드시 재미가 있어야만 한다. 재미 가 빠진 추리소설은 이미 생명력이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물론 추리소설에서 재미를 찾아낸 데는 다양할 수가 있다. 이를테면 추리소설 속의 사건일 수도 있고, 인물일 수도 있으며, 또한 독특한 소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러한 것들도 다름 아닌 반전의 지배를 받고 있기 마련 이다. 반전의 장치가 존재하고 있기에 그러한 재미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그리 고 그러한 반전의 재미는 오로지 추리소설에서만 만날 수 있다는 데 매우 특별 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반전에 관한 예문을 살펴보기로 하자. K라면 나도 알만한 이름이다. 한때 양궁 남자 국가대표 선수로 명성을 날렸으 나, 돌연 은퇴 이후 TV 코미디 프로에 진출하여 특유의 익살스런 몸짓으로 과 거 양궁 성수 시절보다도 더 많은 인기를 모으고 있는, 그러나 최근 아내와 이 혼을 선언하면서 월드스타 M양에게 공개 구혼을 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연예 가의 입방아에 한창 오르내리고 있는 녀석이다. 한데 오늘 아침, 그런 K의 아내가 그녀의 아파트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되 었다 것이다. 물론 장 반장은 예외없이 나를 호출했고, 우리가 사건 현장에 도착 했을 땐 그녀가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다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담당 검시의는 예리한 흉기에 가슴이 찔려 피살되었으며, 살해 시각은 어젯밤 10시에 서 11시 사이라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우리는 우선 그녀의 전 남편이면서 이 사건의 첫 목격자인 K를 심문했다. 하 지만 K는 어젯밤 그 시각의 알리바이가 너무나 분명했다. 자신의 아파트에서 동 료 코미디언들과 함께 포커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 현금으로 꼭이 다섯장을 잃 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우리는 K를 사실상 범인으로 지목했다. 단지 이혼해 주지 않는다는 이 유로 K가 그동안 여러 차례나 죽은 아내를 협박했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서 이 미 심증을 그렇게 굳혔던 것이다. 문제는 바로 그러한 심증을 입증해 줄만한 물 증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상하단 말예요. 둘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도 K는 101동 904호에, 죽은 아 내는 102동 904호에살고 있었다니 말예요. 서로 빤히 마주보이는 아파트에다 더 욱이 같은 층에." 나는 돌아오는 길에 지프 안에서 장 반장에게 그렇게 말했다. 장반장은 그저 피식 웃기만 했다. "여자가 한 번 독기를 품으면 저승까지 따라간다는 얘길 못들었어? 이혼도 해 줄 수 없지만 매일 빤히 바라다보이면서 M양과의 재혼도 막아보고 싶었을테지." ... (중략) 우린 당장 방송 녹화를 끝내고서 돌아갔다는 K의 아파트로 향했다. K는 영문 을 알 수 없다며 우릴 마지못해 맞아들였다. "나는 두 사람이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으면서도 굳이 왜 마주 바라다보이는 아파트에 살고 있었을까 하고 처음부터 생각을 많이 해봤죠. 그러면서 당신이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유명한 양궁 선수라는 데 주목했어요. 그리고 그 정도 의 실력이라면 이 아프트 101동에서 102동 사이, 그러니까 60미터 거리쯤은 10 발을 쏘아 9발 이상을 명중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당신의 선수 시절 기록에서 확 인할 수 있었어요."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욧!" K는 두 눈을 부릅뜨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물론 당신은 아내가 살해되던 날 밤 동료 코미디언들과 함께 이 곳에서 포커 게임을 했던 건 사실예요. 그러나 그건 순전히 알리바이를 조작하기 위한 것에 불과했었죠. 당신은 포커 게임중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어요. 아내는 당신의 전 화를 받고 흥미롭다는 듯이 시키는 대로 아파트 베란다로 나가 섰죠. 그러자 당 신은 화장실에 간다며 슬그머니 자리에 일어나 102동 904호 베란다가 정면으로 바라단 저 건넌방 안에서 아내를 향해 화살 시위를 당겼던 거예요." "좋아요. 그랬었다고 해요. 그렇지만 사건 현장에는 내가 쏘았다는 화살이 없 었잖아요?" "바로 그게 끝까지 우릴 괴롭힌 문제였어요. 그렇지만 뜻밖에도 간단히 해결될 수 있었던 건, 당신이 여름 특집으로 출연했던 코미디 프로를 시청하면서였어요. 그때 당신이 공중을 날 수 있었던 건 우리들 눈에는 보이지 않은 아주 가느다란 피아노 줄이었다면서요? 아내를 겨냥한 화실 꽁지 끝에 그 피아노 줄을 매달아 쏜 뒤, 다시 피아노 줄을 잡아당겨 화살을 감쪽같이 증발시킬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가요?" - 박청하 <904호, 904호> 중에서 장편추리소설 <장미의 이름>을 써서 우리들에게도 친숙한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또 다른 저서인 <나는 '장미의 이름'을 이렇게 썼다 >에서 다음과 같이 고백하고 있다. '내가 이 작품을 쓴 것은 나에게 열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믿기로,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류로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인간은 천성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나는, 한 수도사를 독살하는 막연한 아이디어에 자 극을 받고 1978년에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나는, 소설 쓰기가 이렇게 시작 되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머지는 쓰여지는 과정에서 붙은 살에 지나지 않는 것 이다... ' 움베르토 에코는 우리가 아는 대로 이탈리아 최고의 작가다. 그런만큼 그의 고백을 일단 신뢰하기로 하자. 하지만 말이다. 그의 고백대로 '한 수도가를 독살 하는 막연한 아이디어에 자극받아 이야기를 썼다'는 주장은 그렇다쳐도, '나머지 는 쓰여지는 과정에서 붙은 살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는 고백을 과연 그대로 받 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의문이 남는다. 가령 소설 속의 수도원 살인 사건이, 금서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 제 2 권의 내용이 웃음을 유발하여 신성 모독을 한다는 광적인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지적 호기심을 참지못해 <시학>을 읽은 수도사들은 살해했다는 교묘한 반전의 설정이 아닌, 그저 단순한 살인사건을 설정하고 있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치밀 한 구성 속에 수도사 윌리엄의 통찰력과 과학적 논리를 무기로 사건을 추리하여 결말의 극적인 반전이 없었다 할지라도 과연 이 작품이 그렇듯 뭇 독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었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장담하기 곤란하다. 그렇다. 읽는 이로 하여금 전율하게 할 만한 일(살인 사건)과 또한 마지막 그 런 반전의 장치는 곧 추리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또 다른 재미이며, 무게이고, 룰(규칙)이 아니겠는가. 제4장 이제는 원고 집필에 들어가 보자 1. 원고 집필에 들어가서 (1)'이런 이야기를 한번 써볼까?' 하는 생각이 곧 원고 집필의 출발점이 된다 누구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대개 첫 작품을 쓰기까지에는 '관찰' '모방' '창작문법에 따른 연습'이라는 습작 단계를 거치기 마련이다. 원고집필은 이렇듯 몇 가지 준비 단계를 거치고 난 다음에라야 비로소 들어가게 되는 데, 이때 과연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써야만 좋을까라는 방법 문제에 부딪 히게 된다. 더욱이 첫 번째 도전인 만큼 지나친 의욕을 앞세운 나머지, 자 신의 역량에 너무 버거운 이야기에 매달리다 결국 끝을 맺지 못하고 중도 에서 포기하는 경우도 보게 된다. 아니, 그럼 털도 뽑아내지 아니하고서 통째로 먹을 줄 알았단 말인가? 물론 충분히 이해는 한다. 그런 비장한 결 심 아래 출발을 했다는 것도 인정한다. 그래서 하는 말이지만, 중도에서 포기한다는 것만은 제발 삼가 달라. 맘에 들지 않는다고해서 벌써 몇 번씩 이나 내팽개쳐 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기도 했겠지만, 누구나 처음 출발은 힘들기 마련이라는 걸 인정해야만 한다. 그런 다음 여러 번 요구하는 것도 아니니까 딱 한번 큰 맘먹고 일단은 원고 집필을 완성시키는 인내를 택하 기로 하자. 맘에 들고 안들고를 떠나서 첫 작품은 우선 끝까지 가보는 것 이 절대로 필요하다. 거듭 말하지만 대개 첫 작품을 쓸 때에는 다시 고쳐 쓸 수 없다라는 강한 자기 집착에 사로잡혀 자신의 모든 역량을 쥐어짜게 되고, 또 그러다보면 문제의 어려움은 바로 거기에서 비롯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실은 이제 초고원고에 불과한 작업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부단한 인내로 그렇듯 초고를 끝낸 다음에도 다시 고쳐쓰는 작업, 즉 원고 퇴고를 거듭하여야만이 비로소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라 는, 멀리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론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하다. 물 론 그렇다고 다시 고쳐쓸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만으로 처음부터 허술한 작업이 되어서도 곤란하겠지만 말이다. 어쨋든 그런 마음가짐으로 우선 첫 작품을 쓰기 위한 소재를 찾아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원칙이 있어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지적한 바 있지만 자신의 역량에 너무 버거운 소재보다 는, 일단 자기 주변에 있는, 그래서 자기가 잘 알 수 있는 소재를 선택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의 경우, 첫 번째 장편추리소설(마운드의 틈입 자)를 쓸 때 이러한 창작문법에 충실히 따랐다. 처음에 과연 어떤 소재를 가지고서 쓸것인가를 고심하다 결국 내가 잘 알 수 있는 것, 그러니까 월 간 야구 기자로 있으면서 취재중에 메모하게 된 프로야구 K선수의 사건을 문득 떠올렸던 것이다. 술집에서 사소한 시비 끝에 싸움이 벌어졌는데, 도 망치는 불량배를 향하여 K선수가 맥주병을 집어던졌다는 이야기가 그것이 다. 물론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릴 다하고 있느냐고 할런지도 모르겠다. 하 지만 필자는 처음부터 그 메모를 대소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다. 비록 막연 하기는 하지만 뭔가 이야기 소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떨쳐버리 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다. 한데 K선수로부터 상해를 입은 피해자 측과 경 찰에서 그 사건의 내용을 그렇듯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데 호기 심은 더해 갔다. 다시 말해 야구 선수가 무엇(맥주병이 아니더라도)을 던 졌다는 데 그 문제의 심각성이 있었던 것이다. 그렇구나! 그렇다면 이건 이야기가 돼. '이런 이야기'를 한번 써보기로 하자! 일단 그렇게 얘깃거리 (소재)를 찾게 되자, 그 다음으로는 곧바로 자료수집과 함께 구성(플롯)에 들어갔다. 그런 예문을 통해서 그러한 창작문법에 따라 출발을 했던, 필자 의 첫 작품에서 '이런 이야기'를 실제로 어떻게 구성 속에 참여하고 있는 가를 알아보기로 하자. 털보는 빙글빙글 웃을 뿐 다시금 저벅저벅 다가서고 있었다. (이 몹쓸 인간흉기...!) 석용은 야구공을 손에 쥐고서 호흡을 멈췄다. 남진이가 습 관처럼 손에 쥐고 다니던 그 야구공이었다. 코모도호텔의 방을 나설 때 그 에게 홀쩍 던져주고 간 거였다. "가까이 오지 말라고 그랬지?" 석용은 야구공을 쥐고서 뒷걸음질쳤다. 하지만 그것은 서투른 방법이었 다. 곧 자신의 등에 벽이 다가오고야 말았던 것이다. 까칠까칠하고 딱딱한 촉감이 그의 등을 가로막아 버렸던 것이다. 이젠 더 이상 한 발지욱도 물 러설 수 없게 되었다. 막다른 골목까지 밀리고만 셈이었다. "봐, 내가 뭐랬나. 그렇게 안될 거라고 했지, 허허허..." 털보는 막무가내였다.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점점 더 좁혀져만 갔다. 성급한 재크나이프는 벌써 반짝거리며 석용을 노렸다. 석용은 어느 틈엔가 자신의 손아귀에 쥐어져 있는 야구공을 힘차게 내던졌다. 자신의 수비 위 치인 3루 근처에서 포구하여 곧장 1루수 글러브까지 송구하던, 그라운드에 서 보여 주었던 정확한 솜씨 그대로였다. "... !" 다음 순간 털보는 우훅, 하는 짧은 단절음을 토해내면서 배를 움켜쥐고 꽈당 나가 떨어졌다. 하긴 프로야구 내야수라면 10미터 안팎의 거리에서 공을 던져 자신이 목표로 삼은 표적을 적중시키기란 어쩌면 식은 죽 먹기 보다 더 쉬운 일일지 모른다. 어쨌든 야구공은 털보의 복부를 향해 보기좋 게 날아가 비수처럼 와락 꽂혀 버렸던 것이다. -박청하(마운드의 틈입자) 중에서 (2)메모 그리고 또 메모, 여백 채우기 메모란 작품이라는 먼 길을 혼자서 떠나가는 자에게 길잡이와 같은 거라 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자기가 무엇을 써나갈 것인가 하는 내용들을 메 모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런한 내용들이 결국 구성이라는 이야기 전체의 설 계도까지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메모를 귀찮게 여긴 나머지, 자신의 머리 속에 그려넣은 구성만으로도 원고를 메워갈 수 있는 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번거로운 그러한 작업을 또다시 해야 하느냐고 반 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치밀하고 논리적으로 사건이 입증되어져 야 하는 추리소설의 이야기에서는, 반드시 이러한 작업이 선행되어져야 만 이 좀더 완벽에 가까운 구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메모의 중요 성은 다시 한번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다음 예문은 1952년 런던의 세인트 마틴 극장에서 초연된 이래로 무려 30년 넘게 공연된 바 있는 아가사 크리스티의 대표작 (쥐덫)의 작품을 필 자가 임의로 메모해 본 것이다. 1)어느 날 라이언 부인의 집에 정체불명의 사내가 찾아온다. 사내는 '세마 리의 눈먼 쥐'를 콧노래로 부르며 라이언 부인을 살해한다. 2)자일즈와 몰리 부부는 몰리 숙모의 유산으로 몽크스웰 산장호텔을 운영 하고 있는데, 투숙객으로 퇴역 관리 레인과 콧대높은 보일 부인이 나타난 다. 3)한편 패밍터 경감은 사고 현장 근처에서 개스 배관일을 하던 목격자들로 부터 수첩을 건네받게 된다. 그러고 그 수첩에 쓰여 있는 몽크스웰 산장 주소를 주목한다. 4)다음날 메트커프 퇴역 소령이 몽크스웰 산장의 투숙객으로 들어오고, 그 날밤 폭설 때문에 예정에 없던 파라비치니까지 찾아온다. 한데 산장 주인 인 자일즈는 메트커프 퇴역 소령의 정체에 대해 의심한다. 5)몰리 부인은 경찰서에서 걸려온 전화를 받는다. 이어 트로터 형사가 도 착하여 범인의 수첩을 제시하면서 위험을 경고한다. 그러나 폭설로 외부와 단절되면서 그날밤 보일 부인이 살해된다. 6)몰리 부인은 자기 남편 자일즈를 의심한다. 한편 산장 투숙객 모두가 트 로터 형사 앞에서 자신들의 알리바이를 입증하는데, 돌연 트로터의 가짜 신분이 밝혀지면서 몰리 부인이 위험에 처한다. 트로터는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시절과 몰리 집안과의 원한으로 그녀를 죽이려고 하는 것이다. 바로 그 때 메트커프 퇴역 소령이 나타나 위험에서 몰리 부인을 구하면서 트로 터를 체포한다. 사실은 메트커프가 진짜 경찰관이었던 것이다. 필자의 경우, 이와 같은 이야기 얼개가 만들어지기까지 비교적 메모를 많이 하는 편에 속한다. 따로 작품의 파일을 만들어서 순간적으로 떠오른 연상이나 생각 따위들을 적어놓은 메모를 차곡차곡 모아간다. 그리고 조금 귀찮더라도 사실적으로 부차적인 설명까지도 되도록 꼼곰히 많이 적어 둔 다. 그렇게 어느 정도 파일이 두툼해지면서 앞에서 든 예문과 같이 이야기 얼개가 대충 만들어지게 되면, 다음에는 큰 종이에 옮겨 적는 작업에 들어 간다. 이러한 방법은 전체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히 장편처럼 원고 분량이 많은 이야기의 구성을 만들고자 할 때에는 그 편리성이나 효과면에서 결코 적잖은 도움이 되리라 확신한다. 그러나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대강의 이야기 얼개를 큰 종이에 옮겨 적을 때에 는, 이야기 얼개를 옮겨 적을 땐 반드시 빈 공간을 넉넉하게 남겨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시간 속에서 자료를 모으고 생각해 나가면서 집필에 필요한 모든 것, 이를테면 등장인물의 습관이나 성격, 사건의 구체 적인 내용등으로 그 비어 있는 공간을 조금씩 채워가다 보면 비로소 완전 한 구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쯤 되면 곧바로 원고 쓰기에 들어갈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 마지막 단계가 남아 있다. 그렇듯 완전하게 만들 어진 구성을 한번 더 살펴보자는 것이다. 정말 좋은 작품이 될 수 있을 만 한 완전한 구성인가를 다시 한 번 점검해 보자는 뜻이다. 이땐 자신의 작 업 공간을 한번 떠나보는 것도 좋다. 멀지 않은 여행길에 오르는 것도 하 나의 방법이 될 수 있겠으나, 그렇지 못하다면 분위기 좋은 커피하우스나 카페도 괜찮다. 그리하여 자신의 좁은 공간에서 키워 온 생각이 과연 세상 의 현란한 햇살 아래에서도 그 생명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 보기 로 하자. 어쨌거나 필자의 경우 이러한 연상과 메모, 그리고 완전한 구성 을 다시 한 번 점검하는, 이러한 준비 과정이 없이 아직 어떠한 작품도 써 본 일이 없다는 것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3)작품의 제목붙이기 작품의 제목이란 그 작품을 해석하는 열쇠 노릇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는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저서 (나는 '장미의 이름'을 이렇게 썼 다)에서 작품의 제목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덧붙이고 있다. 내 소설의 제 목은, 쓰여질 당시에는 (수도원의 범죄사건)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목을 파기했다. 그 까닭은, 독자들의 관심을 미스테리 자체에만 쏠리게 할 가능 성이 농후하고, 독자들이 액션으로 가득찬 약간은 황당무게 한 책으로 오 해하고 책을 살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이 책의 제목은, '멜크의 아드소'라고 하고 싶었다. 결국 아드소가 화자 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립적인 데가 있는 이 제목이 석 좋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우 리 나라(이탈리아)의 출판업자들은 고유명사로 된 책 제목을 좋아하지 않 는다. (중략) 내 소설의 제목을 (장미의 이름)으로 하자는 아이디어는 실 로 우연히 내 머리에 떠올랐다. 이렇게 부르자고 하고 보니 그렇게 마음에 들 수 없었는데 그 까닭은 '장미'라고 하는 것이 대단히 상징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장미의 상징적 의미는, 그 정확히 의미하는 바가 장 헤아려지지 않을 정도로 풍부하다. 단테의 '신비스러운 장미'라고 할 때, '장미 전쟁' 이라고 할 때, '그대는 병든 장미'라고 할 때의 장미, '다른 이름으로 불 리는 장미'라고 할 때, '장미 십자단'할 때의 장미... 이런 것들만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제목이 내가 예상했던 대로 독자들의 주의를 산만 하게 했다. 그래서 독자들은 하나의 해석만을 선택할 수 없었다. 혹 이 작 품의 결론에 해당하는 시구에 대한 유명론적 독서가 가능한 독자라도 맨 끝에 가서야, 나름의 수많은 해석 중에서 하나의 해석을 선택할 수 있었 다. 따라서 나의 결론은 이렇다. 제목은 독자를 헷갈리게 하는 것이어야 하지, 독자를 조직하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 움베르토 에코의 지 적처럼 작품의 제목은 흔히 상징성을 강하게 띠기 마련이다. 그래서 제목 은 곧 작품의 얼굴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작품의 전체 인상이 바로 이 제목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만다. 따라서 어떤 형태로든지 제목은 작품의 전체 내용을 함축적으로 상징 또는 암시하고 있어야 하고, 또한 그 렇기 때문에 작품의 제목 붙이기는 그 만큼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참고삼 아 추리소설의 제목들을 살펴보면 김성종의 (국제열차 살인사건), F. 네즈 란스키의 (붉은 광장), W.핼레한의 (망명 시인 빗속에 사라지다) 등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작품의 배경 혹은 무대를 제목으로 한 경우가 있다. 현 재훈의 (누가 도요새를 쏘았나), 김성종의 (아름다운 밀회), 노원의 (위험 한 외출), 장세연의 (광개토마왕) 등과 같이 작품의 소재가 되는 예도 있 다. 또한 김성종의 (형사 오병호), 스테븐 킹의 (미지리) 등에서와 같이 등장인물의 제목으로 하기도 한다. 그리고 김성종의 (라인 X), 렌 디이톤 의 (침니즈의 비밀), 아가사 크리스티의 (카리브해의 비밀), 엘러리 퀸의 (이집트 십자가의 비밀) 등에서 처럼 비밀 따위가 제목으로 그대로 드러난 예도 있다. 그건가 하면 어떤 사건이나 살인을 곧바로 제목으로 채택한 것 으로 김성종의 (경부성 특급 살인사건).(피아노살인), 노원의 (오리엔탈호 텍의 살인), 정현웅의 (어느 여대생 살인사건), 강형원의 (증권 살인사 건), 김상헌의 (살인FM), 이승영의 (미스코리아 살인사건), 장근양의 (비 디오 살인), 반 다인의 (주교 살인사건), 아가사 크리스티의 (ABC살인) 등 을 들 수 있으며, 드물게는 시간적 배경이 제목으로 채택된 예로 정건섭의 (5시간 30분), 아가사 크리스티의 (패팅턴발 4시 50분), 프리먼 크로프츠 의 (크로이든발 12시 30분) 등이 있다. 한편 일상의 의식이 작품의 제목으 로 된 예도 있다. 노원의 (변호사는 두 번 노크한다), 이원두의 (배고플 때는 키스를), 권경희의 (저린 손끝), 헨리 슬레서의 (세계에서 가장 상냥 한 사나이), 빌 프론찌니의 (아주 손 쉬운 일) 등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추리소설의 제목이 자연이나 서정적 표 현으로 크게 바뀌어 가고 있는 경향이 짙다. 또한 순 우리말의 서술어를 가진 긴 제목의 작품도 심심찮게 보게 된다. 김성종의 (안개 속에 지다), 이상우의 (피서지에서의 하룻밤), 유홍종의 (그 해 여름 후진에서). 이수 광의 (그 날은 아무도 모른다), 정형의 (떠도는 섬은 바다를 꿈꾸지 않는 다) 등이 그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제목의 선택은 전적으로 쓰는 이 자유 의지에 의해 결정되어진다. 아니 그렇기 때문에 제목붙이기는 그만큼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필자의 경우도 결코 예외가 아니어서 작품의 제목 을 붙이는데 여간 고심하지 않는 게 아니다. 앞에서 설명한 바 있는 것처 럼, 큰 종이에 구성이 일단락되고 나면 우선 제목찾기에 들어가게 되는데 마땅한 제목이 떠오르지 않을 땐 도무지 원고 한 매 써나가지 못하는 편이 다. 심지어는 '이런 이야기'를 써보면 좋겠다고 나름대로 기발한 착상까지 떠올려 놓고서도, 끝내 작품의 제목이 붙잡히지 않아 이미 구성 단계에서 책상 서랍 안으로 처박혀 버리고 마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래서 순전히 이 까다로운 제목붙이기 작업 때문에 필자의 집 화장실 안에는 언제나 시집 한 권씩이 놓여있다. 화장실 안에 앉아 시집을 읽으면서, 확대된 상상력을 따라가 작품의 제목을 발굴하는 습관에 꽤 오래전부터 길들여져 있는 것이 다. 한데 그렇듯 어렵사리 찾아놓은 제목이 필자도 모르는 사이 엉뚱하게 둔갑해 버린 경우가 있었다. 작품 속의 소제목이기도 하지만, 이야기 얼개 나 성격으로 보아 (새는 섬에 가서 죽는다) 가 깜냥에는 딱 어울린다고 생 각하고서 출판사에 제목을 자신 있게 넘겼다. 그리곤 가족과 함께 서둘러 피서를 떠났다. 그리고 일주일 후 피서에서 돌아와 출판사에 들렸더니, 책 표지 인쇄가 떨어졌다는데 전혀 다른 제목, (황금의 손)으로 바뀌어 있었 다. 깜짝 놀라 그 이유를 따져물으니까 필자하고 도무지 연락이 되지 않아 상의할 수 없었노라는 변명만 둘러댄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지고 만 물, 좀더 기다렸다가 책이 나온 다음에 떠나지 못한 내 불찰도 크다고 생각하 며 그만 웃어주고 말았다. 물론 전혀 예기치 못한 (황금의 손)으로 출간된 필자의 세 번째 장편추리소설은 그해 여름 재판을 찍는 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서냐면, 작품의 제목붙이기도 매우 중요한 일 이지만 그 제목을 지키기 위한 쓰는 이의 의지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해 두기 위함이다. 예컨대 출판사 편집장의 의견에 무조건 따라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간 자칫 필자의 세 번째 작품과 같이 자기 색깔 을 잃어버린 전연 엉뚱한 분위기로 탈바꿈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해 두고 자 함에서다. (4) 등장인물들의 이력서 쓰기 필자의 경우, 원고 집필에 들어가기 앞서 먼저 등장인물들에 대한 상세 한 이력서를 반드시 써놓는다. 이름과 학력은 물론이고, 신체적 특징이랄 지, 습관이나 버릇에서부터, 심지어는 옷차림새까지도 빼놓지 않을 정도로 시시콜콜 메모해 놓는다. 그리고 원고 집필에 들어가서도 이러한 이력서를 수시로 들여다 보며 참고로 한다. 물론 그러한 등장인물들은 전적으로 쓰 는 이가 만들어야 한다. 주변의 인물들을 관찰하거나, 혹은 여행중에 인상 적이라고 생각되어지는 사람들을 메모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의 될 수 있다. 하지만 등장인물을 만들다 보면 무엇보다 힘든 게 이름이다. 제법 그럴싸한 등장인물을 만들어 놓고서도 막상 그 이름을 어떻게 지어줄 것인 가하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여간 망설여지는 게 아니라는 걸 경험하게 된 다. 그것은 이름(고유명사)만이 갖는 어떤 특질, 다시 말해 이름은 곧 개 인의 의식을 함축성 있는 언어로 나타낸다는 데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예컨대 우리의 고전 (심청전)에 나오는 가련한 여주인공 '청이' 를 두고서 결코 섹스얼하다고 말할 수 없는 것처럼, 이름이란 이렇듯 어떤 정형화된 타입을 동시에 갖게 된다라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작가는 그렇 게 합당하면서도 인상적인 이름을 찾아 전화번호부 인명부를 부지런히 뒤 진다는 얘기도 있다. 소설 (보봐리부인)도 시골 세탁소 이름이었다든지, (닥터 지바고)의 이름은 작가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가 길을 가다 찻길에 막혀 기다리면서 무료히 땅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거기 맨홀 뚜껑에 음각되 어 있는 '지바고철강회사 제품'이란 상표를 보고서 작품 속 등장인물의 이 름을 붙였다는 것도 다 그런 연유에서이다. (5) 베스트셀러가 되기 위한 9가지 조건 화려한 소비생활, 곧 상류사회. 사랑과 갈등(탐욕스런 애증). 재치 있으면서도 허무주의적 묘사(감성). 휴머니스트(인간적인 등장인물). 인간 해방의 사상과 논리. 깊이는 없어도 세부적인 묘사(충분한 취재 및 자료). 이야기 얼개가 탄탄(흥미진진)해야 한다. 이야기 전개에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 동시대인의 공통적 체험이자 집단적 심층심리. 2. 마지막 작업, 원고 퇴고 '이런 이야기를 한번 써보면 어떨까'로 시작해서 많은 메모 끝에 이윽고 구성이 끝나고, 제목이 붙여지며, 등장인물들은 물론 충분한 자료까지 갖 춰지게 되면 마침내 원고 집필에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쓰는 이에겐 바로 이 때가 가장 힘든 시기라고 봐야 한다. 필자의 경우, 이 무렵에는 아무 작업을 하지 않고 있어도 늘상 피로에서 헤어나지 못할뿐더러, 너무 긴장 하고 있는 나머지 손으로 만지게 되는 쇠붙이마다 정전기 현상을 피하지 못하곤 한다. 한 마디로 죽을 맛이 되고 마는 것이다. 써보겠다는 처음의 의지는 온데간데없이 도무지 원고가 나가질 않는다. 첫장을 놓고서 몇 번 이고 손을 보면서도 망설여지기만 할 뿐 그냥 넘기기가 쉽지 않다. 그런만 큼 작업은 자연 더딜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짜증스럽고 절망감마저 드는 시 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우선은 전진하고 볼 일이다. 미진한 구석이 자 꾸만 되살아나 발목을 붙잡는다 할지라도 일단은 첫 언덕을 넘고 볼 일이 다. 물론 누구나 원고를 써나갈 때면 다시 고쳐쓰지 않겠다는 비장한 정신 아래 그야말로 최선을 다하기 마련이다. 설사 나중에 고쳐쓴다할지라도 아 무래도 처음 시작할 때처럼 그렇듯 진지하지 못하게 될 뿐더러, 나중에 고 쳐쓸 수 있다는 안이한 자세로 원고 집필에 임하다 보면 자칫 김빠진 작업 이 되기 쉽상이다. 따라서 추리작가는 언제나 초고의 원고 한매 한매를 마 지막 쓰는 원고라고 생각하면서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작가 프랭크 이어비는, 정말 좋은 작품은 펜이 아니라 칼로 만들어진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아무리 훌륭한 문장이라도 이야기 전개에 적절하지 않다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은 과감히 버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라며, 원고의 탈고 다음으로 이어지는 퇴고 작업이라는 가혹한 칼을 반드시 다시 한 번 작품에 들이대야만 한다라고 단호하게 경 고하고 있다. 다시 말해 원고 탈고만으로는 아직 작품이 끝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며, 퇴고 작업이 끝나기 전까지는 아직 그 작품이 완성되었다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퇴고 작업이야 말로 그 작품의 마지막 생명을 불어넣는 끝마무리 손질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 말이 쉬워 그 렇지, 지난 몇 달 동안 작품을 써온 것만으로도 이미 기진맥진해 있는데 다시 우너고 퇴고를 하여야 된다니, 이건 또 얼마나 성가신 일이겠는가. 마라톤 풀 코스를 전력 질주해 달려온 선수에게 미처 쉴 기회조차 없이 다 시금 처음부터 달려오라는 얘기나 다름없는 소리가 아니고 또 무엇이겠는 가. 그렇대도 가장 완벽한 문장을 썼다라고 알려지고 있는 러시아의 투르 게네프나 체호프 같은 작가들도 집필(초고)이 끝난 작품을 곧바로 발표한 예가 없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 책상 서랍 속에 넣어두고서 몇 번이고 퇴고를 거듭했던 이유가 어디에 있었겠는가를 냉정하게 헤아려 보아야만 한다. 하긴 누구라도 초고의 원고만으로 완전한 문장을 구사했다 라고 말하기란 어렵다. 아무래도 한번의 탈고로 끝난 원고보다는 퇴고를 거친 문장이 좀더 나을 수밖에는 없다. 몇 번이고 갈고 다듬으면 다듬을수 록 더욱 좋아지는 것이 문장이라고 인식한다면, 좀 번거로운 일이긴 하나 퇴고라는 작업을 결코 외면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런만큼 나중에 활자화된 자기 작품을 대하고서 뒤늦게 아쉬어하거나 부끄러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퇴고라는 과정을 한번 더 거치면서 실수했거나 불필요한 부분, 또한 미숙 하다 싶은 부분이 눈에 띈다라고 한다면 프랭크 이어비가 지적한 것처럼 과감하게 손질해야만 할 것이다. 정말 좋은 작품은 펜이 아니라 칼로 만들 어진다라는 그의 주장과 같이 퇴고 작업이라고 하는 저력을 보여 줄 때만 이 수준높은 작품을 기대할 수 있는 까닭에서이다. 그럼 퇴고 작업은 언제 하는 것이 좋을까. 대개의 경우 퇴고 작업은 초고가 끝난 뒤, 다소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것이 좋다고들 말하고 있다. 선배 작가들의 충언인만큼 그렇다고 믿기로 하자. 다만 그 작품을 써오는 동안 심취했던 주관적인 작 가적 의식이 객관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 시간, 그러니까 자기 합리나 두둔 보다는 완전히 타인적인 냉정한 눈을 가질 때라고 볼 수 있다. 제5장 추리작가 데뷔는 이렇게 1. 추리작가 데뷔의 길은 넓다 손 끝에 박힌 가시 하나가 온 신경을 건들어놓은 경우가 있다. 원고 퇴 고란 바로 이처럼 손 끝에 박힌 작은 가시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그럼 이제 손 끝에 박힌 작은 가시, 즉 그러한 퇴고 단계도 넘어섰다고하면 그 다음 단계인 데뷔의 길을 찾아보아야 한다. 굳이 쓰고 싶다는 욕구를 버릴 수 없다고 한다면 빨리 좋은 추리소설을 퇴고해서 등단의 꿈을 성취하여야 만 할 것이다. 우선 추리문단 데뷔의 길은 매우 넓다는 얘기부터 하고 싶 다. 그리고 그러한 길 가운데 반드시 어떠한 길로 데뷔해야 한다라고 따질 필요가 없다라는 얘기도 덧붙이고 싶다. 따라서 어디를 택하여 데뷔하였는 가는 그렇듯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본다. 물론 권위 있는 등용문을 통하여 데뷔하는 것도 바람직하긴 하다. 거기에는 그만큼 치열한 경쟁에서 선택받 았다는 명예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라도 어떤 열 등감 따위에 빠져 스스로 기죽어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그런 것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보다는 데뷔 이후에 정말 좋은 추리소설을 발표하여 좀더 필력을 높이려는 각고의 노력이 진정 참된 작가정신이 아닌가 한다. 실제로 보면 세상이 다 알아줄 만큼 제법 큰소리나게 데뷔를 하고도, 등단 이후 자기 노력이 부족하여 이렇다할 작품을 내놓지 못하고서 그만 사라져 버리고 마는 추리작가가 그 얼마인가. 반면에 다른 등용문에 비한다면 비 록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적게 받고 데뷔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등단 이후 줄곧 기념비적인 작품을 내놓고 있는 추리작가들이 많다는 것은 무엇 을 말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쨌든 어떤 길을 택하여 추리문 단에 데뷔를 하든지간에 그 나름대로는 모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또 설사 데뷔를 하였다 하더라도 그것은 오직 출발의 의미일 뿐, 남모르는 부 단한 자기 노력을 끊임없이 쏟아내지 않고서는 그 어떠한 것도 이룰 수 없 을음 명심해아 할 것이다. 다음은 지금까지 알려진 추리작가 등용문이다. 2. 국내 추리작가들의 데뷔 추리작가로 데뷔하는 길 가운데 그래도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새해 첫 날 아직 상큼한 잉크 냄새가 남아 있는 아침 신문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나 오는 신춘문예가 아닐까. 그저 단 한 편의 작품으로 하루 아침에 두둑한 상금과 함께 명성을 획득하는 이러한 방법은, 또 그래서 재능을 확인받고 자 하는 뭇 추리작가 지망생들의 경쟁으로 치열하기 이를 데 없다. 이처럼 어떠한 데뷔 방법보다도 일간 신문의 신춘문예는 단번에 유명해질 수 있다 는 강한 매력 때문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신춘문예 철만 되면 속으로 열병을 앓는 추리작가 지망생들이 결코 적잖다. 국내 추리작가들 가운데 이러한 신춘문예 출신은 다음과 같다. 김성종(41년 전남 구례 출생. 6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어느 창녀의 죽음으로 당선), 이경재(28년 서울 출 생. 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박범신(46년 전북 익산 출생. 73년 중 앙일보에 여름의 잔해로 당선), 고성의(40년 전남 고홍 출생. 전남일보 신 춘문예 당선), 손영목(45년 경남 거제 출생. 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판 님으로 당선), 이환경(50년 인천 출생.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 86 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당선), 한분순(충북 음성 출생. 70년 서울신문 신 춘문예 당선), 이수광(54년 충북 제천 출생. 83년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 선), 백선우(경남 거제 출생.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 강종필 (59년 서 울 출생. 9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황금의 잔으로 당선) 등이 있다. 다음은 지난 85년 창간된 이래로 국내 추리문학 발전에 꾸준한 관심과 지대한 후 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일간 신문 스포츠서울이 추리작가 발굴 작업의 일 환으로 제정한 신춘무예 출신 추리작가들이다. 이기호(60년 충남 청양 출 생. 86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통신살인으로 입선), 정세연(49년 전남 목 포 출생. 87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입선), 정승아(65년 강원 인제 출생. 87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살인자로 입선), 차영훈(87년 스포츠서울 신춘 문예 일렉트릭 하아트로 입선), 김인기(63년 대구 출생. 88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미끼로 당선), 이종학(89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쇼팽의 손으로 당선), 장근양(전남 목포 출생. 90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비디오살인으로 당선), 이태영(47년 출생. 91년 스포츠서울 신춘문예 오스트리아 빈에서생 긴일로 당선) 등이 있다. 한편 일간스포츠에서는 96년부터 신춘대중문학상 을 제정 매년 운용해 오고 있는데, 단편추리소설과 시뮬레이션소설, 그리 고 미스터리단막극을 각기 응모하고 있다. 일간스포츠 신춘대중문학상을 받아 데뷔한 추리작가는 다음과 같다. 나진인(58년 충남 공주 출생. 96년 공포스릴러소설 온라인 블랙홀로 당선), 이진무(63년 인천 출생. 96년 공 포스릴러소설 케인의 통로로 입선), 박현식(65년 부산 출생. 96년 시뮬레 이션소설 월트의 심장으로 당선), 이지연(71년 서울 출생. 96년 미스터리 단막극 어떤사랑으로 당선), 이하(58년 대구 출생. 96년 미스터리 단막극 스위치로 입선)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문예전문지의 신인상을 받으면서 데뷔한 추리작가들도 상당수가 된다. 또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단히 역량 있는 추리작가군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단순히 발표 작품의 양과 질을 떠나서라도 이들의 우리 나라 추리 문단에서 차지 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다. 김래성(평남 대동 출생. 일본 월간 탐정에 타원형 거울 발표), 현재훈(33년 전남 광주 출생. 월간 사상계 신인상), 박양호(48년 강원 홍천 출생. 74년 현대문학 추천), 정건섭(44년 충북 충주 출생. 79년 시와 시론 당선), 조한주(46년 서울출 생. 72년 삼성문예상 당선, 88년 KBS방송문학상 수상), 유홍종(서울 출생. 76년 현대문학 추천), 김남(전남 광주 출생. 월간 세대 신인상), 정현웅 (49년 충북 청주 출생. 80년 현대문학 추천), 정금애(60년 서울 출생. 86 년 MBC청소년문학상 당선)등이 그들이다. 또한 대중 문학의 질적 수준 향 상을 기치로 내세운 월간 소설문학이 지난 84년부터 공모하기 시작한 추리 소설 공모는 우선 몇 가지 점에서 당시로서는 가히 파격적이었다. 먼저 1 천만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상금도 상금이려니와 일천한 국내 추리문화 사로 볼 때에 신인으로선 결코 감당하기 어려운 장편을 공모하고나섰다는 점에서 특히 그러하였다. 그러나 이 등용문은 제1호 유우제를, 제2회는 당 선작이 없었고, 제3회 강형원이라는 뛰어난 추리작가를 배출하였으나, 자 체 사정에 의한 소설문학의 폐간으로 말미암아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유우제(54년 서울 출생. 85년 소설문학 장편추리 공모 죽음의 세레나데로 당선), 강형원(충남 대전 출생. 87년 소설문학 장편추리 공모 증권살인사 건 당선). 하지만 8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국내 독서계에 불어닥친 추리붐 에 힘입어 추리작가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한다. 뿐만 아니라 추리소설에 대한 일반 독자들의 관심이 크게 고조되면서 마침내 88년도에는 추리작가 김성종에 의해 순수 추리 전문 문학지인 계간 추리문학이 문학의 전체주의 화를 경계하며라는 창간사를 시작으로 제1호를 내놓기에 이른다. 또한 추 리문학은 국내 추리문학의 시조인 김래성 선생의 추리문학 정신을 계승한 다는 취지 아래 1천만 원의 고료를 걸고서 장편추리를 공모, 추리작가의 발굴은 물론 질적 향상을 꾀하는 데 밑거름을 자임하고 나선다. 특히 김래 성 추리문학상을 수상하면서 추리문단에 데뷔한, 권경희 . 이승영 씨 등의 신예들은 각기 당선 작품에서 새로운 모던을 제시하거나 감각적인 문체를 만들어 내어 이 문학상이 갖는 무게와 권위를 한층 더 높였다는 후문이다. 권경희(59년 경기 이천 출생. 90년 김래성추리문학상 저린 손끝으로 당 선), 이승영(63년 강원 화천 출생. 91년 김래성추리문학상 미스코리아 살 인사건으로 당선) 등. 그러나 이렇듯 등단의 문호가 넓어진 것도 따지고 보면 비로소 80년대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30년 대 말 김래성 이래로 기나긴 공백기를 거쳐 본격적인 추리문학 창작시대를 연 지난 85년 이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추리문단의 여명기라 고 볼 수 있는 85년 이전만 하더라도 그렇듯 데뷔 방법이 뚜렷했던 건 아 니라는 얘기다. 그렇기 때문에 김성종 . 현대훈과 더불어 국내 추리문학의 개척자들이라고 볼 수 있는 85년 이전의 데뷔 작가들은 등단이 그리 순탄 치만은 않았다. 아무래도 첫 작품으로는 힘에 버거운 장편추리를 들고서 직접 출판사를 찾아가 단행본을 간행함으로써 추리작가로서 인정받을 수밖 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 까닭에서인지는 모르나 장편추리를 들고 출판사를 통하여 단행본으로 데뷔한 추리작가들 가운데 상당수는, 많은 독자들을 확 보하고 있음은 물론 대단히 수준높은 작품평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나 이들 추리작가들은 그동안 언론계에서 혹은 방송작가로서 저마다 축적된 집필량과 독특한 소재를 가지고서 창작에 임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욱 주목을 끝고 있는지도 모른다. 먼저 언론계 출신으로는 이상우(38년 경 남 산청 출생. 화조, 밤에 죽다로 데뷔), 이원두(경북 안동 출생. 아르바 이트 지도로 데뷔), 하유상(충남 논산 출생. 소설집 꽃그네로 데뷔), 현석 (본명은 정규웅. 41년 서울 출생. 88년 그림자밟기로 데뷔) 등이 있으며, 방송작가 출신으로는 김준일(44년 만주 출생. 89년 무지개, 무지개로 데 뷔), 한대희(53년 경북 경주 출생. 화려한 정사로 데뷔), 정형(52년 충북 충주 출생. 84년 한국우수추리단편모음집으로 데뷔) 등이 있다. 이밖에도 노원(함남 풍산 출생. 금지된 밀월로 데뷔), 임춘남(경남 합천 출생. 바람 의 딸들로 데뷔), 김상헌(55년 충북 충주 출생. 살인FM으로 데뷔), 안광수 (킬러Q) 등이 단행본을 들고 데뷔하여 활발하게 작품을 발표하고 있으며, 이성수(63년 서울 출생. 91년 우먼Q로 데뷔)는 서울대 대학원 출신으로 컴 퓨터를 소재로 한 작품을 내놓아 추리소설의 소재 확대라는 의미에서 신선 한 충격을 안겨 주기도 하였다. 제6장 원고 집필에 필요한 자료 및 읽어두기 우리는 지금까지 제1장 추리소설이란 무엇인가에서부터 제5장 추리문단 데뷔는 이렇게까지를 살펴오는 동안 추리소설 창작에 따른 전반적인 내용 을 알아보았다. 하지만 추리소설 집필에 들어가면서 정작 곤혹스러울 수밖 에 없는 부분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추리소설이라면 으레 일정 부분 어떤 특수한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기 마련인데, 바로 이런 부분에 대한 고 도의 매커니즘을 과연 어떻게 동원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실제로 (코 마)등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의학스릴러 로빈 쿡이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랄지, (쥬라기공원) 등을 마이클 크라이튼이 대학에서 영문학.고고학.의학 을 전공하고 자연과학연구소에서 근무한 다채로운 지적 이력이 뒷받침되었 기에 그렇듯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다는 지적도 다 이런 이유에서이다. 그러나 쿡이 고고학이나 의학을 전공한 자만이 그러한 작품을 쓸 수 있다 는 데는결코 동의할 수 없다. 추리작가라면 자신이 소재로 삼고자 하는 부 분에 대한 사전 지식이 비록 많지 않다 할지라도 얼마든지 자료를 준비할 수 있어야 하며,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자료를 통해서 전공자가 자칫 놓치 기 쉬운 지식까지도 작품 속에 동원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 장은 추리소설을 집필하기 위해서라면 누구나 반드시 준 비하고 있어야 할 기초 자료 목록이 될 것이며, 이러한 자료를 준비하고 활용하는 가운데 자기 나름대로 추리소설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스스로 터 득하게 되리라고 확신한다. *우리말 갈래사전 기존의 국어사전이란 모두가 독서용뿐이었다는 전제 아래 시인인 저자가 마음 속의 생각과 사물에 딱 들어맞는 낱말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한 작문용 국어사전이다. 이 사전의 두드러진 특징은 낱말을 모아 그 뜻갈래 및 쓰임새에따라 분류한 것이며, 이 사전에 수록된 낱말들은 우리 고유의 말과 우리말이 주격 노력을 하는 한자어와의 합성어 따위로 그 수는 대략 3만 6천여 개에 헤아린다. 한편 낱말의 분류는 사람의 몸, 행위, 마음, 별 칭, 일상생활, 겨레붙이, 혼속, 어린이, 신, 민속, 잡기, 오락, 고제, 의 생활, 식생활, 주거생활, 농업, 어업, 해운, 광공업, 상업, 생활도구, 사 물, 수, 불, 천체, 자리, 일기, 도로, 동물, 식물, 어찌씨(부사어), 의태 어, 의성어, 격언등으로 갈래되어 있다.(박용수 지음/한길사) *한국만가집(韓國輓歌集) 만가는 민속임과 동시에 한편의 서정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죽은이 를 위해서 애도와 비탄을 나타내는 노래이기에 더없이 슬프고 애절한 시 다. 이 책은 시인인 저자고 꼬박 6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직접 현장에서 채록 작업을 하여 간행한 것으로서, 호남지방과 제주 지역만의 것인데도 9 백 쪽의 두툼한 상여소리를 집대성하였다. 상여소리는 소리꾼의 음악적.문 학적 능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소리꾼은 노래를 통해서 산 자와 죽은 자를 동시에 위로하고 노래를 통하여 장례라는 의례를 성립시키는 중 요한 역할을 맡은 자인데, 민가의 내용은 대체로 항천길을 떠나는 자의 외 로움, 이승에 대한 미련, 이승에서의 사람에 대한 추억과 반성, 남겨진 가 족들에 대한 걱정 등이 구전으로 정착된 가사들이다.(기노을 편저/청림출 판사) *문장대백과사전(文章大百科辭典) (이어령 편저/금성출판사) *한국방언사전 (최학근 편저/명문당) *속담사전 (이기문 편저/일조각) *정서법자료(正書法資料) 우리말과 우리 글을 바로 쓰는 데 자료 역할을 해 줄 책이다. 새로 개정 된 국어어문 규정에 맞춘 한글 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한자 교양,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국어의 가나 문자 표기법, 물리화학 용어 및 공학 단위, 기타 표기 제원칙과 용법 등이 수록되어 있다.(이승구 편저/대 한교과서) *수화사전(手話辭典) 농인의 기본적 언어인 수화 약 6천여 개 단어를 자음순.품사 별로 분류 하여 쉽게 찾아보고 이해할 수 있도록 편집되어 있다. 지금까지는 지역.세 대.교육 정도에 따라 서로 다른 수화를 사용해 왔으나, 전국공통 수화의 조사 집성으로 수화의 체계화.통일화를 기하였다. 또한 이 수화사전으로 한국.미국.알본 농인의 수화도 가능하다고 한다.(김승국 편저/단국대학교 출판부) *세계 박물관 산책 서울대 치의대 교수인 저자가 해외 근무 및 여행에서 보고 모은 20여개 국 60여 도시의 대학박물관 유물을 모은 책.(김수경 편저/단국대학교 출판 부) *일본속담사전 1만 5천여 구의 일본 속담을 수록한 사전. 이 사전을 통해 지역 집단 속 에서 오랜 동안에 걸쳐 사고방식, 생활습속 등을 우리 나라와 달리하는 일 본인을 살필 수 있게 한다. 각기 속담들을 우리말로 간단하게 해설하는 한 편, 일본의 것과 대응되는 우리의 속담을 재미있게 비교해 놓고 있다.(약 송실 편저/서문당) *우리 꽃 백가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친숙한 꽃에서부터 백두산 고원에서만 피는 들꽃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우리 나라의 꽃 가운데 100가지를 선정, 컬러 화보와 함께 실었다. 봄.여름.가을.겨울의 4계로 나눠 각 야생화 별 로 생태와 용도, 제각기 불리는 속명,이름의 유래 및 분포지도, 꽃에 얽힌 이야기 등을 담고 있다. 이와 함께 개화기, 결실기, 꽃말, 학명등도 소개 하고 있다.(김태정 편저/현암사) *한국의 세시풍속(歲時風俗) 우리 민족의 문화성과 민족성을 타나내는 세시풍속을 다양한 문헌과 귀 중한 화보를 통해 쉽게 소개하고 있다.(김성원 편저/명문당) *한국의 부작(符作) 현재 우리 나라에서 쓰이고 있는 부작(부적)을 유형별로 분류하여 그 사 용처와 표현 형식 등을 밝힌 책. 저자가 30여 년 간, 직접 수집한 수백장 의 부작 도판이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다. 또한 저자가 설문 조사를 통해 한국인의 부작 사용 실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자료가 돋보인다. 말미에는 부작미술의 역사와 사상 등 부작에 관한 연구 논문 3편을 함께 묵었는데, 특히 부작의 미학과 현대미술에서는 부작에 나타나는 암호화된 추상성과 현대미술 간의 접점을 규명하고 있어 흥미롭다.(김민기 지음/보림사) *월간 보석과 여성 (월간 보석과 여성사 발행) *한국의곤충/관사학/칵테일 사진과 그림이 비교적 넉넉히 들어가 있으면서도 중요 내용을 빠짐없이 간추려 기록하고 있는 문고판이다.(빛깔있는 책들/대원사) *어느 측량사의 수기 25여 년 간 지적(地籍)측량의 외길을 걸어온 저자의 글들을 모은 책. 특 히 측량 활동중에 겪었던 갖가지 일화들을 기록하고 있으며, 토지를 둘러 싼 지적계 주변 이야기가 흥미롭다.(이저호 지음/에이맨출판사) *이민사회의 진풍경들 백만 여 명의 한국인들이 이민사회를 형성하고 있는 미국땅. 이민 역사 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한국인은 가장 빨리 성공한 민족으로 인정받고 있 다. 그러나 그런 이면에는 사연도 많다. 바로 그러한 미국 이민사회에서 벌어진 갖가지 사연들을 모은 책. 스프르타식으로 일해 3년 만에 백만장자 가 된 한국인들, 미국에 건너와서 상점 종업원이 된 전직 교수, 영주권 공 장으로 전락해버린 한인 교회의 실상 등 100여 편의 시사성 있는 이야기들 이 수록되어 있다.(현순호 지음/여운사) *창조적 사진기법 사진에 관심을 갖고 있는 아마추어와 사진작가들에게 88가지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 정보를 자세히 제공하고 있다. 카메라 눈, 테크닉, 액세 서리의 응용, 특수 효과로 주제들을 구분하여 각각의 세부 사항마다 반드 시 알아두어야 할 키 포인트와 어드바이스를 첨부한 카메라 기법의 메커니 즘을 안내하고 있다.(유경선 외 공저/학창사) *거대 기업 스토리 세계 저명 기업들이 생존과 번영을 위해 펼쳐내는 전략 전수을 입체적으 로 살피고 있다. 가족들의 전쟁에 흔들리는 록펠러재벌, 구린 돈 숨겨주는 비밀 구좌 스위스 은행, 빈 의자 정신으로 세운 세계 제일의 백화점 시어 즈로벅, 최대 금융회사 꿈꾸는 깡통재벌 아메리칸 캔 등 흔히 얘기로 만 듣던 사실, 신문에서 보던 토픽 속의 세계 거대 기업들이 몸부림쳤던 알려 지지 않은 뒷 이야기들이 숨김없이 파헤쳐져 있다.(박태우 외 공저/김영 사) *함정수사기법 법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법의 집행에 관한 문제, 특히 형사법 집행의 윤리성에 관한 논쟁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담고 있다. 범인을 색출하고 범 죄를 예방함으로써 범죄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경찰권의 행사 과정 은 때때로 뜻하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하곤 하는데, 그 한 예가 바로 고문 이나 폭행에 의한 자백이다. 미국에서의 형사법 집행 문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고문이나 폭행이 아닌, 함정수사라는 또 다른 사술을 철저하게 분석 하고 있다. 특히 화이트 칼라의 은밀한 범죄를 캐내는데 이용되고 있는 함 정수사에 관해서도 중점적으로 논의되어 있다. 번역자의 짧은 논문 함정수 사도 함께 수록했다.(제랄드캐플란 지음/최영홍 번역/청림출판사) *신법과학입문(新法科學入門) 첨단 과학 기술을 응용한 범죄 수사와 증거 보전 방법을 미국 최신자료 를 활용, 소개한 법과학 개설서이다.(청남휘 지음/법률문화원) *화학과 범죄 백 년 전 셜록 홈스로부터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 암살 사건 등 실제 사 건과 작품속의 사건을 통해 화학과 범죄와의 관계를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 다.(사무엘 거버 지음/전파과학사) *새튼이 국립 과학수사 연구소 뼈의학과장을 지낸 저자가 최근의 생명 경시 풍조 를 안타깝게 바라보면서 수사 현장에서의 자기 경험과 체험을 비교적 상세 히 밝히고 있다.(문국진 지음/김영사) *코리언 커넥션 백색의 공포로 불리우는 마약의 모든 것을 신문기자 특유의 예리한 추적 으로 전모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일본 유쿠자의 관계와 더불어 히로뽕의 지옥, 부산의 낮과 밤 등 흥미로운 내용이 눈길을 끈다(조갑게 지음/조선 일보사) *과학수사의 현장 일선 수사관들은 범죄가 발생할 때마다 과학수사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완벽한 증거물 수집에 열을 올리게 된다. 저자는 국립 과학수사 에 직접 참여했던 생생한 과학수사의 현장 이야기를 사실감 있게 기술하고 있다. 특히 실제로 있었던 범죄 수사의 유형별 실례는 추리작가 지망생에 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최상규 지음/제일가제법령출판사) *현대살인백과 이 책은 문학평론가이자 문명비평가로 유명한 영국의 콜린 윌슨이 1962 년에서 1983년 사이에 일어난 세계 각국의 살인 범죄의 사례를 모아 범죄 심리학적 분석을 가한 저서이다. 필자는 현대를 살인의 시대라고 규정하 고, 최근 살인 양상의 특징으로 범행 수법의 잔인무도화. 동기없는 실인의 출현. 쾌락을 위한 살인의 횡행 등을 꼽는다. 또한 이런 범죄 양상의 배경 에는 인명 경시 풍조, 인구 폭증으로 인한 스트레스 과다, 루소의 자유론 등이 있다고 본다. 한편 이 저서에서 다루는 살인사건은 적군파, PLO, IBR 등에 의한 정치테러를 비롯하여 인민사원 사건과 같은 광신도집단에 의한 집단 살인, 연쇄 살인마에 의한 살인 및 미스터리 살인사건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 저서는 범죄심리학과 범죄사회학 분야의 기초 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현대인의 이기주의.비인간성.폭력성을 이해하는 데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콜린 윌슨/범우사) *최첨단 무기 시리즈 오늘날의 최첨단 무기들은 과연 어디까지 발전했는가. 현대의 최첨단 무 기들을 육.해.공군의 주요 무기로 나누어 그 발전 단계와 구조, 성능을 사 진과 함께 설명하고 있다. 세계의 공구전력(1), 기갑사단(2), 핵무기와 미 사일(3), SDI와 우주무기(4), 전자전력(5) 등 다섯권이 출간되어 있다.(요 미우리신문사 지음/이성과 현실사) *우리 나비 백가지 우리 나비의 분포와 나타나는 시기를 비롯, 습성, 생태, 먹이식물, 암수 컷이 서로 구별되는 특징 등을 주로 서술했으며 나비와 관련되는 이야기도 많이 싣고 있다. 초보자들도 나비 얘기를 쉽게 접할 수 있게 씌어졌으며, 신비하고 기묘한 나비의 색깔과 무늬가 자연 그대로 재현됐다.(김정환 엮 음/현암사) *수사편람(搜査便覽) 일선 수사관을 위한 수사 길잡이. 형법이 죄명을 기재하는 예에서부터 수사 사건의 조사 요령 등을 총망라하고 있다.(월간 수사연구소 편/제일가 제법령출판사) *자.타살현장 감식의 실제 경찰종합학교 수사학과장을 지낸 저자가 실제 사건의 사례를 중심으로 엮은 책.(이삼재 지음/제일가제법령출판사) *허영의 시장 검찰청 수사관이 직접 쓴 실제 수사 비화를 묶은 책. 매스컴에 크게 보 도되었던 범죄 사건으로서 과거완료형의 실화들이지만, 냉기도는 수사관실 에서 팽팽하게 대립하는 인간심리 상태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어 사실 감과 함께 현장감이 매우 뛰어난 수사 보고서이다. 전문적인 문인이 아닌 데도 불구하고 저자는 범인과 수사관의 쫓고 쫓기는 실제 상황을 냉정하게 전개해 보여 줌으로써 추리소설을 쓰는 이에겐 하나의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노경환 지음/행림출판사) *앨리스의 일기 자기야말로 이 지구상에서, 아니 은하계 전체에서 가장 행복하다고 생각 했던 16살의 소녀 앨리스. 그 소녀가 죽음 직전가지 쓴 3년 동안의 충격적 인 마약 체험 일기, 권말 부록으로 마약의 종류, 신체적 증상 및 행동, 관 계 법령, 환각제 복용에 의한 생생한 체험기 등이 눈길을 끈다(주왕기 옮 김/고려원) *혁명과 우상 미국으로 망명한 김형욱 전 중앙정보부장의 증언을 토대로 당시 미국에 서 민주화운동을 하고있던 저자가 재구성한 저서로, 미국과 한국에서 각각 출간돼 큰 화제를 일으킨 바 있다. 제1권은 박정희를 중심으로 5.16혁명을 모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혁명 정부의 이야기를 담았고, 제2권은 한국 의 소정부 남산공화국에 얽힌 비화가, 제3권은 박정희왕조의 비화로 유신 체제 선언으로부터 김형욱 망명, 김대중 납치사건, 김형욱의 미의회 증언, 그리고 제3공화국의 종언을 그리고 있다. 특히 제4권 박정희 시대의 마지 막 20일에서는 프랑스 파리에서 실종되고 만 김형욱의 행방을 추적하는 내 용을 생생히 담고 있다.(김경재 지음/전예원) *쥐똥나무 죽음 중에서도 범죄의 냄새를 풍기는 의문사를 주로 다루게 마련인 법의 학자들의 숨은 비밀캐기는 자못 흥미롭다. 이 저서도 많은 의문사의 비밀 을 숨김없이 전개하고 있다. 한 홀아비가 알몸의 시체로 발견됐다. 코와 입 주위의 살이 떨어져나간 끔찍한 모습이었다. 더욱이 음경에서 고환까지 뿌리째 뽑혀 있었다. 엽기적인 이 사건의 범인은 놀랍게도 고양이였다는 사건에서부터 남녀 간의 불륜, 복상사 등이 다뤄진다. 또한 저자는 모든 생명은 쉽사리 죽지 않으며 모든 거짓은 무리와 모순이 따르게 마련이어서 거짓말을 모르는 사체가 침묵으로 전하는 소리에 귀기울이면 사체 스스로 가 죽음의 원인을 전해 준다고 다양한 예를 들어 완전범죄를 파헤쳐 보인 다.(우에노 지음/실천문학사) *고문정치학 이 저서는 고문에 관한 생생한 기록이다. 제1부는 고문의 유래에 대해 서, 제2부는 고문의 종류, 제3부는 아르헨티나의 고문 현장을 고발하며, 제4부부터는 김근태.박종철.권인숙.최형우 씨 등이 죽음보다 더 지독한 갖 가지 고문을 당하면서도 끝끝내 지배 권력의 철권에 굴하지 아니하고 승리 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재현해 준다. 또 8부에서는 정치적 사건 별 고문의 실태와 방법을, 제9부는 일반 형사 사건에서 무고한 시민에게 무차별적으 로 가해지는 고문의 사실에 대한 증언을, 제10부에서는 고문 종식을 위한 저자의 당위적 원칙이 역설되어 있다.(김덕룡 지음/동광출판사) *강시강시 원로 법의학자인 문국진 박사(고려대 명예교수)가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변사 사건의 검시에 참여하면서 모은 자료를 사건별로 정리해 묶 었다. 강시강시란 외견상으로 자살이라고 여겨지는 죽음 가운데는 마를린 먼로의 죽음과 같이 실제로는 사고사이지만 자살과 사고사의 구별이 되지 않아 빗나간 판단을 하기 쉬운 주검이 있다고 소개. 한편 심리주검을 해 보면 그 내막에 엄연히 타살로 결론지어야 할 요인이 있는 주검도 있다고 보고 각각의 예를 열거하고 있다.(문국진 지음/청림출판) *루미놀 루미놀이란 육안으로 식별되지 않는 극히 미량의 혈흔을 탐지하는 데 사 용되는 에비 시약을 일컫는다. 혈흔에 이것을 묻히면 빛을 내게 된다는 것. 오대양 수사에도 간여, 여성 변사자의 질 속에서 정액을 검출해 내기 도 한 국립 과학수사 연구소 법의학 과장인 저자가 지난 10여 년 간 맡아 처리했던 사건 가운데 교훈이 될만 하거나 흥미있었던 것, 또는 세상에 널 리 알려졌던 사건 등 최첨단 과학수사의 숨은 이야기 40가지를 담고 있 다.(최상규 지음/청림출판) *영의 세계 영혼의 세계를 오가며 쓴 체험기. 18세기 스웨덴의 이마누엘 볼거라는 사람이 몇 차례나 영의 세계를 오가며 썼다는 논픽션이다. 사후세계는 실 존하며 유령은 결코 허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저자가 이승과 저승을 오가 며 겪고 느낀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마누엘 볼거 지음/동암) *영혼과 심령의 세계 영국 UFO조사협회 창립 멤버이며 월간지 (예언)지에 심령술 고정 칼럼을 쓰고 있는 영국의 심령과 로이 스테만의 저서. 지금까지 전해지는 심령의 세계에 관한 각종 이야기들을 흥미있게 풀어쓰고 관련 사진들을 곁들였다. 영적 세계와의 교신을 뒷받침해 주는 에피소드를 통해 심령세계의 실체를 파헤치기도 한다. 베토벤의 10번 교향곡을 받아 썼다는 영매 로즈마리 브 라운의 이야기와 심령치료사들의 여러 치료 사례도 눈길을 끈다.(로이 스 테만 지음/자유시대) *최면력의 기적 인위적으로 유치된 일종의 수면상태, 그 스스로의 잠재의식이 갖는 위대 한 힘을 최면력이라고 일컫는다. 바로 그 최면력의 불가사의한 비밀을 밝 힌 책. 나치 독일 히틀러는 무수한 정적들을 사고력이 없는 로버트들의 노 예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 중국의 모택동도 정적들을 모택동주의의 열렬한 지지자로 전향시키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러한 사상 전향의 실례는 최면 에 관한 올바른 지식을 갖지 못하고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유한평 지 음/문명사) *한국의 텃새 새는 아무데서나 살지 않는다고한다. 새는 새의 환경에 알맞은 곳에서만 산다. 이 책은 우리 주변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새에서부터, 산림 습 지 해안 또는 먼 바다에 이르기까지 널리 퍼져 있는 새를 화보와 함께 손 쉽게 소개하고 있다. 또 여름철새에서부터 남해안 상록수림에서 겨울을 나 는 새의 종류까지 자세히 싣고 있다.(윤무부 지음/대원사) *별자리 여행 별빛이 내리는 야외에서 별자리를 그리며 별이름을 부르는 것은 정겹다. 그리고 별을 통해 만나는 옛 사람들의 전설 또는 흥미롭다. 이 책은 별에 ㅇ힌 신화와 동서양의 숨겨진 이야기, 천제 퀴즈, 별점(점성술), 별자리 관측법을 재미있게 기록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별밤을 계절별로 관측하여 별자리 지도와 컬러 화보를 통해 누구나 쉽게 별을 볼 수 있게 한 별자리 안내서이기도 하다. 부록으로 싣고 있는 '당신의 별점'은 풍부한 얘깃거리 를 제공한다.(이태형 지음/김영사) *한국의 신흥 종교 최근 들면서 신흥 종교 문제가 어느 때보다도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신흥 종교 연구에 관한 필자의 기독교 자료편으로서, 적지 않은 어려움 끝에 간행한 것이어서 그 가치가 높다. 특히 신흥 종교들은 자기들 의 문제점을 은폐하기 위해서 온갖 중상모략 비방, 그리고 필자에게 테러 까지 서슴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통일교, 전도관, 동방교, 구원파 등의 끈질긴 방해 속에서도 실로 13년 만에 이 저서를 완간하였다. 한국기독교 승리제단, 애천교회, 하나님의 자녀들(일명 섹스교), 한국기독 동신회, 한국지방교회, 칠사도교회, 주현교회(삭발교), 에덴문화연구원(만 교통화교) 등 창설배경.조직 제도 및 비밀 유지 방법.교주의 발자취, 교 리.현황 따위들을 상세하게 추적하고 있다.(탁명환 지음/한국종교문제연구 소) *그들은 이렇게 속았다 달콤하게 속삭이는 감언이설에 속아 이단의 신흥 종교의 수령 속에서 죽 음 직전에 헤어나와 그 생생한 거짓 상황을 고발하고 있는 수기집. 일본의 통일교 간부가 통일교의 흑막을 보고 탈퇴하여 쓴 '이것이 통일교의 비밀 이다'란 폭로 수기에서부터, 교주 자신이 1조 5천억 살을 자처하는 박태선 집단의 현황을 고발하고 있고, 학업포기.가정파괴.결혼의 자유를 박탈하는 여호와의 증인 피해자들의 수기와, 통일교의 유사 교리를 가지고서 무서운 속도로 대학가에 파고드는 애천교회의 교주에 대한 재림주사건의 고발 수 기도 있다. 또한 미국에서 발생하여 우리 나라에 들어와 사회적 물의를 야 기시켰던 이른바 섹스교의 내막과 피해자 수기도 곁들여 있으며, 암흑기의 신화인 백백교도 다루고 있다.(탁명환 편저/한국종교문제연구소) *컴퓨터와 범죄현상 현직 검사가 쓴 컴퓨터 범죄에 관한 책. 일선 검찰에서의 수사 경험과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외국의 자료를 모아 엮었다. 이 책은 컴퓨터 바이러 스나 해킹뿐 아니라 전화도용(폰프리킹), 암호기술, 도청, 첨단 수사 장 비, 컴퓨터 범죄 관련 국내외 법률 등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분야에 대해서도 체계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필자는 컴퓨터 범 죄가 최근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컴퓨터와 법을 동시에 아는 전문가가 부족해 우리 사회는 컴퓨터 범죄에 거의 무방비 상태라고 말하고 있다.(최 영호 지음/컴퓨터출판사) *계간 추리문학 '문학의 전체주의화를 경계하며'라는 창간 기치 아래, 지난 88년 겨울호 부터 창간호를 내기 시작한 추리문학 전문지. 주요 목차를 살펴보면, 국내 단편 추리소설선과 세계 추리문학사에 빛나는 걸작 추리소설 안내가 연재 되어 있으며, 키팅의 추리소설 창작강좌가 엮어지며, 또한 연재물로서 추 리소설산책은 유명 추리작가나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각도 에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 외에도 특집으로 꾸며지는 희귀한 자료가 상당량 공개되고 있는 연재 '세계의 추리작가', '해외 미스터리 정보', '과학수사 일화', '신간아내' 등의 편집은 추리작가 지망생에겐 시사하는 바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 전문지는 현재 휴간중에 있 다.(계간 추미문학/발행인 김성종) *월간 수사연구 일선 수사관들을 위한 수사전문지이다. 연재물로 '수사 뒷이야기', '우 수한 형사가 되는 길', '일선 수사를 위한 교양 시리즈', '수사사례', 'P.B코너' 등의 생생한 구성이 흥미롭다.(월간 수사연구사/제일가제법령출 판사) *한국추리작가협회보 격월간으로 발행되고 있는 한국추리작가협회 기관지. 협회의 소식과 함 께 주로 추리작가들의 동정으로 꾸미고 있다.(한국추리작가협회) 제7장 추리소설 국어사전 추리소설을 집필해 가다 보면 아무래도 우리말을 잘못 쓰게 되는 사례, 순화되어야만 할 용어, 정확한 외래어 표기 등이 잘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있다. 물론 이러한 작품은 제아무리 주제가 뛰어나고 이야기 얼개가 흥미 진진하다 할지라도 출판사의 편집자나 추리독자들로부터 결코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1988년 문체부가 새로 개정.고시하여 시 행되고 있는 (한글 맞춤법).(표준어 규정)과 함께, 1986년 개정된 (외래어 표기법)을 사례별로 엮어 추리소설의 집필에 필요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추리소설 국어사전)편에 가려뽑은 510단어는 비교적 추리소 설에 자주 쓰이게 되는 전문 단어들인만큼 반드시 익혀 둘 가치가 있다. 1.추리소설 국어사전 (ㄱ) 가랑눈 조금씩 잘게 내리는 눈 가랑비 조금씩 내리는 비 가래톳 허벅다리 서혜부의 임파선이 부어 아프게 된 멍울 가로다지 가로로 된 방향 가리마 머리털을 양편으로 갈라빗은 금 가석방 범죄자 또는 소년원에 갇힌 자를 일정한 조건하에 구금에서 풀어주 는 일 가제 부드럽고 성긴 외올 무명베 갈림목 갈림길의 길목 감시 경계하여 살피다 감식반원 범죄 수상상 필적.지문.피 따위에 관한 감정 구성원 강력범 흉기나 폭력을 쓰는 범행. 또는 그 범인 강시 얼어죽은 송장 강제추행 폭행.협박으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것 개좆부리 감기의 비칭 거웃 생식기 주위에 난 털 건들바람 남쪽에서 첫가을 생량 머리에 선들선들 부는 바람 검거 범죄의 증거를 걷어 모음. 죄상을 조사하려고 용의자를 경찰에서 잡 아감 검경 현미경으로 검사함 검버섯 노인의피부에 나는 거무스름한 얼룩점 검출 검사하여 냄. 검색하여 적출함 겁탈 남의 것을 폭력으로 빼앗음. 겁간 게뚜더기 눈두덩 위에 헌데나 성처자국 때문에 살이 찍어 맨 것처럼 된 눈 경범죄 가벼운 범죄. 경미한 위법 행위. (즉결 재판에서 처벌함) 경부 목이 있는 부분 경부압박 목을 내리누름 경찰범 경찰 법규.경찰 명령을 어기는 행위 곁길 큰 길에서 곁으로 갈라진 길 계측 물건의 길이.너비를 재어 계산함 고두리뼈 넓적다리뼈의 머리빼기 고샅, 고샅길 촌락의 좁은 골목길. 좁은 골짜기의 사이 고수머리 곱슬곱슬한 머리 고팽이 어떤 거리의 한 왕복 골목자기 골목 깊숙이 들어간 좁은 곳 골절 뼈가 부러짐 골절이탈 뼈마디가 떨어져 나감 골편 뼈의 부서진 조각 곬 한 방향으로 트여서 나가는 길 곰배팔 굽거나 펴지 못하는 팔 곱장다리 무릎뼈는 밖으로 향하여 벌어지고 정강이는 안을 향하여 휜 다리 공구흔 공작에 쓰이는 기구의 흔적 공범자 공모하여 죄를 지은 자 공범죄 두 사람 이상이 구성 요건의 실현에 관여하여 범한 죄. 두 사람 이 상이 공모하여 범한 죄 공소 검사가 특정 형사 사건에 대하여 법원에 그 심판을 요구하는 의사 표 시 및 행위 공소권 법원에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검사의 권리 공소기각 소송 조건에 흠결이 있거나 공소권이 존재하지 아니할 때 법원이 공소를 기각해 버리는 재판 공소시효 확정 판결 전에 시간의 경과에 의하여 형벌권이 소멸하는 제도. 즉, 죄를 범한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검사의 공소권이 소멸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됨을 말한다 공알 여자 외음부에 있는 작은 돌기 공혈자 수혈용의 혈액을 제공함. 헌혈 과녁배기 똑바로 건너다 보이는 곳 과잉방위 정당 방위로서 허용되는 한도를 넘는 반격 행위 관자놀이 귀와 눈 사이의 태양혈이 있는 부위 관통 꿰뚫음. 조리가 정연함 괴한 차림새나 거동이 괴상한 사나이 교사 목을 매어 죽음 교사 범의를 갖지 아니한 사람을 부추기어 죄를 범하게 하는 행위 교흔 끈으로 목을 졸라서 죽게 함 구레나룻 귀밑에서 턱까지 잇달아 난 수염 구류 잡아 가둠. 1일 이상 30일 마만의 기간, 구류장에 구금하는 형벌의 일종 구류심문 사법 기관에서 범죄의 혐의가 있는 사람을 구치소에 가두어 두고 하는 심문 구류처분 죄인을 구류에 처하는 사법권 작용의 발동 구속 체포하여 신체를 속박함. 자유 행동을 제한 또는 정지시킴 구속영장 검사의 신청으로 판사가 발부하는 피의자의 신체를 구속할 수 있 는 명령서 군턱 턱 아래로 축 처진 살 굳은살 손바닥.발바닥의 단단하게 된 살 굴다리 길 위에 높이 가로 건너지른 다리 귀가조치 집으로 돌아오거나, 돌아갈 수 있도록 일을 잘 정돈하여 처치함 그믐치 음력 그믐에 내리는 비나 눈 기각 버리고 쓰지 아니함. 법원에서 수리한 소송의 심리 결과 그 이유가 없는 것이거나, 절차가 틀린 것이나, 기간을 경과한 것 등을 도로 물리치 는 일 기소 소송을 일으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함 기소 유예 범인의 성격.연령.환경.범죄의 경중.정상 및 범죄 후의 정황에 따라 소추가 필요로 하지 않을 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일 길라잡이 길을 인도하는 이 길섶 길 가장자리 깍짓동 몹시 뚱뚱한 사람의 몸집 깍짓손 깍지를 낀 손 꼭뒤 뒤통수의 한복판 꽁무늬바람 뒤에서 불어오는 바람 꽃샘바람 이른봄 꽃필 무렵에 부는 찬바람 끄나풀 남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사람 끄느름하다 날이 어두워 어둠침침하다 끄무레하다 구름이 끼어 날이 침침하다 (ㄴ) 나가시(일본어) (속)택시가 돌아다니며 손님을 찾는 일. 또는 그 택시. 특 히 영업용 이외의 차가 불법으로 영업 행위를 하는 일 나계 나사 층층대 나트륨 램프 원통형의 유리관 속에 희유가스와 나트륨을 넣은 램프(방전시 키면 황색의 빛을 발함) 낙찰계 경쟁 입찰을 취하는 계의 방법의 하나. 낙찰자가 곗돈을 타고, 낙 찰 금액에서 남은 액수는 앞으로 탈 사람에게 분배됨 낙태죄 태아를 모체 내에서 죽이거나, 조산시킴으로써 성립하는 죄 난도 칼로 함부로 벰. 칼로 잘게 다짐 난수표 0에서 9까지 숫자를 불규칙하게 늘어놓은 표(통계 조사에서 표본을 무작위로 가려낼 때, 암호 통신 등에 이용함) 난입 어지럽게 함부로 들어감 난투극 난투가 벌어진 극적 장면. 서로 덤벼들어 어지러이 싸움. 날빛 햇빛. 햇빛을 받아서 나는 온 세상의 빛 낭길 낭떠러지를 끼고 난 길 내부장기 내장의 여러 기관 내용증명 우체국에서 우편물의 내용을 증명하는 일 냉혈한 인정이 없고 냉혹한 남자 널다리 널빤지로 깔안 놓은 길 네글리제(불어) 낙낙한 여성용 실내복 또 그런 모양의 잠옷 네다바이(일본어) 가짜 돈 뭉치 따위의 올가미를 쳐놓고 그것을 매개로 하 여 교묘하게 남을 속여 금품을 빼앗는 짓 노티 늙어 보이는 모양 논틀밭틀 논두렁이나 밭두둑을 따라 꼬불꼬불 타고 소삽하게 뻗은 좁은 길 놀 해 뜰 무렵이나 해 질 무렵 하늘에 붉게 보이는 기운 농간 남을 속여 일을 변동시키는 간사한 짓 높새 북동풍을 말함 높하늬 서북풍 뇌사 옥사 뇌사 뇌가 회복 불가능한 기능 상실 상태에 빠지는 일 뇌진탕 머리를 몹시 부딪칠 때 뇌에 일어나는 병 (지각과 의식이 없어지고 까무러치게 됨) 누명 억울하게 뒤집어 쓴 불명예 누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후 3년 이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범하는 일 눈딱부리 툭 비어지고 큰 눈 눈발서다 눈이 곧 내릴 듯하다 눈부처 눈동자에 비쳐 나타난 사람의 형상 눈씨 쏘아보는 시선의 힘 누퉁이 눈둥덩의 불룩한 부위 늑골 흉곽을 구성하는 활 모양의 긴 뼈 (좌우 12쌍임). 갈비뼈 늑흔 목을 메어 죽인 흔적 (ㄷ) 단서 일의 처음. 일의 실마리 단정 딱 잘라 결정함 단지 손가락을 잘라 버림. 부모나 남편의 명이 위중할 때 제 손가락을 잘 라 그 피를 먹게 함. 굳은 맹세의 표시로 손가락을 자름 단창 겉창이 없는 외겹 창문 더펄머리 더펄더펄 흔들리는 머리털 덧니 배냇니 곁에 포개져 난 이 덴바람 북풍. 뒤바람. 된바람 도린곁 인적이 드문 외진 곳 도범 도둑질로 인해 성립하는 죄. 또는 그 범인 도주 도망 독물학 독기가 있는 물질 등을 연구함 독살 독약으로 죽임 독직 직책을 더럽힘. 특히 공무원이 지위나 직무를 남용하여 비행을 저지 름 돌개바람 회오리 바람 동부새 동풍을 농촌에서 이르는 말 동살 동이 터서 훤하게 비치는 햇살 동시 얼어죽은 시체 된마파람 동남풍을 어촌의 뱃사람들이 이르는 말 된새바람 북동풍을 어촌의 뱃사람들이 이르는 말 두개골 두개를 이룬 뼈 두껍다리 골목 안 도랑이나 시궁창에 걸쳐놓은 다리 두모 머리키락 둔부 궁둥이 언저리 뒤통수 머리의 뒤쪽 뒷덜미 목덜미 아래 어깨죽지 사이 든바람 동남풍 들바람 들에서 불어오는 바람 들창코 콧구멍이 위로 드러나 보이는 코 등골 등 가운데 고랑이 진 부위 따지기 이른봄 얼었던 흙이 풀리려고 할 무렵 땜통 머리에 난 흠집을 조롱해 일컫는 말 뚜쟁이 남녀의 야합을 중매하는 사람 뜸 한 동네 안에서 따로따로 몇 집씩 한데 모여 있는 구역0 (ㄹ,ㅁ) 레즈비언(영어) 여성이 동성애. 또는 그런 경향이 있는 여성 마당발 볼이 넓은 발. 흔히 활동 범위가 넓은 사람을 일컫는다 마른번개 마른하늘에서 치는 번개.(마른천둥) 마파람 남풍. 앞바람 마피아 (이태리어) 이태리의 시칠리아 섬에서 조직된 비밀결사 현재 미국 의 대도시에서 마약과 도박에 관련된 범죄 조직을 형성하고 있음 막바지 더 갈 수 없는 막다른 데 만기 출감 형의 복역 기한을 모두 마치고 출감하는 일 만행 야만스로운 행동 맞바람 마주 들어오는 바람 매부리코 매부리같이 끝이 뾰족하게 내리숙은 코 매지구름 비를 머금은 검은 구름 조각 먹피 멍들어 검게 죽은 피 먼발치 조금 멀리 떨어져 있는 곳 메기입 입아귀가 길게 째져 넓게 생긴 입을 흉보는 말 멱 목의 앞쪽. 숨구멍의 속칭 면식범 얼굴을 안는 범인 명지바람 보드랍고 화창한 바람 명치끝 사람 몸의 급소의 하나로, 가슴뼈 아래 한가운데 우묵하게 들어간 부위 모롱이 산모퉁이의 휘어 둘린 곳 모리배 모리하는 무리 모발 사람의 머리털 모살 미리 꾀하여 사람을 죽임 목격자 목격한 사람. 눈으로 직접 본 사람 목덜미 목의 뒤쪽 목적범 형법상 범죄의성립에 있어서 고의 의회에 목적을 필요로 g라는 범 죄.(내란 죄 다위) 묘연 오래 되어서 정신이 알쏭달쏭함. 소식이 없어 행방을 알 수 없음. 그 윽하고 멀어서 눈에 아물아물함 무고 아무 죄가 없음 무고 없는 사실을 거짓으로 꾸며 남을 관청에 고발 또는 고소함 무사마귀 피부의 거죽에 두드러져 난 흰 군살 무의범 과실범 물렁뼈 연골 물적증거 증거물이 될 수 있는 것 뭉구리 바싹 깎은 머리 미결수 미결 수용자의 통칭 미골 척추의 맨 아래 부분에 있는 뼈 미량 아주 적은 양 미수 목적을 이루지 못함. 범죄를 착수하여 그 목적을 이루지 못한 일 미행 사람의 뒤를 따라감. 수사관등이 혐의자.요시찰인 등의 뒤를 밟으며 몰래 그 행동을 감시하는 일 (ㅂ) 바투보기 가까운 데는 잘 보아도 먼 데는 잘 못 보는 눈 발부리 발끝의 뾰족한 부분 발샅 발가락 사이 방울눈 방울처럼 둥글둥글하고 부리부리하게 큰 눈 방조범 타인의 범죄 수행에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성립되는 범죄. 또는 그 범인 방치 내버려 둠 방화범 방화죄를 저지른 사람 밭은기침 소리도 크지 않게 자주하는 기침 배때기 배의 비칭 배알, 밸 창자의 비칭 배열 죽 벌려서 열을 지음 배임죄 남을 위하여 어떤 사무를 처리하는 사람이 그 임무에 배반되는 행 위를 하여 자기나 제삼자가 이익을 얻어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입힘으 로써 이루어지는 죄 밴대, 밴대보지 음모가 나지 않는 여자의 음부 뱁새눈 작으면서 가늘게 째진 눈 벋장다리 구부렸다 폈다 하지 못하고 늘 뻗치기만 하는 다리. 뻗장다리. 범아귀 엄지 손가락과 둘째 손가락과의 사이 범의 범죄 행위임을 인식하면서도 이것을 행하려는 의사 범죄과학 범죄의 원인.성질.결과.종류를 연구하는 과학.(범죄 심리학.범죄 사회학.범죄 생물학 등으로 나눔) 범죄 유형 형법의 각칙 및 그 밖의 형벌 규정에 규정된 범죄의 유형 범행 범죄의 행위 법과학 과학수사를 뒷받침하는 모든 분야의 학문 법정모욕죄 법원의 규칙.명령 등에 대한 무시.불복종 또는 법원의 권위를 해함으로써 성립되는 죄(법관이 독자적으로 직접 처벌할 수 있다) 법정최고형 형법 등의 형벌 법규 중에서 각개의 범죄에 대해 규정되어 있 는 최고의 형 변사체 뜻밖의 재난으로 죽은 사람. 사인에 범죄의 의혹이 있는 사망자 별뉘 별의 그림자 보조개 흔히 웃거나 할 때 볼에 오목하게 우물져 들어가는 자국 보호관찰 보전하여 살핌 복두갈고리 상일을 많이 하여 험상궂게 된 손가락 복부 배의 부위 복사뼈 발회목 위의 안팎으로 둥글게 나온 뼈 볼기짝 뒤쪽 허리 아래 허벅다리 위 좌우쪽으로 살이 두둑한 부분의 두 짝 볼때기 볼의 비칭 봉쇄 굳게 잠가서 출입을 못하게 함. 실력으로써 적의 항만.해안의 교통을 차단하는 행위 봉충다리 한쪽이 짧은 다리 부검 해부하여 검사함. 사망 원인 등을 조사하기 위하여 사후 검진을 하는 일 부슬비 부슬부슬 내리는 비 부패 부패균에 의해 단백질 및 유기물이 유독한 물질과 악취를 발생하게 되는 변화 불기소 죄가 되지 않을 때, 범죄의 증명이 없을 때, 또는 공소의 요건을 결했을 때 등에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일 불법 연행 불법적으로 데리고 감 불심검문 관헌이 수상하다고 인정되는 사람에게 검문을 함 브로커(영어) 상행위의 매개를 업으로 하는 사람. (속)사기적인 거간꾼 비밀결사 법률에 정해진 신고를 않고 비밀로 하는 결사. (정치적.종교적. 범죄적 목적의 것 등이 있음) 비밀경찰 비밀로 조직하여 비밀리에 활동하는 정치 경찰 비밀누설죄 의사.변호사 등 일정한 신분을 가진 자로서 그의 업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죄.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죄 비번 당번이 아님 비산 날아 흩어짐 비소 원소의 하나. 금속 광택이 있는 무른 결정성의 유독한 고체 비수 날이 날카로운 단도 비즙 콧물 비표 비밀한 표지 빗장뼈 가슴 앞면 위쪽에 있는 긴 뼈 뻐드렁니 밖으로 뻗은 앞니 뻗팔이 선천적 또는 병으로 인해 꼬부라지지 않는 팔 (ㅅ) 사랑니 어금니가 다 난 뒤 성년기에 어금니 안쪽에 새로 나는 작은 어금니 사인 죽게 된 원인. 사망의 원인 사지골 팔다리 뼈 사진반원 사건 현장의 상태를 사진으로 남겨두기 위한 수사반의 구성원 사팔눈 눈동자가 비뚤어진 눈 사후경과시간 사망 이후의 시간 삭신 몸의 근육과 뼈마디 산재 여기저기 흩어져 있음 살바람 좁은 틈에서 새어 들어오는 찬바람. 봄철에 부는 찬바람 살피 두 땅의 경계선을 표시한 표. 물건과 물건과의 사이를 구별지은 표 상습범 일정한 행위를 반복적으로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 또는 그 범인 상판때기 얼굴의 비칭 상해 상처를 내어 해를 입힘 상해죄 폭행이나 그밖의 침해 행위에 남의 신체를 고의로 상해함으로써 이 루어지는 범죄 상해치사 고의로 상해하여 생명을 잃게 함 상황실 작전상 또는 행정상의 계획,통계,상황판을 갖추어서 전반적 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한 방 새가슴 새의 가슴처럼 불거진 가슴 새치 젊은 사람의 머리에 난 센 머리카락 색바람 이른 가을에 부는 신선한 바람 색출 뒤지어 찾아 냄 색흔 끈자국 샐녘 날이 샐 무렵 샛바람 동풍 생채기 손톱 따위로 할퀴어 생긴 작은 상처 선고 재판의 판결을 내림. (사형 선고 등) 선고 유예 범죄자의 정상을 참작하여 판결의 선고를 일정 기간 동안 유예 하는 일 섬모 가는 털. 생물체 세포 거죽에 많이 난 가는 털 성도착 색정 도착증 세바람 동서풍 소사 불에 타서 죽음 소소리바람 이른 봄에 살 속으로 기어드는 차고 음산한 바람 소지품 가지고 있는 물건. 지니고 있는 물품 소추 검사가 특정한 사건에 관하여 공소를 제기하는 일 손돌바람 음력 시월 스무날께 부는 몹시 추운 바람 손모가지 손의 비칭 손샅 손가락 사이 손아귀 엄지 손가락과 다른 네 손가락과의 사이 솔개그늘 아주 작게 지는 그늘 송곳눈 날카롭게 쏘아보는 눈초리 송장 사람의 죽은 몸뚱이 수감 옥에 가두어 감금함 수배 갈라 맡아서 지킴. 범인을 잡으려고 수사망을 폄 수법 수단.방법.작품을 만들때의 솜씨 수사 찾아다니며 조사함. 범죄의 행방을 모으거나 증거를 찾음 수사식물학 범죄 현장 주변에 흙, 또는 범죄자의 옷,구두,자동차의 흙받이 등에서 검출되는 식물 잎의 조각, 그리고 사체 부검에 의해 위의 내용물에 서 검출되는 섭취 음식물 가운데 잔여 식물조각 등에 대한 종류의 식별로 식물의 명칭 빛 그 식물의 분표 지역, 식물의 생육 시기 등을 추정함으로 써 범인 색출에 단서를 마련하는 수사 순찰 순행하여 사정을 살핌 숨기척 숨쉬는 기척 시반 사람이 죽은 지 몇 시간 후 피부에 생기는 자색의 반점 시울 눈.입등의 언저리 시포 사체 위에 덮은 천. 주로 하얀 색깔의 천 신원확인 일신상의 관계, 곧 주소.본적.신분.직업.성행 등을 조사 점검하 는 해위 실눈 가늘게 뜬 눈 실바람 솔솔 부는 바람 실신 정신을 잃음 실안개 엷게 낀 안개 실종 종적을 잃음. 사람의 소새 및 생사가 불명하게 됨 실증 확실한 증거. 사실에 위해 증명함 심리 사실 관계 및 법률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법원이 조사를 하는 행위 심문 자세히 따져서 물음 심야 깊은 밤 쌍심지 몹시 화가 나 두 눈에 핏발이 서는 일 (ㅇ) 아가리 입의 비칭. 아갈머리 아동그러지다 날씨가 점점 흐려서 음산하여지다 아랫바람 연 날릴 때 동풍을 이르는 말. 물 아래 쪽에서 불어오는 바람 안돌이 바위를 안고 돌아갈 수 있는 험한 벼랑길 안면부 얼굴 알리바이 형사 사건이 있었을 때 그 현장에 있지 않았다는 증명, 현장 부 재 증명 알젓 버선이나 양말의 해진 구멍으로 내민 발가락 암시 넌지시 깨우쳐 줌 압박 내리 누름. 기운을 펴지 못하게 위압함 앙가슴 두 젖 사이의 가슴 애꾸, 애꾸눈 한쪽이 먼 눈 액모 겨드랑이의 털 액사 자기 체중에 의한 힘으로 몸에 감긴 끈이 조여서 질식하는 것 액상 액체가 되어 있는 상태 양코 서양 사람의 코와 닮은 높고 큰 코 어깨판 어깨의 넓적한 부분 어깻숨 어깨를 들먹이며 가쁘게 쉬는 숨 얽박고석 몹시 얽은 얼굴 에움길 굽은 길 여우비 볕이 난 날 잠깐 뿌리는 비 연고지 혈통.정분 또는 법률상의 인연이나 관계가 맺어진 곳. 곧 출생지. 거주지 같은 것 연행 데리고 감. 피의자 등을 체포하여 동행함 열구름 지나가는 구름. 떠가는 구름 염산 염화 수송의 수용액. 무색, 발연성의 액체임. 강산의 대표적인 것으 로 공업용. 의학용 등 용도가 넓다 염색체 분열하는 세포핵에 나타나는 유형체. 염기성 색소에 잘 염색되고 생물의 종류에 따라 그 수가 일정하며, 생물의 성을 결정하는 성 염색체가 들어있음 엽기 괴이한 것에 흥미가 끌려 쫓아 다니는 일 영장 법원.관청이 발부하는 명령서 영치 국가가 피의자, 피고인 또는 재감자에 딸린 물건을 강제력을 쓰지 않 고 보관 및 처분하는 행위 영치금 재감자가 교도소의 관계 부서에 일시 맡겨둔 돈 예감 무슨 일이 벌어지기 전에 암시적으로 또는 육감으로 미리 느낌 예단 미리 판단함. 또는 그 판단 오금 무릎의 구부러진 안쪽 오류 이치에 틀린 인식 오손 더럽히고 손상함 오인 그릇 인정함 옴팡눈 옴폭하게 들어간 눈 왜바람 이리저리 방향없이 막 부는 바람 용의자 범죄의 혐의자. (법) 피의자 우거지상 잔뜩 찌푸린 얼굴의 모양 울혈 한 국소의 정맥이 확장하여 정맥혈이 막히어 충혈이 일어나는 증세 위액 위선에서 분비되는 소화액 위장 남의 손을 속이려고 어떤 태도나 행동을 짐짓 꾸며서 하는 일 위조죄 통화, 인장, 문서, 유가증권 등을 행사할 목적으로 위조함으로써 성립하는 죄 위증 거짓 증명함 유괴 사람을 속여 꾀어 내는 일 유괴범 유괴한 범인 유기 내어 버림 유류품 죽은 뒤에 물리어 둔 물품. 잊어버리고 놓아 둔 물건 유인 꾀어 냄 유체 부모가 끼쳐준 몸. 자기 몸. 송장 유치 머물러 둠. 사람이나 물건을 일정한 지배 아래 둠 유치장 수사상 피의자를 한때 유치하는 곳. (각 경찰서 안에 있다) 유품 죽은 사람이 남긴 물건 따위 유형 닮은 것 사이에 볼 수 있는 공통된 형 육감 육체에서 풍기는 느낌 육법 여섯 가지의 기본되는 법률. 곧 헌법, 민법, 상법, 형사 소송법, 민 사 소송법 육손이 손가락이 여섯인 사람 육시 이미 죽은 사람에게 참형을 행함 으등그러지다 날씨가 점점 찌푸려 궂을 듯해지다 은늬 싸서 감춤. 비밀로 함 음모 생식기의 주위에 난 털 음모 일을 비밀히 꾸밈. 또는 그 계략. 범죄에 관한 행위 음행 음란한 행실 응고 엉겨 뭉쳐 딱딱하게 됨 의구심 의시하고 두려워하는 마음 의혹 의심하고 두려워하는 마음 이마빼기, 마빡 이마의 비칭 이맛살 이마에 잡힌 주름살 이슬아침 내린 이슬이 마르지 않은 이른 아침 이화학 물리학과 화학 익사 물에 빠져 죽음 인멸 자취도 없이 죄다 없어짐. 또는 없앰 인상착의 사람의 생김새와 옷차림 인지 인정하여 앎. 구체적인 사물의 지각 인터폴 국제 형사 경찰 기구 인혈 사람의 혈액 임의동행 수사기관이 본인의 승낙을 얻어 검찰청. 경찰서 등에 연행하는 일 입증 증거를 세움. 논증 (ㅈ) 자드락길 나지막한 산기슭에 경사지게 나있는 좁은 길 자백 스스로의 죄를 털어놓음 자분치 귀 앞의 짧은 머리털 자살 스스로 제 목숨을 끊음 자연사 외상이나 병에 의하지 않고 노쇠하여 자연히 죽음 자위 눈의 검고 흰 동공의 경계 부분 자해 자기 몸을 스스로 해침. 자살 작달비 굵직하고 거세게 퍼붓는 비 잠복 몰래 숨어 엎드림 잠복 근무 범인이나 적군을 색출 또는 방어하기 위해 예상 출현지에 잠복 하는 근무 잠적 종적을 아주 감춤 잠포록하다 날씨가 잔뜩 흐리고 바람이 없다. 저믓하다 날이 저물어 으스레하다 절도 남의 재물을 훔침. 또는 그 자 절명 목숨이 끊어짐. 죽음 정당방위 급박 부당한 침해에 대해 자기 또는 타인의 권리를 방어하기 위 해 부득이 행하는 가해 행위 정액 남성 생식기에서 분비하는 액체 정액의 검사 (1)육안적 관찰 (2)자외선 조사에 의한 관찰 (3)정자의 관찰 (4)결정 형성 시험 (5)효소 검출 시험 (6)사람 정액 증명 시험 (7) 혈액형 검사 제비턱 밑이 투툼하고 너부죽하게 생긴 턱 제시 어떤 의사를 글이나 말로 드러내어 보임 조동아리, 조동이 입의 비칭 조막손 손가락이 오그라져 펴지 못하는 손 조회 묻거나 알리기 위해 보내는 공문. 서면으로 물어봄 족문 발바닥(발가락 포함) 피부의 무늬. 또는 그것이 어떤 물건에 남긴 흔 적 존속 살해 자기가 배우자의 직계 존속을 살해함으로써 성립하는 죄 좁쌀눈 아주 작은 눈 종적 발자취. 행방 주걱상 넓적하고 우묵하게 생긴 얼굴 주걱턱 주걱처럼 길고 끝이 밖으로 튀어나온 턱 주먹코 뭉퉁하고 모양없이 크게 생긴 코 즉결 즉석의 결정 즉결 재판 지방 법원장이 정하는 순회 판사가 간단한 절차로 행하는 재판. 소액 사건 심판법의 적용을 받는 민사 사건, 화해. 독촉 및 조장에 관한 사건. 10만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 나 과료에 처할 범죄 사건등에 대하 여 인정하고 있음 즉결처분 경찰범을 경찰서장의 권한으로 즉결하여 내리는 처분 지각 알아서 깨달음. 또는 그 능력 지능범 사기.횡령 등 지능을 이용해 범한 범죄. 또는 그 범인 지령 지휘 명령 지목 사람, 사물 등이 어떻다고 가르켜 정함 지문 손가락 끝마디 안에 있는 피부의 무늬. 또는 그것이 어떤 물건에 남 긴 흔적 지혈 출혈을 멈춤 직감 설명, 증명 등을 거치지 않고 곧 사물의 진상을 마음으로 느껴 앎 직무유기죄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없이 직무 수행을 거부하거나 직무를 유 기함으로써 성립되는 죄 진범 어떤 범죄의 실제 범인 진술 자세하게 말함. 민사 소송에서 소송 당사자 또는 소송 관계인이 그 계쟁사실에 대해 사실상 또는 법률상의 사항을 구술.서면으로 말하는 일. 형사 소송상, 당사자.증인.감정인 등이 타인으로부터 강요됨이 없이 관계 사항을 구술.서면으로 말하는 일 질식사 숨이 막힘. 생체 또는 그 조직에서 갖가지 이유로 인하여 산소의 결핍, 탄산 가스의 과잉으로 일어나는 상태. (호흡 작용이 멎으며, 동물은 경련 후에 죽음에 이름) 질액 자궁으로 연결되는 관상의 기관에 있는 물과 같은 유동성 물질 집도 칼, 도장칼 등을 잡음. 수술이나 해부를 위해 메스를 잡음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의 선고 판결을 받았으나 정상을 참 작할 만한 사유가 있을 경우 일정 기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그 유예 기 간을 무사히 지낸 때에는 형의 선고 효력을 잃는 제도 짝눈 한 쪽이 크거나 작아서 짝짝이인 눈 (ㅊ) 착수 어떤 일에 손을 대어 시작함. 형법상 범죄 실행의 개시 찬칼 반찬을 만드는 데 쓰는 작은 칼 찰과상 스치거나 문질려서 살갗이 벗어진 상처 참변 참혹한 변 참사 부끄러워 죽을 지경임 참살 목을 베어 죽임 참살 참혹하게 죽음 참형 목을 베어 죽이는 형벌 참형 참혹한 형벌 채발 볼이 좁고 갸름한 발 채수염 숱은 적으나 긴 수염 채혈 진단.수혈 등을 위해 정맥이나 피부를 좀 째서 혈액을 채취함 체머리 병적으로 저절로 자꾸만 흔들려지는 머리 초동수사 범죄 사건이 일어났을 때 맨 처음 행해지는 현장을 중심으로 한 수사 활동 촉각 피부에 있는 어떤 감수기의 흥분에 의해 일어나는 감각 추궁 어디까지나 캐어 따짐. 끝까지 따지고 밝힘 추리 사리를 미루어서 생각함. 기지의 판단으로부터 새로운 판단을 도출하 는 사유작용 추적 뒤를 밟아 쫓음 추정 추측하여 판정함. 어떤 법률 관계 또는 사실이 명료치 않을 경우 쟁 의를 피하기 위하여 그것에 대해 법원이 일단 내리는 판단 치명상 죽음의 원인이 된 상처 치받이 비탈진 곳을 올라가게 된 방향 치사 죽게 함 침강 밑으로 가라앉음 침윤 차차 젖어 들어감. 점차 침입하여 퍼짐 침하 가라앉아 내려감 (ㅌ) 타박상 때려서 난 상처. 부딛쳐서 난 상처 타살 남에게 목숨을 빼앗김. 남이 죽임 타살 때려서 죽임. 박살 타액 침 타액의 검사 (1)자외선 검사 (2)전분 소화 효소의 검출 시험 (3)사람 타액 증명 시험 (4)혈액형 검사 탄흔 탄환이 맞은 자국 탐문수사 더듬어 찾고 들어면서 추적해 가는 수사 탐정 비밀히 깊은 사정을 더듬어 살핌. 또는 그러한 사람 탑삭나룻 짧고 다보룩하게 많이 난 수염 터럭 몸에 난 길고 굵은 털 턱주가리 아래턱의 비칭 텁석나룻 짧고 더부룩하게 많이 난 수염 투시 막힌 물체를 틔워 봄. 감각기관의 도움 없이 숨겨진 것을 특수한 능 력에 의하여 감지하는 일 틀니 떼어다 끼웠다 할 수 있도록 만들어서 해 박은 이 (ㅍ) 파열 깨어져서 갈라짐 팔꿈치 팔의 상하 관절이 연접한 곳의 바깥쪽 팔뚝 팔꿈치로부터 손목까지의 부분 팔모가지 손목의 비칭 팔베개 베개 대신 팔을 베는 것 패싸움 패끼리 싸우는 일 패악 도리에 어긋나고 흉악함 폭력단 폭력에 호고하여 사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반사회적 단체 폭력배 걸핏하면 폭력을 행사하는 불량배 폭로 비.바람에 노출하는 일. 나쁜 일 음모 비밀 등이 드러남. 또는 드러 냄 폭명 폭발할 때 소리가 남. 또는 그 소리 피딱지 피가 굳어 된 딱지 피살 살해를 당함 피의자 범죄의 혐의는 받았으나 아직 기소되지 않은 사람 피하조직 살가죽 밑 진피 아래에 있는 조직 피하출혈 내출혈. 조직이나 체강.복강.흉강 등의 안에서 출혈이 일어나는 일 피해망상 남이 자기에게 해를 입힌다고 생가하는 일. (조울증의 억울 상태 에 있는 환자에게 자주 보임) 필적감식 글씨로 쓴 사람의 성격, 심리, 고유 솜씨 등을 감정하는 일 핏대 큰 혈관 핏발 생리적인 이상으로 몸의 어느 부분이 충혈되어 생기는 결 핏자국 피가 묻어서 생긴 자리 (ㅎ) 함몰골절 결딴나 없어지거나 모두 빼져 몰락한 뼈마디 항고 법원의 결정 명령에 대하여 당사자 또는 제삼자가 상급 법원에 불복 상소하는 일 항소 상소 방법의 하나. 하급 법원에서 받은 제일심의 판결에 불복할 때 그 직접 상급 법원에 판결의 취소.변경을 위하여 법률상 또는 사실상의 복 심을 청구하는 일 항소기각 법원이 정당하지 아니한 항소에 대하여 항소를 각하하여 버릴때 에 하는 재판 항업 일정한 직업.일정한 생업 항체 항원의 침입을 받은 생체가 그 자극으로 만들어 내는 단백질의 총칭 해미 바다 위에 낀 아주 짙은 안개 행적 행동의 실적이나 자취 허방 길 가운데 움푹 패인 땅 허위대 풍채가 있는 키 혈청 엉긴 피에서 분리하는 황색 투명의 액체. (혈장에서 섬유소를 빼낸 것임) 혈흔 피가 묻은 흔적 혼미 마음이 어두워 흐리멍더함 환청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소리가 들리는 청각성의 환각 횡령 자기가 보관하는 남의 재물을 불법하게 영득하는 일 횡사 뜻밖의 죽음 휴대품 손에 들거나 몸에 지니고 다니는 물건 흉범 살인범 따위의 흉악하 범죄자 흉변 사람이 죽는 따위의 불길한 변사 흉복 가슴과 배. 가슴의 복부 흉부 가슴 부분. 호흡기 흉악범 성질이 거칠고 사나운 범죄자. 용모가 험상궂고 모짊 흔적 뒤에 남은 자취나 자국 희붐하다 새벽의 밝은 빛이 조금 희다 힘줄 근육의 밑바탕이 되는 희고 질긴 살의 줄 2. 우리말 잘못 쓴 사례 잘못 쓴 사례 바르게 쓴 형식 (ㄱ) 가게집 가겟집 가열차게 가열하게 간간히 간간이 간지럽히고 간질이고 갈비집 갈짓집 (맑게)개인 갠 갸날프다 가냘프다 거의 대부분 대부분 거칠은 거친 겨우내내 겨울내내 고개짓 고갯짓 고물장사 고물장수 곰곰히 곰곰이 괴퍅한 괴팍한 구비마다 굽이마다 그깐일 그깟일 그닥 그다지 그렇치 그렇지 깊숙이 깊숙히 까다로와 까다로워 깨끗치 깨끗지 꺽는 꺾는 꼭둑각시 꼭두각시 꽃내음 꽃냄새 끼어들다 끼여들다 (ㄴ) 나대지 빈집터 나래 날개 나룻터 나루터 나무가지 나뭇가지 나뭇꾼 나무꾼 나부랑이 나부랭이 낚시줄 낚싯줄 낚싯꾼 낚시꾼 난장이 난쟁이 날으는 나는 남.녀 남.여 남녀 남녀 남짓 남짓한 낯설은 낯선 내걸은 내건 년간 연간 년월일 연월일 (돈)놀(분) (돈)놓을(분) 놀래시는 놀라시는 눈쌀 눈살 (ㄷ) 단간방 단칸방 담배갑 담뱃갑 담배불 담뱃불 댓가 대가 더욱이 더욱이 (물)뎁히는 데우는 돌맹이 돌멩이 돌잔치 돌잔치 뒷처리 뒤처리 들리셔서 들르셔서 (물건을)들으십시오 드십시오 등물 목물 따논(당상) 따놓은 딱다구리 딱따구리 (ㅁ) (희색이)만면인 만면한 맛깔진 맛깔스러운 머리결 머릿결 머리속 머릿속 머리말 머리말 멀찍히 멀찍이 멋장이 멋쟁이 메밀묵 메밀묵 목청 돋궈 목청 돋워 무우 무 믿기지 믿어지지 (ㅂ) 바다속 바닷속 바램 바람 바지가랭이 바짓가랑이 발자욱 발자국 배당율 배당률 보람스러운 보람있는 본따 본떠 볼상사나운 볼썽사나운 부딪히며 부딪치며 부비며 비비며 부자집 부잣집 빌어써야 빌려써야 빨강이 빨갱이 빨래줄 빨랫줄 뿌리채 뿌리째 (ㅅ) 살짜기 살짝 설겆지 설거지 설농탕 설렁탕 세수대야 세숫대야 세째 셋째 손칼국시 손칼국수 수도물 수돗물 수채구멍 수챗구멍 시샛말 시쳇말 싯가 시가 싯귀 시구 싯점 시점 싸이즈 사이즈 쌈지돈 쌈짓돈 쌍동이 쌍둥이 쌍용 쌍룡 (ㅇ) 아뭏든 아무튼 아지랭이 아지랑이 안스럽게 안쓰럽게 알쪼다 알조다 어느듯 어느덧 어물적 어물쩍 언덕배기 언덕빼기 여늬 여느 열심으로 열심히 오뚜기 오뚝이 오랫만에 오랜만에 오염도가 심해 오염도가 높아 외가집 외갓집 외설스러운 외설적인 우유빛 우윳빛 운전수 운전사 울리메고 둘러메고 웃도리 윗도리 웃몸 윗몸 윗어른 웃어른 육계장 육개장 으례 으레 으시댄다 으스댄다 이음새 이음매 일찌기 일찍이 잇점 이점 있대니깐 있다니깐 (ㅈ) 자유로와 자유로워 적합치 적합지 전세값 전셋값 (때에)절은 전 조기국 조깃국 졸속스런 졸속한 진도개 진돗개 (ㅊ,ㅋ,ㅌ,ㅍ,ㅎ) 처가집 처갓집 촛점 초점 추접하게 추접스럽게 층계짬 층계참 치마자락 치맛자락 태능 태릉 틈틈히 틈팀이 판자집 판잣집 필림 필름 하룻사이 하루사이 하마트면 하마터면 햇평아리 햇병아리 헛탕 허탕 호도 호두 혼잣말 혼자말 회집 횟집 흘낏 흘끗 흥미거리 흥밋거리 3,우리말 순화 용례 대상 용어 순화한 용어 (ㄱ) 가건물 임시건물 가격 값 가공할 놀라운 가꾸목 각목 가당찮다 당찮다 가도 모퉁이 가두 (길)거리 가량 쯤 가령 이를테면 가문 집안 가오 체면 가일층 한층더 가케우동 가락국수 가필 고쳐씀 간간이 이따금 간과하다 보아넘기다 간만 썰물 밀물 간수 교도관 간주하다 여기다 간청하다 간절히 바라다 간판장이 간판제작원 간헐적 이따금 간호 보조수 간호 보조원 강매하다 강제로 팔다 개그맨 익살꾼 개찰 개표 게임 경기 격감 부쩍 줄어듦 견본 본(보기) 겸비하다 갖추다 경각심 깨우침 계란 달걀 고십 소문 고의로 일부러 공명정대하게 떳떳하게 공시 널리 알림 공원 근로사원 관제엽서 체신엽서 구루마 수레 구치 몫 권두언 머리말 급사 사환 기우 군걱정 (ㄴ) 나열하다 늘어놓다 납기일 내는 날 납득하다 이해하다 납입 냄 낭독하다 소리내 읽다 내달 다음달 내방하다 찾아오다 내복약 먹는 약 내성 견딜성 내재된 담겨진 네지 나사 노가사 노동자 노면 길바닥 노견 갓길 노역 품일 노임 품삯 노파심 염려 노후한 낡은 농무 짙은 안개 농번기 농사철 (ㄷ,ㄹ,ㅁ,ㅂ) 다라이 함지 다마 구슬 다방 찻집 다쿠안 단무지 단도리 채비 단스 장롱,옷장 단적으로 한마디로 데모도 허드레꾼 도급 도맡음 도쿠리 스웨터 긴목 스웨터 라이방 보안경 로진백 송진(주머니) 마대 자루, 포대 마호병 보온병 만당쿠 초만원 매점매석 사재기 매표소 표 파는 곳 멕키 도금 멜로드라마 통속극 면상 얼굴 명년 내년,다음해 명찰,명패 이름표 목하 지금,현재 묘지기 묘지관리인 미구에 머지않아 미장이 미장공 미증유의 전에 없던 방카이 만회 백묵 분필 백일장 글짓기 보단 단추 보데 차체 보루박스 판지상자 보합세 주춤세,멈춤세 부득이 할 수 없이 부라찌 부가접속 부전지 (붙임)쪽지 분빠이 나눔 불출 내어줌 빙자 핑계 빠꾸 뒤로 빼빠 사포 뺀찌 지름집게 (ㅅ) 사라 접시 사시미 생선회 사주하다 부추기다 새시 물튼 색인 찾아보기 세면 세수 셈베이 전과자 소데나시 맨팔(옷) 쇼부 흥정 시로도 서툰 사람 시마이 마감 시보리 물수건 시아게 끝손질, 뒷손질 쓰메키리 손탑깎이 (ㅇ) 아다라시 새 것 아카징키 머큐롬 앗사리 깨끗이 앙양 드높임 앙코 단팥 야마시 속임수 야유회 들놀이 야지 야유 양찰하다 살피다 언도 선고 오뎅 꼬치 오야(붕) 우두머리 와리바시 소독저 와리캉 나눠내기 와이로 뇌물 우동 가락국수 우왕좌왕 갈팡질팡 유휴지 노는 땅 이앙 모내기 잇파이 가득 (ㅈ) 자부 며느리 적발하다 들추어내다 전기다마 전구 전단 쪽지 전소되다 다 타다 전출하다 옮겨가다 점등되다 불켜다 점방 가게,상점 접견 만나봄 접안하다 배 대다 정오표 고치표 정정 바로잡음 정제 알약 정지 땅고르기 정찰제 제값받기 조례 아침 모임 조바 개실 봉사원 조서 조사서 조조 (이른)아침 주방 부엌 주지하다 두루알다 중매인 거간 즈봉 바지 지라시 선전지 지척 가까움 직경 지름 직송 곧 보냄 질곡 굴레 (ㅊ,ㅋ,ㅌ,ㅍ,ㅎ) 착오 잘못 찰과상 긁힌 상처 참신하다 새롭다 척결하다 도려내다 첨언 덧붙임 체득 터득 추리닝 운동복 추수 가을걷이 출두 출석 취합하다 모으다 치어 새끼고기 쿠사리 면박 탈지면 약솜 택지 집터 퇴비 두엄 파다하다 널리 퍼지다 패용 달기 평이한 알기 쉬운 폐단 좋지 못한 일 포승 묶는 끈 포탈 빠져나감 품의 건의 프랑카드 현수막 하마평 물망 하명 지시 하청 밑도급 하코방 판잣집 화급 급함 화아바 안전모 화훼 화환 환부 아픈곳 회동 모임 후로쿠 엉터리 후앙 환풍기 4.외래어 표기 용례 (ㄱ) 가든 garden 가솔린 gasoline 가스 버너 gas burner 가운 gown 가톨릭 catholic 갱 gang 거들 girdle 걸리버 Gulliver 걸 스카우트 girl scout 게스트 guest 게임 game 게임 오버 game over 고딕 Gothic 고릴라 gorilla 골드러시 gold rush 골 에어리어 goal area 골프 golf 굿나이트 good night 그라인더 grinder 그랑 프리 grand prix 그램 gram 그레이프 주스 grape juice 그레코로만 Greco roman 그로테스크 grotesque 그리드 바이어스 grid bias 그린 green 글라디올러스 gladiolus 글라이더 glider 글러브 glove 기어 gear 기타 오르간 guitar organ 길드 guild 김나지움 Gymnasium 껌 gum (ㄴ) 나왕 lauan 나이트가운 nightgown 나이트드레스 nightdress 나일론 nylon 나치 Nazi 나치스 Nazis 내레이션 narration 내셔널리즘 nationalism 냅킨 napkin 너트 nut 넘버 number 네거티브 negative 네크라인 neckline 네트 플레이 net play 넥 보드 neck board 노멀 normal 노스웨스트 northwest 노스탤지어 nostalgia 노이로제 Neurose 노킹 nocking 노트 note 논픽션 nonfiction 뉘앙스 nuance 뉴스 news 뉴 프론티어 New Frontier 니켈 nickel 니코틴 nicotine (ㄷ) 다스 dozen 다이내믹 dynamic 다이너마이트 dynamite 다이버 diver 다이빙 슛 diving shoot 다이아몬드 diamond 다이얼 게이지 dial gauge 다이얼로그 dialogue 다큐멘터리 documentary 다크 dark 달러 dalldr 달리아 dahlia 대시 dash 댄스 dance 댐 dam 덤프 카 dump car 덤프 트럭 dump truck 덤핑 dumping 데드 볼 dead ball 데생 dessin 데이터 시트 data sheet 데커레이션 decoration 데크레센도 decrescendo 도그 dog 도어 스위치 door switch 도규먼트 document 독 dock 독터 doctor 듀스 deuce 듀엣 duet 드라이버 driver 드라이 아이스 dry ice 드리이 클리닝 dry cleaning 드래건 dragon 드레스 dress 드레싱 dressing 드로잉 drawing 드리븐 서비스 driven service 드리블 dribble 디너 드레스 dinner dress 디스커션 discussion 디스크 드라이버 disk driver 디자이너 designer 디저트 dessert 디젤 엔진 diesel engine 디즈니랜드 Disneyland 디지털 digital 디펜더 defender 디펜스 밸런스 defense balance 디프 드로잉 deep drawing 디플레이션 deflation 딜레마 dilemma (ㄹ) 라디에이터 radiator 라벨/레이블 label 라스트 스퍼트 last spurt 라운지 lounge 라이브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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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 Math 만돌린 mandolin 망토 manteau 매거진 magazine 매너 manner 매너리즘 mannerism 매뉴팩처 manufacture 매머드 mammoth 매스 미디어 mass media 매직 잉크 magic ink 매치 match 매트 mat 매핑 mapping 맵 map 머신 바이스 machine vice 머플러 muffler 메가폰 megaphone 메들리 medley 메시지 megaphone 메인 코스 main course 메조 mezzo 메커니즘 machanism 메틸 알코올 methyl alcohol 멜로드라마 melodrama 멜로디 파트 melody part 멜론 melon 모노스코프 monoscope 모노타이프 monostype 모니터 monitor 모르핀 morphine 모멘트 moment 모자이크 mosaic 몽타주 montage 뮤지컬 musical 미뉴에트 minuet 미니어처 miniature 미니키세트 minicassette 미드필드 midfielder 미디어 media 미모사 Mimosa 미션 mission 밀리그램 milligram 밀크 셰이크 milk shake 밍크 mink (ㅂ) 바 bar 바겐 세일 bargain sale 바나나 banana 바닐라 vanilla 바리케이드 barricade 바비큐 barbecue 바셀린 vaseline 바스켓 basket 바이러스 virus 바이어 buyer 바이어스 bias 바이올린 violin 바인더 binder 바텐더 bartender 박스 box 발코니 balcony 방갈로 bungalow 배드민턴 badminton 배럴 barrel 배지 badge 배킹 backing 배터리 battery 배턴 터치 baton touch 배트 bat 배팅 batting 백 back 백 bag 백그라운드 background 백 미러 back mirror 백보드 backboard 백신 vaccine 밸런스 balance 밸브 valve 버너 burner 버저 buzzer 버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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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title 서커스 circus 서클 circle 선글라스 sunglass 세라믹스 ceramics 세레나데 serenade 세미나 seminar 세일러 sailer 세일즈맨 salesman 센서스 census 센터 center 센터링 centering 센터 포워드 cent forward 센트 cent 셀로판 cellophane 셀룰로이드 celluloid 셀프서비스 self service 셔츠 shirts 셔터 shutter 셰퍼드 shepherd 소스 source 소시지 sausage 소켓 socket 소프트 soft 솔로 solo 쇼 윈도 show window 쇼크 shock 수프 soup 슈즈 shose 슈퍼마켓 supermarket 스노 타이어 snow tire 스마트 smart 스매싱 smashing 스모그 smog 스웨터 sweater 스위퍼 sweeper 스카우트 scout 스카프 scarf 스커트 skirt 스케줄 schedule 스코어 scrum 스크랩 북 scrapbook 스크럼 scrum 스크루 프로펠러 screw propeller 스크린 screen 스타 star 스타디움 stadium 스타킹 stocking 스태프 staff 스탠더드 standard 스테레오 stereo 스테이션 station 스테인리스 stainless 스토어 store 스토퍼 stoper 스톱위치 stopwatch 스튜디오 studio 스튜어디스 stewardess 스트립 strip 스틸 steel 스팀 steam 스파크 spark 스패너 spanner 스펀지 케이크 sponge cake 스포츠맨십 sportsmanship 스푼 spoon 스피어 spear 스피커 speaker 슬라이딩 sliding 슬럼프 slump 슬레이트 slate 슬로건 slogan 슬리퍼 slipper 슬리핑 백 sleeping bag 슬립 slip 시거 cigar 시그널 signal 시나리오 scenario 시네마스코프 cinemascope 시니어 senior 시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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